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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치는 끝났다”…‘1조 클럽 증권사’ 실종 사태

2021년 5곳서 지난해 0곳, 내년까지 없을 듯
증시 부진·PF 딜 감소 영향…증권주 반등도 ‘요원’

증권업종이 부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 [게티이미지]
[이코노미스트 마켓in 홍다원 기자]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1조 클럽’에 든 증권사가 한 군데도 없을 전망이다. 지난해 4분기부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가 본격적으로 반영돼서다.내년까지 증권업황 개선이 어려울 것으로 보이면서 증권주도 지지부진할 가능성이 커졌다.

1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전날 기준 미래에셋·메리츠·한국금융(한국투자증권)·삼성·키움·NH투자증권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은 전년(7조7669억원) 대비 40.27% 급감한 4조6626억원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3조5205억원에 그쳐 전년(6조5379억원)보다 46.28% 쪼그라들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21년 영업이익 1조원을 넘긴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한국금융지주, 삼성증권, 키움증권 등 5개 증권사는 2022년엔 연간 영업이익 1조원을 넘기지 못할 전망이다. 1조 클럽을 달성할 증권사가 단 한 곳도 없는 셈이다.

2021년 영업이익 1위 한국금융지주는 지난해 8583억원에 그치며 3위로 밀려날 것으로 집계됐다. NH투자증권은 2021년 1조2939억원에서 2022년 5072억원으로 60.8% 줄어 감소폭이 가장 클 것으로 보인다. 삼성증권(1조3087억→6938억원), 키움증권(1조2089억→6825억원) 등도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사 실적이 급감한 건 2022년 연초부터 이어진 악재 탓이다. 글로벌 긴축에 투자심리가 악화한 가운데 증시 부진으로 위탁매매 수수료도 급감했고, 하반기엔 레고랜드 사태로 자금시장마저 경색됐다. 증시가 미끄러지면서 거래대금이 줄었고 WM(자산관리), IB(투자은행) 등 전 사업부문이 위축된 결과다.

위축된 실적이 증권주에도 반영될 수 있다. 증권주는 올해 초 국토교통부의 PF 시장 지원 방안 발표와 부동산 규제 완화 등에 잠깐 반등했다. 그러나 증권 시장과 부동산 시장이 회복되지 않은 만큼 이는 일시적이란 분석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증권 지수는 590.66으로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 종가(555.64) 대비 6.30% 상승했다. 개별 종목으로 봐도 키움증권은 연초부터 이날까지 종가 기준 15.82% 올랐다. 한국금융지주(13.32%), 미래에셋증권(12.20%), 삼성증권(11.01%), NH투자증권(7.41%), 메리츠증권(2.28%) 순으로 나란히 상승했다.

반등은 오래 가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레고랜드 사태로 불거진 부동산 PF 채무 불이행 후폭풍이 4분기에 본격적으로 반영될 수 있어서다. 실적을 견인하는 IB 수수료 수익이 줄고 PF 부실화 가능성이 커 이미 신규 PF 딜이 감소한 상황이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증권업은 9월 이후 신규 PF딜이 크게 감소하고 증시와 부동산이 동반 부진했다”면서 “증권주에 내년 실적 우려가 이미 반영된 만큼 유동성이 본격적으로 회복되기 전까진 유의미한 주가 반등이 나타나기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말에 대규모 투자 자산 재평가를 실시하는데 PF 대출 채권 부실 등 손실이 불가피하다”면서 “주요 대형사들의 부동산 PF 익스포저(위험 노출액)는 약 2~3조원대인 만큼 관련 충당금 적립 또는 손실 인식 규모가 실적을 좌우할 것”이라고 짚었다.그러면서 “연초 대형 증권사 주가 상승은 배당락 이전 수준으로의 되돌림이며 추세적 상승으로 보기엔 시기 상조”라고 덧붙였다.

KB증권도 증권 업종 투자 의견을 ‘중립’으로 유지했다. 4분기 수익성 개선이 제한적일 것이어서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지난 3~4년 동안 급증한 PF 사업장이 정상화되기 어렵다”면서 “4분기는 신사업을 추진할 환경도 아니었고 리스크 관리에 들어가 IB 실적은 부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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