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금리 내리자…다시 고개 드는 '빚투'
삼성·한투 등 신용융자금리 인하
신용융자잔액 한달새 1.6조 늘어
"금리 여전히 높고 시장 변동성 커"
[이코노미스트 마켓in 김연서 기자] 증시 상승 기대감과 증권사들의 신용융자 금리 인하가 이어지자 빚을 내 주식에 투자하는 이른바 '빚투'가 다시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증권사 금리 수준이 높고, 증시 변동성이 커질 수 있어 투자자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2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7일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연초 16조5311억원에서 17조3169억원으로 약 7858억원(4.75%) 늘었다.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올해 들어 1월 11일 15조8102억원에 바닥을 찍은 뒤 반등을 지속해 한 달여 만에 약 1조6067억원(9.53%)이 늘었다.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투자자들이 증권사에서 주식 매수자금을 빌려 투자하고 아직 갚지 않은 금액이다. 잔액이 많을수록 빚투에 나선 투자자들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신용융자 거래는 상환 기한이 있어 보통 단기차익을 내려는 투자자들이 많이 이용한다.
올해 유가증권시장에서는 금리 인상 기조 완화와 경기회복 기대감이 나타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지수상승을 이끌었다. 지난 1월 외국인 투자자는 6조5495억원어치 사들였고 개인은 5조7518억원 팔아치웠다.
이달 들어 개인투자자들의 거래 양상이 달라지고 있다. 2월 1일부터 20일까지 개인투자자는 4059억원 순매수했고, 외국인은 2조4623억원 사들였다. 연초 증시 상승을 지켜본 개인투자자들이 공격적인 투자를 감행하기 시작함에 따라 빚투 역시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에스엠(041510)(SM엔터테인먼트)에 대한 빚투 증가가 두드러졌다. 지난 17일 기준 에스엠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486억원을 기록했다. 에스엠의 2월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코스닥 상장사 가운데 증가액이 가장 컸다. 신용거래융자 증가율도 144.16%로 코스닥 전 종목 평균(10.26%)을 넘었다.
앞서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SK증권 등 증권사들은 신용융자 이자율을 낮추기로 했다. 금융감독원이 금융 소비자에게 불리한 것으로 지적받아온 관행을 점검해 개선하기로 한 것에 따른 선조치로 보인다.
금감원은 이날 증권사의 신용융자 이자율, 예탁금 이용료율, 주식대여 수수료율 등 금융투자 상품 거래와 관련한 이자 및 수수료율 지급 및 부과 관행을 종합적으로 점검해 합리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은 신용융자 이자율을 최고 0.4%포인트 인하했다. SK증권은 이달 27일부터 이자율 인하를 시행할 예정이다. KB증권은 신용융자 및 주식담보대출 이자율을 3월 1일부터 최고금리 구간에서 연 0.3%포인트 인하한다.
KB증권 관계자는 “이자율을 결정하는 기준금리가 하향 안정세를 보인다”며 “최근 투자심리가 개선되는 모습에 따라 고객의 금융부담을 줄여주고자 이자율 인하를 선제적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이자율이 내리면서 '빚투'가 과열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증권사들이 이자율을 낮추고 있다고 하더라도 신용융자 이자율은 9-10%대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여전히 대내외적 변동성이 큰 상황이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시장금리 하락과 주식시장 회복 기대로 예금과 같은 안전자산에서 주식 등 위험자산으로의 머니무브가 관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위원은 “다만 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높은 수준이고 현재 증시는 변동성이 큰 상황이기 때문에 빚투는 손실 위험이 크다”며 “반대매매 출회로 인한 막대한 손실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반대매매는 증권사에서 돈을 빌린 투자자의 주식가치가 담보 비율 아래로 내려갔을 때 증권사가 강제로 주식을 매도하는 것을 뜻한다.
그는 “에스엠처럼 경영권 분쟁에 휩싸인 기업의 경우, 과거 사례를 보면 분쟁이 끝나면 주가가 급락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빚투’는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2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7일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연초 16조5311억원에서 17조3169억원으로 약 7858억원(4.75%) 늘었다.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올해 들어 1월 11일 15조8102억원에 바닥을 찍은 뒤 반등을 지속해 한 달여 만에 약 1조6067억원(9.53%)이 늘었다.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투자자들이 증권사에서 주식 매수자금을 빌려 투자하고 아직 갚지 않은 금액이다. 잔액이 많을수록 빚투에 나선 투자자들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신용융자 거래는 상환 기한이 있어 보통 단기차익을 내려는 투자자들이 많이 이용한다.
올해 유가증권시장에서는 금리 인상 기조 완화와 경기회복 기대감이 나타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지수상승을 이끌었다. 지난 1월 외국인 투자자는 6조5495억원어치 사들였고 개인은 5조7518억원 팔아치웠다.
이달 들어 개인투자자들의 거래 양상이 달라지고 있다. 2월 1일부터 20일까지 개인투자자는 4059억원 순매수했고, 외국인은 2조4623억원 사들였다. 연초 증시 상승을 지켜본 개인투자자들이 공격적인 투자를 감행하기 시작함에 따라 빚투 역시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에스엠(041510)(SM엔터테인먼트)에 대한 빚투 증가가 두드러졌다. 지난 17일 기준 에스엠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486억원을 기록했다. 에스엠의 2월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코스닥 상장사 가운데 증가액이 가장 컸다. 신용거래융자 증가율도 144.16%로 코스닥 전 종목 평균(10.26%)을 넘었다.
앞서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SK증권 등 증권사들은 신용융자 이자율을 낮추기로 했다. 금융감독원이 금융 소비자에게 불리한 것으로 지적받아온 관행을 점검해 개선하기로 한 것에 따른 선조치로 보인다.
금감원은 이날 증권사의 신용융자 이자율, 예탁금 이용료율, 주식대여 수수료율 등 금융투자 상품 거래와 관련한 이자 및 수수료율 지급 및 부과 관행을 종합적으로 점검해 합리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은 신용융자 이자율을 최고 0.4%포인트 인하했다. SK증권은 이달 27일부터 이자율 인하를 시행할 예정이다. KB증권은 신용융자 및 주식담보대출 이자율을 3월 1일부터 최고금리 구간에서 연 0.3%포인트 인하한다.
KB증권 관계자는 “이자율을 결정하는 기준금리가 하향 안정세를 보인다”며 “최근 투자심리가 개선되는 모습에 따라 고객의 금융부담을 줄여주고자 이자율 인하를 선제적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이자율이 내리면서 '빚투'가 과열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증권사들이 이자율을 낮추고 있다고 하더라도 신용융자 이자율은 9-10%대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여전히 대내외적 변동성이 큰 상황이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시장금리 하락과 주식시장 회복 기대로 예금과 같은 안전자산에서 주식 등 위험자산으로의 머니무브가 관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위원은 “다만 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높은 수준이고 현재 증시는 변동성이 큰 상황이기 때문에 빚투는 손실 위험이 크다”며 “반대매매 출회로 인한 막대한 손실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반대매매는 증권사에서 돈을 빌린 투자자의 주식가치가 담보 비율 아래로 내려갔을 때 증권사가 강제로 주식을 매도하는 것을 뜻한다.
그는 “에스엠처럼 경영권 분쟁에 휩싸인 기업의 경우, 과거 사례를 보면 분쟁이 끝나면 주가가 급락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빚투’는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