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떨어진 두나무…NFT로 활로 찾을 수 있을까
‘데카콘’으로 떠오르던 두나무의 기업가치 3조원 수준으로 급락
고금리, 가상자산 시장 위축으로 플랫폼 수수료 급감
하이브와 동맹 “해외 NFT 거래소 사업으로 수익 다변화”
[이코노미스트 마켓in 이승훈 기자] 국내 1위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의 몸값이 최근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상자산 시장 침체로 수익 다각화가 주요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브'와 손잡고 미국에 대체 불가능한 토큰(NFT) 합작법인 '레벨스'를 설립하는 등 활로를 모색 중이다. 사업다각화를 통해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2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근 두나무 전직 임원 등은 약 400억원 규모의 주식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매도자들은 두나무 전체 몸값을 약 3조3000억원(주당 9만5000원)으로 평가해 지분 매각을 원하고 있다.
이는 암호화폐 거래량이 폭증하던 2021년 11월 고점(18조7368억원)과 비교해 5분의 1수준에도 못 미치는 규모다. 같은 해 하이브가 5000억원을 투자, 두나무의 지분 2.48%를 확보했는데, 두나무의 기업가치는 20조1600억원대로 평가받은 바 있다.
자산총액도 급감하면서 재계순위도 밀린 상태다. 지난해 급속한 성장을 통해 단숨에 공시대상기업집단뿐만 아니라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들어섰던 두나무는 자산총액이 1년 만에 10조8220억원에서 7조3920억원으로 줄며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내려앉았다. 이에 따라 재계 순위가 지난해 44위에서 올해 61위로 큰 폭으로 떨어졌다.
기업가치가 10조원이 넘는 ‘데카콘’으로 떠오르던 두나무가 몸값이 3조원 수준으로 급락한 건 고금리 압박과 테라-루나 사태 등이 이어지며 가상자산 시장에 한파가 몰아쳤기 때문이다. 암호화폐 거래가 감소하고 수수료 수익과 고객 예치금이 줄어든 탓에 실적이 악화했다.
두나무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전년(3조7045억원)보다 66% 감소한 1조2492억원, 영업이익은 8101억원으로 2021년(3조2713억원)보다 75% 줄었다. 당기순이익 역시 2021년(2조2177억원)보다 94% 떨어진 1308억원을 기록했다.
두나무는 매출 대부분을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 등 거래 플랫폼 수수료로 벌어들이는 만큼 매출 구조 다변화가 필수다. 지난해 거래 플랫폼에서 발생한 수익은 97%, 기타 서비스 수익 비중은 3%에 그쳤다.
하이브와 해외 NFT 거래소 사업 나서…‘수익 다변화 과제’
두나무는 수익 다변화를 위해 신사업과 해외시장 개척에 힘쓰는 중이다. 해외 NFT 거래소 사업이 대표적이다. NFT는 대체할 수 없는 토큰을 뜻하는 용어로 블록체인 상에 단 하나만 존재하는 토큰이다. 디지털 미술품, 게임 속 아이템 등에 접목해 소유권을 증명할 수 있다. 하이브와 두나무는 합작 법인을 설립해 아티스트 지식재산권(IP)와 NFT가 결합된 팬덤 기반의 신규 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앞서 두나무는 하이브와 2021년 말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상호 지분투자를 결정했다. 두나무는 하이브에 제3자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7000억원을 투자했으며, 하이브도 같은 방식으로 두나무에 약 5000억원을 투자했다.
양사는 사업 추진을 위해 해외에 합작법인도 세웠다. 두나무는 500억원을 출자해 지난해 1월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인근 산타모니카에 레벨스를 지난해 1월 설립했다. 하이브가 가진 강력한 아티스트 IP에 두나무의 차별화된 디지털 기술력을 접목, 전세계 팬들에게 즐거운 변화를 선사하고자 함이다.
송치형 두나무 의장은 지난해 9월 ‘업비트 개발자 컨퍼런스(UDC) 2022’ 오프닝 연설에서 “높은 퀄리티의 케이팝 아티스트 IP들과 두나무가 가진 블록체인 및 사용자 환경·경험(UI/UX) 역량을 결합해 좋은 서비스를 준비 중이니 기대해주길 바란다”며 레벨스에 대한 포부를 드러낸 바 있다.
주력모델로 아티스트의 팬덤 문화를 확장하는 디지털 콜렉터블 플랫폼 ‘모먼티카’를 론칭했다. 이석우 대표는 지난달 주주총회에서 “해외 사업은 미국 모먼티카 서비스에 집중하되 내실을 다질 것”이라는 의사를 밝혔다.
레벨스는 당분간 해외로 모먼티카 사업 영역을 넓힐 예정이다. 이용자수와 매출이 직결된 구조인데 글로벌 팬덤 형성으로 수익다변화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현재 일본을 필두로 대만, 인도네시아, 미국 등 국가에서 가입자가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
레벨스는 인기 그룹 방탄소년단(BTS)에만 의존할 것이라는 우려를 사기도 했다. 하지만 다른 아티스트 관련 NFT 사업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내고 있는 중이다. 레벨스는 “지난달 세븐틴의 NFT 포토카드 출시 효과로 발매 한 달 만에 자체 NFT 마켓 모먼티카의 신규 가입자가 전월 동기 대비 55% 증가했고, 글로벌 회원 비율은 60%를 넘어섰다"며 성과를 공개했다. 세븐틴은 하이브 산하 레이블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소속이다. 올해엔 쏘스뮤직의 르세라핌 외 하이브 크리에이터(창작자)로 NFT 활용 전선을 확장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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