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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들, 고점서 부동산 팔고 2024년 기다린다”

주명희 하나은행 도곡PB센터장 인터뷰
“자산시장 거품이 꺼지고 경기 침체 위기 오는 중”
“미리 현금 확보 해둔 부자들, 2023년부터 주식 등 자산 투자 기회로”

 
 
주명희 하나은행 도곡PB센터장 [사진 하나은행]
우리나라에서 지난해 10억원이상의 금융자산을 보유한 부자는 4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49세 이하의 젊은 부유층으로 불리는 이른바 ‘영리치’의 시대도 열리고 있다. 이들의 금융자산은 평균 66억원에 달했다. 심지어 자산 형성의 주요 원천은 ‘대물림’이 아니라 ‘근로소득’으로도 분석된다. 
 
경기 침체가 우려되는 현재, 이들의 자산관리는 어떤 방식으로 이뤄질까. 불확실성의 시대 속, 당분간 자산 10억원 이상 자산가들이 찾는 곳은 주식 시장이 아니라 은행의 자산관리(WM)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라이빗뱅커(Private Banker)가 될 전망이다. 보다 안전한 선택지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자산관리에서 하나은행은 선두권 금융사로 손꼽힌다. ‘더 뱅커’지(誌)와 PWM(Professional Wealth Management)지가 선정한 ‘대한민국 최우수 PB은행상’을 통산 9회나 수상하기도 했다. 하나은행은 부동산과 투자, 세무, 법률, 상품추천, 리스크 관리 등 종합자산관리서비스를 전국 25개 ‘골드클럽’에서 400여명의 PB를 통해 제공 중이다. 
 
부자들의 자산관리에 대해 주명희 하나은행 도곡PB센터장에게 물었다. 내년 미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경기 침체가 예고돼 있고, 국내 경제는 부동산을 중심으로 위기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대부분의 자산가치는 급속도로 떨어지는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부자들은 자산의 증식보다 ‘유지’를 중심으로 시장을 보고 있다.   
 

PB센터 찾는 부자들, 안전 추구형 및 유동성 확보에 최우선

서울 시내 한 은행에 걸린 정기예금 금리 안내문. [연합뉴스]
주 센터장은 먼저 고액 자산가들이 금리 인상에 가장 큰 관심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고객 대부분이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정기예금 3~6개월과 원금보존추구형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나 기타파생결합사채(DLB) 3개월 등 단기물에 투자해 유동성 확보에 최우선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상품 금리가 보통 연 4~5%대에 달하는 만큼 현금 안정성을 유지하면서 높은 금리를 확정한 곳에 자금을 보관한다는 설명이다. 이런 이유로 도곡PB센터도 원금 보존형 상품을 추천하고 있지만, 고객의 선호와는 달리 정기예금 1년 만기 상품이나 신종자본증권, ELB, DLB 등 3~5년 만기의 우량채권, 또는 5년 확정 저축성 보험 등 중장기 상품 포트폴리오 편입을 권유하는 중이다.  
 
그 이유는 기준금리 정점이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한국은행이 2023년 초까지 금리를 계속 인상하겠지만, 연말로 갈수록 높은 금리로 인한 경기 침체가 촉발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이후 금리 인하가 시작될 수 있기 때문이다. 주 센터장은 “우리 센터에서는 내년에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을 멈추고, 하반기에는 경기 침체 우려로 금리 인하로 선회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며 “장기 상품들을 포트폴리오에 편입할 것을 권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2023년 시장이 경기 침체를 맞을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주 센터장은 “자산시장의 거품이 꺼지고 있는 상황으로 대부분의 산업에서 리스크가 증가하고 있다”며 “금융 측면에서 보면 주택 가격 하락에 따른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이 증권사와 제2금융권에 전이돼 금융 불안이 증폭될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부동산 호황기에 현금 확보한 부자들 “정책 변화 지켜본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의 모습. [연합뉴스]
부자들은 이미 2021년 부동산 호황기에 집을 팔아 현금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 투자는 경기 침체가 심할 때가 적기다. 주 센터장에 따르면 경기 침체로 인한 주식 하락은 불가피하겠지만, 부자들은 2023년 2~3분기에 경기 바닥이 형성되는 시점에 반도체와 IT 등 저평가된 주식을 분할 매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특히 부동산 투자는 2024년부터 금리 인하에 따른 유동성 공급으로 부동산 거래량이 늘어나는 시기를 고려하고 있다.  
 
주 센터장은 특히 2021년 부동산 호황기가 끝날 시기에 부동산을 매도해 현금을 확보한 부자들의 사례를 전하며 “유동성을 확보한 다주택자들이 2023년 하반기에 기준금리 인하 시 자산시장으로 자금이 유입되는 시점과 정부의 부동산 정책 변화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도곡PB센터 고객들은 최근 발생한 강원도 레고랜드 사태에 따른 금융시장 신용경색도 주의 있게 지켜보는 중이다. 2023년까지 그 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고 향후 건설 경기 악화로 인한 신규 아파트 공급 부족이 일어나는 때를 기다리는 것이다. 그래야만 부동산 시장 상승 여력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주 센터장은 “확보한 유동성으로 2024년부터 부동산 투자를 고려하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 센터장은 자산을 지키는 기본 원칙에 대해 경기변동 사이클 이해를 바탕으로 자산 포트폴리오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크게는 예금을 의미하는 채권과 주식, 부동산, 외환으로 나누는 자산의 비중을 시장 상황에 따라 조정해야 한다. 그는 “지금은 저평가된 자산군에 투자할 수 있는 유동성 확보가 필요한 시기”라고 설명했다. 

이용우 기자 ywle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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