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치동 학원가’ 땅 공시지가, 14년 만에 하락했다
공시지가 현실화율 조정 영향…서울·전국 평균 대비 하락폭 낮아
경기불황에도 학원사업 ‘성황’
국토부 2023년 표준지공시지가 발표…GBC 부지는 7.8% 하락
[이코노미스트 민보름 기자] 일명 ‘대치동 학원가’에 속한 토지의 공시지가가 14년 만에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는 공시지가 현실화율(시세 대비 공시가격 비율)을 낮게 조정한 효과가 크다. 서울은 물론 전국 표준지 공시지가 변동률에 비해서는 하락폭이 낮았다.
25일 [이코노미스트]가 한국부동산원 ‘부동산 공시가격 알리미’에 공시된 2023년 표준지공시지가를 확인한 결과, 대치동 학원가 중 대형학원들이 밀집한 주요거리(도곡로) 내 토지 공시지가가 지난해보다 5% 가량 하락했다.
표준지공시지가란 정부가 ‘부동산 가격공시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과세대상이 되는 개별 토지들 가운데 대표성 있는 토지 일부를 선정해 매년 1월 1일을 기준으로 단위면적(㎡) 당 가격을 공개하는 것이다.
표준지공시지가는 토지 감정평가 및 개별공시지가 산정을 위한 기준이 되므로 매년 표준지공시지가 발표에 부동산 업계 관심이 집중된다. 올해 전국에 위치한 표준지는 56만 필지에 달한다.
대상 필지 중 은마아파트 북측 대로변에 위치한 대치동 991-2번지 토지의 공시지가는 지난해 ㎡당 2315만원에서 올해 2198만원으로 5% 떨어졌다. 대로를 기준으로 해당 필지 맞은편에 있는 대치동 988-17번지 토지도 같은 기간 공시지가가 5.1% 하락했다.
아파트 등 대치동 주거시설에 둘러싸인 이들 필지는 3종 일반주거지역 내에서 상업용으로 사용되고 있다.
해당 2개 필지의 공시지가는 2008년 금융위기 발생 이후 2009년에 한차례 소폭 하락했으나 그 후 10년 넘게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각각 16%, 14.6% 상승하기도 했다.
그러다 지난해 11월 공개된 ‘공시가격 현실화 수정계획’에 따라 정부가 74.7%로 계획했던 올해 공시지가 현실화율을 부동산 시장 침체에 따라 2020년 수준인 65.4%로 조정하면서 14년 만에 하락하게 됐다.
불황 없는 학원가, 매매·임대 시세 그대로
대치동 학원가에선 도곡로 이면에 자리한 토지 공시지가 역시 비슷한 하락률을 보였다. 은마아파트 인근 토지(대치동 989-13)는 5%, 대치현대 남동측(대치동 987-6)에 자리한 학원건물 부지도 5.1% 떨어졌다.
그러나 국토교통부가 이날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표준지공시지가는 서울에서 5.86%, 전국에서 5.92% 하락해, 대치동 학원가 토지의 공시지가 하락폭이 다른 지역에 비해서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원태 대치동학원마당 대표는 “최근 국내경기가 침체하고 있다지만 사교육 수요가 집중된 대치동 학원가에는 불황이 없다”면서 “오히려 코로나 시국에 학원 임대료를 낮춰줬던 건물주들이 다시 임대료를 현실화하고 있어 다른 지역과 달리 상가나 건물 매매시세도 변동이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같은 강남구에선 삼성동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부지인 삼성동 167번지 공시지가가 7.8% 떨어지며 비교적 높은 폭으로 하락했다. 해당 토지 공시지가는 올해 ㎡당 7474만원, 지난해 8110만원이었다.
최근 젊은층에게 각광 받고 있는 압구정 로데오거리 상권 맞은편에 자리한 갤러리아백화점 부지(압구정동 494) 공시지가는 5.1%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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