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웃고 롯데 울고...1분기 회사채 시장 엇갈린 희비
SK·롯데 1분기 회사채 시장서 활발히 자금 조달
AA, A급 가리지 않고 흥행 성공한 SK그룹
반면 롯데는 채안펀드 덕에 미매각 면하는 등 시장 외면
[이코노미스트 마켓in 안혜신 기자] 올해 1분기 회사채 시장 흥행에 가장 큰 공을 세운 곳을 꼽자면 단연 SK그룹이다. SK그룹 계열사는 1분기 AA급과 A급을 가리지 않고 모두 흥행에 성공하면서 금리 역시 민간채권평가사(민평) 금리 대비 낮은 수준(언더)에 발행에 성공했다.
이와 극명한 분위기 대조를 이루는 곳은 롯데다. 롯데 계열사는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의 도움으로 간신히 물량을 채우거나 언더 발행에 실패하는 등 고전을 이어가는 모습을 보였다. SK와 롯데는 전통적으로 회사채 시장의 빅 이슈어(big issuer, 발행사)로 꼽히는데 이들을 대하는 시장의 분위기는 ‘극과극’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나오면 흥행…SK그룹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분기 SK그룹 계열사 중에서는 총 16개 기업이 회사채 발행에 나섰다. 롯데 계열사는 9개 기업이 회사채 발행에 나선 것으로 집계됐다.
SK그룹은 올 1분기 회사채 시장 활황 덕을 가장 많이 본 기업이다. 시장에 나오기도 많이 나왔지만 나오는 족족 흥행에 성공했다. 1분기 SK그룹 계열사 회사채 수요예측에 모인 자금만 총 19조7020억원에 이른다.
SK그룹은 계열사를 가리지 않고 AA급 우량채와 A급 비우량채를 가리지 않고 골고루 흥행에 성공하는 모습을 보였다. SK그룹 중 올해 들어서 가장 먼저 수요예측을 진행했던 SK지오센트릭(AA-)은 총 20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1조12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하면서 산뜻한 출발을 알렸다.
이 뿐만 아니라 AAA급 초우량채인 SK텔레콤은 20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앞두고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10배가 넘는 2조3560억원의 자금을 끌어모으기도 했다. 회사채 단일 발행으로 역대 최대 규모인 1조3900억원 기록을 세운 SK하이닉스(AA)도 수요예측에서 2조원 넘는 자금을 모았다.
SK텔레콤은 1분기에 이어 2분기의 시작을 알리는 이달에도 20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 수요예측을 진행해 1조원이 넘는 자금을 모았다. 1분기와 분위기가 달라진 2분기지만 여전히 건재한 수요를 자랑한 것이다.
SK그룹 내에서는 A급 비우량채도 흥행 행진을 이어갔다. 특히 지난달 수요예측을 진행한 SK케미칼(A+)은 10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 수요예측에서 10배가 넘는 1조1000억원의 주문을 받아내는데 성공하면서 올해 A급 회사채 중 최대 수요라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AA급도 힘겨운 흥행…롯데의 고전
반면 롯데는 회사채 시장의 훈풍을 제대로 누리지 못했다. 부지런히 시장에 나왔지만 성적은 신통치 않았다. 대부분 롯데그룹 계열사들의 신용등급이 AA급 중에서도 가장 낮은 마이너스(-)인데다가 신용등급 전망 또한 ‘부정적’으로 꼬리표를 달고 있다. 레고랜드 사태 이후로 가장 위태로운 곳 중 하나로 꼽히는 롯데건설 리스크가 크기 때문이다.
‘AA-, 부정적’ 신용등급은 언제든 신용등급이 한 단계 낮아질 수 있다는 소리다. 기관투자자 입장에서는 굳이 이러한 리스크를 지면서 신용등급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은 롯데 채권에 손을 뻗지 않는 것이다.
그나마 롯데건설과 연관성이 없는 일부 AA급 우량채는 수요예측에서 무난한 성적을 내기도 했. 하지만 대부분 롯데 계열사는 채안펀드의 힘을 빌어 간신히 모집 물량을 채우거나 대부분 오버 발행을 기록하는 등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롯데 계열사 중 가장 먼저 회사채 발행에 나섰던 롯데제과(AA)는 발행 타이밍이 좋았다. 1월 연초 효과에 힘입은데다가 롯데건설과의 낮은 연관도 등으로 인해 1조원이 넘는 주문을 받아내는데 성공한 것이다. 하지만 그 이후 롯데 계열사들의 성적은 그다지 좋지 못했다.
특히 호텔롯데(AA-)는 공모 회사채 중 AA급 우량채임에도 불구하고 올해 들어서 처음으로 언더 발행에 실패했다. 롯데케미칼(AA+)의 경우 2년물 700억원, 3년물 2500억원, 5년물 300억원 총 3500억원 규모 회사채 수요예측을 진행했는데 6200억원이 들어왔다.
전체 숫자는 나쁘지 않았지만 문제는 3년물이다. 3년물 2500억원을 모집했는데 여기에 2500억원의 주문이 턱걸이로 들어오면서 간신히 미매각을 면했다. 2년물은 2350억원, 5년물은 1350억원이 들어왔다.
같은 날 수요예측을 진행한 에스케이이엔에스(SK E&S) 3000억원 규모 수요예측에 총 1조3500억원의 물량이 들어오면서 흥행에 성공한 것과 비교할 때 초라한 성적표다.
롯데하이마트(AA-)도 총 1200억원 수요예측에 1510억원의 주문을 턱걸이로 받아내는데 그쳤다. 2년물 800억원에 910억원이 들어왔고, 3년물 400억원에 600억원의 주문이 들어왔다. 그나마 채안펀드가 600억원이 들어오면서 미매각을 피할 수 있었다.
롯데물산(AA-) 역시 총 1000억원에 대한 수요예측을 진행했는데 1400억원의 주문을 받는데 그쳤다. 2년물 400억원, 3년물 600억원에 대한 수요예측을 진행했는데 각각 800억원과 600억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이 역시 채안펀드가 2년물에 200억원, 3년물에 200억원 등 총 400억원의 주문을 써낸 것으로 확인됐다. 즉, 간신히 주문 물량을 채운 3년물의 경우 채안펀드를 제외한다면 미매각이 날 수 있었던 셈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SK는 크레딧 품귀시점인 12월과 1월 발행을 했고, 불리한 업종인 건설 계열사의 경우 주택비중이 낮다”면서 “반면 롯데그룹은 롯데케미칼의 일진머티리얼즈 인수와 롯데건설 프로젝트파이낸싱(PF) 차환 부담으로 계열사 전반의 등급전망이 하향하면서 연초 발행시점에 악재로 작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1분기 회사채 시장에서는 BBB급인 제이티비씨(JTBC)를 비롯해 HL D&I, 한국토지신탁, 한신공영, 현대차증권 등 대부분 건설사와 부동산 PF와 관련된 기업을 중심으로 기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수요예측에서 목표 물량을 채우지 못하는 미매각을 기록하는 오명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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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극명한 분위기 대조를 이루는 곳은 롯데다. 롯데 계열사는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의 도움으로 간신히 물량을 채우거나 언더 발행에 실패하는 등 고전을 이어가는 모습을 보였다. SK와 롯데는 전통적으로 회사채 시장의 빅 이슈어(big issuer, 발행사)로 꼽히는데 이들을 대하는 시장의 분위기는 ‘극과극’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나오면 흥행…SK그룹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분기 SK그룹 계열사 중에서는 총 16개 기업이 회사채 발행에 나섰다. 롯데 계열사는 9개 기업이 회사채 발행에 나선 것으로 집계됐다.
SK그룹은 올 1분기 회사채 시장 활황 덕을 가장 많이 본 기업이다. 시장에 나오기도 많이 나왔지만 나오는 족족 흥행에 성공했다. 1분기 SK그룹 계열사 회사채 수요예측에 모인 자금만 총 19조7020억원에 이른다.
SK그룹은 계열사를 가리지 않고 AA급 우량채와 A급 비우량채를 가리지 않고 골고루 흥행에 성공하는 모습을 보였다. SK그룹 중 올해 들어서 가장 먼저 수요예측을 진행했던 SK지오센트릭(AA-)은 총 20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1조12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하면서 산뜻한 출발을 알렸다.
이 뿐만 아니라 AAA급 초우량채인 SK텔레콤은 20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앞두고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10배가 넘는 2조3560억원의 자금을 끌어모으기도 했다. 회사채 단일 발행으로 역대 최대 규모인 1조3900억원 기록을 세운 SK하이닉스(AA)도 수요예측에서 2조원 넘는 자금을 모았다.
SK텔레콤은 1분기에 이어 2분기의 시작을 알리는 이달에도 20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 수요예측을 진행해 1조원이 넘는 자금을 모았다. 1분기와 분위기가 달라진 2분기지만 여전히 건재한 수요를 자랑한 것이다.
SK그룹 내에서는 A급 비우량채도 흥행 행진을 이어갔다. 특히 지난달 수요예측을 진행한 SK케미칼(A+)은 10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 수요예측에서 10배가 넘는 1조1000억원의 주문을 받아내는데 성공하면서 올해 A급 회사채 중 최대 수요라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AA급도 힘겨운 흥행…롯데의 고전
반면 롯데는 회사채 시장의 훈풍을 제대로 누리지 못했다. 부지런히 시장에 나왔지만 성적은 신통치 않았다. 대부분 롯데그룹 계열사들의 신용등급이 AA급 중에서도 가장 낮은 마이너스(-)인데다가 신용등급 전망 또한 ‘부정적’으로 꼬리표를 달고 있다. 레고랜드 사태 이후로 가장 위태로운 곳 중 하나로 꼽히는 롯데건설 리스크가 크기 때문이다.
‘AA-, 부정적’ 신용등급은 언제든 신용등급이 한 단계 낮아질 수 있다는 소리다. 기관투자자 입장에서는 굳이 이러한 리스크를 지면서 신용등급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은 롯데 채권에 손을 뻗지 않는 것이다.
그나마 롯데건설과 연관성이 없는 일부 AA급 우량채는 수요예측에서 무난한 성적을 내기도 했. 하지만 대부분 롯데 계열사는 채안펀드의 힘을 빌어 간신히 모집 물량을 채우거나 대부분 오버 발행을 기록하는 등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롯데 계열사 중 가장 먼저 회사채 발행에 나섰던 롯데제과(AA)는 발행 타이밍이 좋았다. 1월 연초 효과에 힘입은데다가 롯데건설과의 낮은 연관도 등으로 인해 1조원이 넘는 주문을 받아내는데 성공한 것이다. 하지만 그 이후 롯데 계열사들의 성적은 그다지 좋지 못했다.
특히 호텔롯데(AA-)는 공모 회사채 중 AA급 우량채임에도 불구하고 올해 들어서 처음으로 언더 발행에 실패했다. 롯데케미칼(AA+)의 경우 2년물 700억원, 3년물 2500억원, 5년물 300억원 총 3500억원 규모 회사채 수요예측을 진행했는데 6200억원이 들어왔다.
전체 숫자는 나쁘지 않았지만 문제는 3년물이다. 3년물 2500억원을 모집했는데 여기에 2500억원의 주문이 턱걸이로 들어오면서 간신히 미매각을 면했다. 2년물은 2350억원, 5년물은 1350억원이 들어왔다.
같은 날 수요예측을 진행한 에스케이이엔에스(SK E&S) 3000억원 규모 수요예측에 총 1조3500억원의 물량이 들어오면서 흥행에 성공한 것과 비교할 때 초라한 성적표다.
롯데하이마트(AA-)도 총 1200억원 수요예측에 1510억원의 주문을 턱걸이로 받아내는데 그쳤다. 2년물 800억원에 910억원이 들어왔고, 3년물 400억원에 600억원의 주문이 들어왔다. 그나마 채안펀드가 600억원이 들어오면서 미매각을 피할 수 있었다.
롯데물산(AA-) 역시 총 1000억원에 대한 수요예측을 진행했는데 1400억원의 주문을 받는데 그쳤다. 2년물 400억원, 3년물 600억원에 대한 수요예측을 진행했는데 각각 800억원과 600억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이 역시 채안펀드가 2년물에 200억원, 3년물에 200억원 등 총 400억원의 주문을 써낸 것으로 확인됐다. 즉, 간신히 주문 물량을 채운 3년물의 경우 채안펀드를 제외한다면 미매각이 날 수 있었던 셈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SK는 크레딧 품귀시점인 12월과 1월 발행을 했고, 불리한 업종인 건설 계열사의 경우 주택비중이 낮다”면서 “반면 롯데그룹은 롯데케미칼의 일진머티리얼즈 인수와 롯데건설 프로젝트파이낸싱(PF) 차환 부담으로 계열사 전반의 등급전망이 하향하면서 연초 발행시점에 악재로 작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1분기 회사채 시장에서는 BBB급인 제이티비씨(JTBC)를 비롯해 HL D&I, 한국토지신탁, 한신공영, 현대차증권 등 대부분 건설사와 부동산 PF와 관련된 기업을 중심으로 기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수요예측에서 목표 물량을 채우지 못하는 미매각을 기록하는 오명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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