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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출장 가능해진 ‘회장’ 이재용, 새해 첫 날 어느나라서 보낼까

1월 초까지 법원 동계 휴정, 출석 부담 사라져
베트남 출장 이후 일정 미정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1일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베트남으로 출국하기 위해 차에서 내리는 모습.[연합뉴스]
‘회장’ 취임 이후 처음 새해를 맞게 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새해 첫날을 어느 곳에서 보내는지에 따라 이 회장의 관심사와 삼성 그룹이 주목하는 내년 사업의 중요도를 짐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지난 2022년 12월 23일 베트남 하노이 삼성전자 연구개발(R&D)센터 준공식에 참석했다. 삼성은 R&D센터 준공을 기점으로 베트남을 글로벌 생산 거점에서 종합 연구개발까지 수행하는 전략 거점으로 육성할 계획인데 이 사업에 힘을 실어준 셈이다. 이 회장은 베트남의 삼성 사업장을 찾아 스마트폰과 디스플레이 생산 공장을 살펴보고 사업 현황‧중장기 경영 전략을 점검한 뒤 임직원들을 격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목할 점은 준공식 참석 이후 이 회장이 아직 국내로 돌아오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국내 대다수 법원이 2023년 1월 6일까지 동계 휴정기에 들어가면서 그의 법원 출석도 당분간 휴식기에 들어가면서 이 회장의 장기 출장 가능성도 커졌다.  
 
이 회장은 계열사 부당합병‧회계부정 혐의 사건과 관련해 매주 법원에 나오며 일주일 이상의 긴 출장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가 삼성전자 부회장으로 활동하던 2022년 6월, 약 열흘간 유럽 출장을 다녀오기도 했지만, 이때도 경영상 필요한 출장이라는 점을 법원에 설명하고 검찰의 동의를 확인한 후에야 다녀올 수 있었다. 그는 헝가리와 독일, 네덜란드, 벨기에, 독일, 프랑스 등 유럽을 순회하며 주요 파트너사들과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최첨단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생산을 위한 핵심 시설인 EUV 노광장비 수급을 위해 ASML 본사를 찾으며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육성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 회장은 당시 귀국길에 “첫 번째도 기술, 두 번째도 기술, 세 번째도 기술”이라며 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때와 마찬가지로 이번 법정 휴정에 이재용 회장이 약 3주의 시간을 확보하게 되자 다음 행보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당장 2023년 1월 5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3’ 참석 가능성이 거론된다. 지난 10여년 간 CES 행사를 찾지 않았지만, 회장 취임 이후 새해 첫 행선지로 미국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일찍 귀국해 2023년 경영 구상에 전념할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내년 경제 상황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삼성그룹 사장단이 한자리에 모여 사업 방향을 모색하는 ‘사장단 회의’가 진행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재계 일각에서는 “삼성이 신발 끈을 고쳐매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사장단 회의는 삼성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던 미래전략실(미전실) 해체 이후 중단된 바 있다.  
 
연초 대한상공회의소와 중소기업중앙회가 신년 인사회를 공동개최하기로 하면서 재계 인사들이 모이는 자리에 이 회장이 참석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겸 SK그룹 회장과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을 비롯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이 참석자로 거론되고 있다. 다만 삼성전자 관계자는 “아직 이재용 회장과 관련한 구체적인 일정이나 동선은 정해진 바 없다”고 설명했다. 

이병희 기자 leoybh@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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