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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담 알짜부지 공매위기 넘겼다지만...냉기류 '여전'

'루시아청담514더테라스'서 발생한 EOD 상태 해소 전망
메리츠화재, 하나F&I에 대출금 상환받고 대주단서 빠져
하나F&I, 부실채권 전문투자기관…“시장개선 신호 아냐”

루시아청담514더테라스 투시도. [사진 루시아홀딩스]

[이코노미스트 마켓in 이승훈 기자] 강남 도산대로 ‘루시아청담514더테라스’에서 발생한 기한이익상실(EOD) 상태가 곧 해소될 전망이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경색에 서울 강남 한복판의 ‘금싸라기 땅’이 공매에 넘어가는 위기를 모면한 듯 보이지만 부동산 시장에서는 여전히 냉기류가 흐르는 모습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시행법인 루시아청담PFV와 대주단은 이달 말 루시아청담514더테라스의 브릿지론 연장 합의서에 서명할 예정이다. 연장 기간은 합의서 체결일로부터 6개월이다. 루시아홀딩스는 브릿지론 연장을 위해 대주단의 동의를 받은 후 세부 일정을 논의하고 있다. 

대주단은 연장 계약서를 체결한 후 대한토지신탁에 요청해 공매를 철회할 예정이다. 현재 이 부지와 건물은 EOD 발생으로 공매 리스트에 올라 있다. 앞서 루시아홀딩스는 지난해 12월 20일 대주단으로부터 EOD 통보를 받았다. 시행사가 만기가 된 브릿지론을 본PF로 전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시행사의 자금줄이 막히자 대주단인 메리츠화재와 SK증권이 자금 회수를 위해 부지를 공매에 넘겼다. 이에 대한토지신탁은 지난달 23일 공매 절차에 돌입했고, 지난 9일 1차 공매를 진행했다. 

루시아홀딩스는 브릿지론 연장과 규모, 금리 여건 등을 두고 대주단과 이견이 있었지만 설득 작업을 계속했다. 이후 루시아홀딩스는 1520억원 규모의 브릿지론을 6개월 연장하는 데 성공했다. 선순위 950억, 중순위 400억, 후순위 170억원으로 구성됐다. 

이번 브릿지론 연장과정에서는 1순위 우선수익권자인 메리츠화재가 빠지고 하나에프앤아이(F&I)가 대주단으로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리츠화재는 지난주 대출채권 양수도 계약을 맺고 하나F&I에 셀다운하기로 했다. 

해당 부지가 브릿지 대출을 상환하지 못해 공매대상에 오른 후 다시 브릿지 연장이 합의돼 공매가 취소되는 과정을 두고 업계에서는 시선이 엇갈리는 모습이다. 루시아홀딩스가 EOD 발생 후 한 달 만에 대주단 동의와 브릿지론 연장을 이끌어내며 시장 분위기를 전환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시장에서는 여전히 우려의 시선이 존재한다. 

부동산 개발업계 관계자는 "겉보기에는 사업이 정상화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면서도 "부동산경기 악화로 부지가 공매에 나온다고 해도 낙찰가가 낮아서 선순위 대주를 제외한 중순위, 후순위 대주는 투입한 금액을 회수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브릿지론 연장이 마지막까지 합의되지 못한 채 공매가 진행된다면 기존 선순위대주인 메리츠화재만 투입한 돈을 회수할 수 있는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앞선 관계자는 "공매가 진행되면 투입된 금액을 모두 잃게 될 중·후순위 대주는 처음부터 사업이 정상화되기를 희망하며 브릿지대출을 연장하고자 했을 것"이라며 "공매가 진행돼야 투입된 금액을 상환받을 수 있는 메리츠화재는 브릿지론 연장에 찬성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메리츠화재는 대출금을 셀다운 방식으로 하나F&I로부터 상환 받았기 때문에 대주단에서 빠지게 됐다. 다만 새로 선순위 대주로 들어온 하나F&I는 부실채권(NPL) 전문투자기관이다. 이번 공매취소 및 브릿지연장이 부동산시장이 나아진 신호로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는 시각이다. 

루시아홀딩스는 강남 도산대로 일대에서 다수의 하이엔드 주거시설을 완판시켰다. 앞서 분양을 마친 ‘루시아도산208’과 ‘루시아청담546더리버’는 완판을 기록했다. 하지만 공사비 상승 등으로 부동산 경기가 악화하는 상황에서 대형평형, 고급주거에 대한 수요 위축이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시행업계 관계자는 "대주단 동의하에 브릿지론 연장을 한 것처럼 보이지만 하나F&I가 대주단 중 메리츠를 빼고 들어온 이상 시장 전망이 좋지 않다"며 "공매를 하면 중·후순위가 날아가니 합의가 있었을 것이고, 생면연장만 한 것이지 시장이 좋아진 것은 아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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