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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10조 육박…끝없는 한전채 발행에 유동성 마르나

한전채 올해 들어 9조 5500억원 발행
발행액 급증에 시장 교란 우려 역시↑
정승일 한전 사장 요금 인상 필요성 강조

26일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들어 한국전력이 발행한 한전채 금액은 총 9조 5500억원으로 집계됐다.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마켓in 김연서 기자] 한국전력채 등 특수채가 시장 유동성을 흡수하면서 채권시장 전체를 흔들고 있다. 한전채가 회사채 몫까지 유동성을 빨아들인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들어 한국전력이 발행한 한전채 금액은 총 9조 55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외에도 한국주택금융공사(2조 6000억원), 한국도로공사(2조 3100억원), 한국토지주택공사(2조 733억원) 등이 2조원이 넘는 특수채를 발행했다. 

최근 한전채 발행 규모는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2020년 4조1000억원, 2021년 12조2000억원에서 2022년에는 37조 2000억원에 육박하며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한전채 발행량이 급격히 늘면서 회사채 시장 교란에 대한 우려 역시 커지고 있다. 한전채는 정부가 보증을 서는 AAA급 초유량채다. 사실상 부도 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시장에 한전채가 나오면 시장의 유동성을 대거 흡수하게 된다. 

최근 한전채에 수요가 쏠리면서 상대적으로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들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까지 회사채 발행액은 전년(5조 8290억원) 대비 7%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승연 DS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는 전년 6조8700억 원 대비 16.6% 증가한 8조 100억원 규모의 채권이 발행됐다”며 “축소될 것으로 기대됐던 한전채의 발행 물량이 전년을 웃도는 현상이 이어지자 한전채발 수급부담에 따른 채권시장의 불안감이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전채 발행량이 늘고 있는 것은 한전의 재무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전력을 비싸게 구입해 싸게 공급하는 역마진 구조 때문이다. 구입 비용이 판매가를 웃도는 역마진이 지속되면서 한전은 채권발행으로 적자를 메우고 있다. 한전이 이달 들어 1조원 넘는 자금을 한전채로 조달하자 시장의 자금경색에 대한 우려 역시 커지는 상황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채권시장은 레고렌드 사태로 시장 천제가 흔들렸지만 올해는 영향을 받는 범위가 제한적일 것”이라며 “다만 비우량채로 자금이 들어오기까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한전의 적자 구조 탈피를 위해선 전기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승일 한국전력공사 사장 역시 지난 21일 대국민 입장문을 내고 2분기 전기 요금 인상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정 사장은 “요금 조정이 지연될 경우, 전력의 안정적 공급 차질과 한전채 발행 증가로 인한 금융시장 왜곡, 에너지 산업 생태계 불안 등 국가 경제 전반에 미칠 영향이 적지 않다”며 “요금 조정에 대한 국민 여러분의 깊은 이해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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