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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개미는 곱버스, 서학개미는 채권…엇갈린 상승장 전략

올해 인버스 4800억 순매수, 국내증시 하락 베팅
서학개미 순매수 상위 20종목 중 채권형 9개
증권가 “코스피 상승세 지속…2600선 가능할 것”

연초 상승장에서 동학개미는 인버스 상품을, 서학개미는 채권형 상품을 집중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게티이미지]
[이코노미스트 마켓in 허지은 기자] 연초 상승장에서 동학개미와 서학개미의 투자 전략이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 지수가 연초 이후 7% 넘게 상승하는 동안 국내 증시에서 개인 투자자들은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상품을 4800억원 가까이 순매수했다. 반면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서학개미들은 주식 외에도 채권 상장지수펀드(ETF)를 사들이며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나서고 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16일까지 개인 투자자가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KODEX 200선물인버스2X’ ETF다. 순매수 규모는 4127억원 어치다. 일명 ‘곱버스’로 불리는 이 상품은 코스피200 선물지수가 하락할 때 변동률의 2배를 추종한다. 이 기간 순매수 2위에 오른 한국항공우주(851억원)와 비교해도 4배 가까이 많이 순매수했다. 

또다른 인버스 상품인 ‘KODEX 인버스’ ETF도 699억원 규모로 순매수되며 개인 순매수 6위에 올랐다. 개인들은 주가 하락 시 수익을 내는 인버스 상품만 올해 들어 4800억원 가까이 순매수한 셈이다. 코스피 지수가 연초 이후 2225.67에서 2399.86으로 7.82% 상승했지만 개인들은 주가 상승세가 오래 지속하지 못하고 하락한다고 전망한 탓으로 풀이된다. 

서학개미, 채권 ETF로 안정성 추구

반면 해외주식에 투자하는 서학개미들은 상승장 속에서도 채권 ETF를 담기 시작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해외 주식 투자자들의 순매수 상위 20종목 중 9개는 채권형 ETF로 나타났다. 

서학개미가 가장 많이 사들인 ETF종목은 초단기채 ETF인 ‘JP모건 울트라 숏 인컴 ETF’(티커명 JPST)다. 487억원 어치 순매수되며 애플(687억원)에 이어 순매수 4위에 올랐다. JPST는 달러 표시 1년 미만 미국채, 회사채, 모기지 채권, 해외국채 등에 투자한다. 초단기채인 만큼 변동성은 낮추고 현금흐름을 통한 월배당 전략을 취해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한다. 

또 신흥국 통화 채권에 투자하는 ‘반에크 JP모건 이머징 현지통화 채권 ETF’(EMLC)가 369억원, 하이일드 채권 ETF인 ‘아이쉐어즈 아이박스 달러 하이일드 회사채 ETF’(HYG)가 333억원규모로 순매수되며 서학개미 순매수 7·8위에 올랐다. EMLC는 중국·인도네시아·브라질 등 신흥국 채권에, HYG는 하이일드 회사채에 투자한다. 

윤재홍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인플레이션 진정 기대에 글로벌 시장이 전반적으로 훈풍을 이어가는 가운데 미국 채권 ETF는 이머징채, 전환채권, 하이일드채 등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며 “금리가 정점을 찍고, 인상 속도가 둔화할 거란 기대감에 LQD, EMB, MBB 등 채권형 ETF에 유입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증권가 “코스피 상승세 지속vs단기 기대감 지나쳐”

동학개미들이 지수 하락에 베팅하고 있지만 증권가에선 국내 증시 반등장이 당분간 지속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미국의 임금 상승률 둔화, 실업률 하락, 물가상승률 안정 등으로 글로벌 긴축 우려가 잦아들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의 리오프닝, 빅테크 기업 규제 완화 등 투자 심리 개선을 위한 호재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다만 기대감이 과해선 안 된다는 조언이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현재 시장은 큰 틀에서 보면 복원의 3단계 중 2단계를 통과 중이라고 본다. 아직 반등이 종료된 것으로 보진 않는다. 코스피 2600선 수준의 반등을 예상한다”며 “올해 1분기말로 예상했던 시장 변곡점이 앞당겨지고 있다. 당분간 주가의 큰 폭 조정 가능성 보다는 추가 반등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전형적인 약세장 마지막 국면의 패턴이 나타나고 있지만 단기적으로 기대감은 과하다”며 “작년 4분기 실적시즌이 전개된다면 추가적인 이익전망 하향조정은 불가피할 것으로 본다. 적극적인 대응은 자제하고, 아직은 리스크 관리에 집중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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