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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 말하고 2분 듣고 3분 공감”...요즘 리더가 MZ와 소통하는 법 [이코노 인터뷰]

김영헌 한국코치협회 회장 인터뷰
정답 결정하지 않고 경청하는 자세 강조
구성원 마음 얻은 후 성과 챙기는 리더로 변화

김영헌 한국코치협회장이자 경희대 경영대학원 코칭사이언스 주임교수. [사진 신인섭 기자]
[이코노미스트 라예진 기자] “구글의 전 CEO였던 에릭 슈미트는 ‘모든 사람에게는 코치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했죠. 모든 답을 알 것 같은 조직 리더 역시 코치가 필요합니다. 직급상 높은 위치에 있을수록 주변에서 솔직한 피드백을 받을 수 없어요. 이 때문에 객관적인 생각을 지닐 수 있도록 도와주는 코치가 있어야 하죠.”

조직 밖에서 리더의 올바른 결정을 돕는 사람이 있다. 바로 ‘코치’다. 코치는 대상자와 1대1 만남을 통해 궁극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현실 상황, 문제점 등을 함께 이야기 나누며 목표와 현실 간의 간극을 좁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코치협회 창립 20주년을 맞아, 경희대 경영대학원 코칭사이언스 주임교수이자 수십 년간 경영 리더들을 코치한 김영헌 한국코치협회장을 만나 현시대에 필요한 경영 리더 덕목 등에 대해 들었다.   

“과거 리더와 현대 리더의 모습은 달라요. 경영 리더는 조직을 지속성장시키고 매출을 올리는 것 하나와 구성원들의 마음을 얻고 신뢰를 형성하는 것 등 두 가지 성과를 모두 이뤄야 하죠. 하지만 시대에 따라 두 성과를 이루는 순서가 달라졌어요. 과거 리더는 매출을 올리고, 두 번째로 구성원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노력했다면 이제는 먼저 구성원에게 신뢰를 얻음으로써 자연스럽게 기업의 성과까지 끌어올리지요.”

김 회장은 시대적으로 변화하는 리더 덕목을 이야기하며 구성원에게 지지 받는 리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서 기성세대인 리더가 MZ세대의 구성원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방법도 소개했다. 

“두 가지를 기억해야 해요. 첫 번째는 존중입니다. 조직에서 직급이 낮다고 무시하지 않고 MZ세대의 잠재력을 믿고 존중하는 자세를 가져야 해요. 두 번째는 경청하는 거예요. 보통 회의를 하면 리더가 99%를 말하는 경우가 많은데, 홀로 말하지 않고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야 해요. 회의 때 잊지 마세요. 1분 말하고, 2분 듣고, 3분 공감하기를. 존중받은 MZ세대는 기성세대에게 마음을 열게 되고 신뢰를 쌓을 수 있게 됩니다.”

위대한 리더는 정답 대신 질문을 던진다  
소통하는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구성원 의견에 경청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사진 게티이미지]
그는 답을 내리지 않고 질문하는 리더상도 강조했다. “현대 경영학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피터 드러커는 과거 위대한 리더는 위대한 답을 주는 사람이었다면, 현재 위대한 리더는 위대한 질문을 던지는 사람이라고 말했어요. 저 역시도 같은 생각입니다. IT 기술 발전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정해진 답이 없는 시대지요. 이 때문에 리더 혼자서 답을 내리는 기업은 발전할 수 없어요. 구성원들의 생각을 깨우는 질문을 던지고 시대에 맞는 새로운 답을 도출할 수 있는 리더가 중요한 이유지요.”

이어서 김 회장은 남과의 관계 형성 외에도 리더 자신 스스로의 감정 조절, 행복감을 끌어올리는 것도 중요시했다. 도서 ‘행복한 리더가 끝까지 간다’를 집필한 김 회장은 행복한 리더가 결국 구성원의 신뢰를 얻는다고 말한다. 

“과거에는 서류 결재를 받으러 가기 전, 비서실에 몰래 회장님 기분이 어떤지 미리 물어보고 찾아가는 문화가 있을 정도로 리더의 감정 기복에 따라 일이 진행됐어요. 하지만 이제는 리더의 감정에 따라 일이 결정되는 시대는 지났죠. 짜증 내는 리더는 구성원 입을 닫게 하고, 그만큼 창의적인 생각도 굳게 합니다. 행복한 리더는 소통을 이끌고 그만큼 구성원의 신뢰를 얻기 쉽죠.” 

개인의 가능성 일깨우고 행복지수 높여
김영헌 한국코치협회장이자 경희대 경영대학원 코칭사이언스 주임교수. [사진 신인섭 기자]
김 회장은 리더에 요구되는 능력이 변화하는 만큼 코치 역할의 중요성도 덧붙였다. 또 경영인 리더십을 위한 비즈니스 코치뿐 아니라 인생의 행복을 함께 찾아가는 라이프 코치, 커리어를 찾아가는 커리어 코치의 미래성도 설명했다. 

“코치는 일명 ‘충조평판’(충고, 조언, 평가, 판단)을 하지 않아요. 대신 스스로의 가능성을 일깨우고 자신이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구별할 수 있는 메타인지를 갖도록 도와주죠. 또 설정한 목표에 함께 도달할 수 있도록 이야기를 나눕니다. 기업, 학계, 기관뿐 아니라 청소년, 학부모, 제2의 인생을 설계하는 사람들이 개인 코치를 점차 원하면서 코치는 직업적으로도 더욱 각광받을 거예요.”

김 회장의 궁극적인 목표는 코치의 대중화다. 1대1 코치가 국민행복지수를 높일 수 있다고 판단해서다. 

“유엔이 발표한 2023년 세계행복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137개국 중 57위에 그쳤어요. OECD 국가 중에서는 끝에서 세 번째이고요. 저는 개인의 존재적 가능성을 깨닫게 하는 코치가 결국 국민행복지수를 높일 수 있다고 믿어요. 일부 경영리더에 국한하지 않고, 코칭 페스티벌부터 코칭 북 페어 행사 등을 열며 더 많은 대중에게 코치의 중요성을 알리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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