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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너무 올랐나…변심한 외국인, 빛바랜 1월 효과

외국인 1월 한 달 간 반도체·은행·자동차주 순매수
13거래일만에 매도 전환…4분기 어닝 쇼크 우려

31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5.39포인트(1.04%) 하락한 2425.08에 장을 마쳤다. [게티이미지]
[이코노미스트 마켓in 홍다원 기자] 1월 한 달 간 코스피가 10% 올랐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이 순매도로 돌아서면서 하락했다. 외국인들은 그간 반도체·은행·자동차를 쓸어담은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순매수세가 꺾인 만큼 2월 주가 향방에 관심이 몰린다. 

31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5.39포인트(1.04%) 하락한 2425.08에 장을 마쳤다. 그간 외국인 순매수세가 코스피를 이끌었지만 이날 순매도하면서 하락했다. 

지난 1월 한 달(1월 1일~1월 30일) 동안 코스피 상승률은 9.57%로 나타났다. 이는 역대 ‘1월 효과’만 놓고 비교했을 때 2001년(22.45%) 이후 무려 2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1월 효과를 주도한 건 외국인 투자자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1월 한 달에만 6조9410억원 규모의 사들이면서 코스피가 빨간불을 켰다. 외국인은 전 거래일까지 12거래일 연속 순매수했다. 이는 지난 2013년 9월 8조4790억원 사들인 이후 9년 4개월 만에 최대 규모다. 

종목별로 보면 외국인 투자자들이 1월 한 달 간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반도체주였다. 특히 삼성전자(005930)를 2조6394억원어치 사들였다. SK하이닉스(000660)는 6597억원으로 2위였다. 

이어 신한지주(055550)(2636억원), 하나금융지주(086790)(2230억원), 현대차(005380)(2213억원), LG화학(051910)(2147억원), KB금융(105560)(1666억원), 삼성SDI(006400)(1601억원), POSCO홀딩스(005490)(1550억원), 기아(000270)(1416억원) 순이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반도체, 은행주, 자동차 등을 골라담았다. 증권가에서도 이들을 주목하라는 분석이 나온다. 외국인 수급 영향을 크게 받는 만큼 코스피 전체 주가 흐름이 달라질 수 있어서다.

반도체 주가는 그간 외국인 순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상승했지만 이날 하락 반전했다.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3.63%(2300원) 하락한 6만1000원, SK하이닉스는 2.43%(2200원) 하락한 8만8500원에 각각 마감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실적 발표 후 컨퍼런스 콜을 통해 메모리 반도체 ‘인위적(웨이퍼 투입량을 줄이거나 생산 라인 가동을 중단해 칩 생산량을 줄이는 행위) 감산’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감산으로 인한 메모리 가격 상승 기대감이 주가를 견인했지만 꺾이면서 외국인 차익 실현 매물 등이 주가에 악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달 초 삼성전자의 1분기 잠정실적이 쇼크를 기록했음에도 반도체 주가가 좋았던 것은 우호적인 매크로 환경 이외에도 삼성전자의 감산 결정으로 인한 메모리 가격 상승 기대감 때문”이었다면서도 “반도체주가 국내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하면 코스피에서 공격적인 순매수(연초 이후 약 7조원)를 기록했던 외국인 수급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은행주에도 외국인 투자 심리가 모였다. 외국인이 사들인 종목 상위 10개 중 3개(신한지주·하나금융지주·KB금융)가 은행주였다. 

은행 배당 확대로 총주주환원율 30% 시대가 열릴 것이란 기대감에 외국인 순매수세가 이어졌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최근 은행주를 매수하고 있는 외국인들 중에는 ‘배당 event driven 전략’(각종 이벤트로 인한 가격변동 과정에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기회) 의 헤지펀드들이 다수 있는 것으로 추정돼 이번 실적 및 배당 발표를 기점으로 차익실현 물량이 출회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총주주환원율 30% 등 향후 상향 논리가 명확히 확인되면 장기적으로 외국인 자금 유입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다만 외국인 순매수세가 2월까지 이어질지는 관건이다. 이날 순매도로 돌아선 데다가 삼성전자 등 주효 대형주의 ‘어닝 쇼크’로 본격적인 4분기 실적 우려가 커져서다. 

조창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1월 증시가 반등한 이유는 기업들의 펀더멘털(기초체력)보다는 외국인 수급에 의한 결과”라며 “외국인의 공격적인 순매수로 거래비중이 이미 고점 수준까지 높아져 있고, 펀더멘털의 개선이 없는 상황에서 증시 상승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현재 코스피는 과매수 국면으로 주가가 너무 빠르게 올랐다”면서 “단기적으로 과열된 만큼 최근 주가 흐름에서 보듯이 상승 탄력이 점차 약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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