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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승호 한국투자공사 사장 “경제 약한고리, 충격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상황”[기업인 말말말]

SVB 파산 사태 언급 “경각심 갖고 모니터링 해야”
대체투자 확대 계획도

진승호 한국투자공사 사장.[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이병희 기자] “(SVB 사태처럼) 이런 식의 약한 고리가 금융시장에 또 있을 수 있다는 게 자연스러운 생각이다”

진승호 한국투자공사(KIC) 사장은 지난 26일 미국 뉴욕에서 기자들과의 간담회를 열고 이렇게 말했다. 진 사장은 “SVB 사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재무부가 적극적으로 움직이며 잘 넘어갔다”면서도 또 이어질 수 있는 사태를 우려했다.

그는 “변수가 생겼으니, 충격이 어디로 튈지 모른다”며 “경제에 약한 고리가 있을 텐데 어느 시점에 터질지 모르고, 그렇기 때문에 경각심을 갖고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말했다.

KIC는 정부와 한국은행, 공공기금 등으로부터 위탁받은 자산을 투자하는 국부펀드 운용기업이다. 효율적으로 투자해 자금을 불리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런데 글로벌 시장에 경제적 충격이 올 경우 투자한 자산이 쪼그라들 수 있어 위험을 관리해야 하는 측면도 있다.

지난달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스타트업의 자금줄 역할을 해 왔던 실리콘밸리은행(SVB)이 파산하면서 글로벌 주식‧외환‧금융시장이 충격을 받은 바 있다. 미국 정부가 파장의 확산을 막기 위해 예금 전액 보장을 검토하겠다고 밝히는 등 금융시장 달래기에 들어가면서 충격은 완화했지만, 언제든 이런 사태가 터질지 모른다는 우려가 남아있다는 평가다.

KIC는 SVB 파산 사태 직전 보유하고 있었던 SVB 모기업 주식의 상당 부분을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진승호 사장은 “SVB 충격이 왔기 때문에 지역은행 등에 대한 포지션을 줄여 놓았다”고 전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이 안정세를 찾지 못하는 것은 미국 연준이 강도 높은 긴축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금리가 오르고 달러 가치가 높아지면 글로벌 유동 자금의 흐름이 달라질 수 있다. 진 사장은 "이미 금리가 높아진 상황이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글로벌 경제 상황은 살얼음이 낀 강 위를 건너가는 것과 비슷한 상태라는 것이다. 그는 “무사히 건널 수도 있지만 한 걸음 더 내디뎠다가 빠지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또 “미국 경제의 향방은 경제 주체들의 움직임과 노동시장, 물가의 상황에 달려 있다”며 “이런 요인에 대한 평가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진 사장은 향후 대체투자 비중을 늘릴 계획도 언급했다. 진 사장이 취임하기 전까지 15%대에 머물던 대체투자 비중을 2년 만에 22% 수준으로 늘렸는데, 임기 말까지 25% 수준으로 더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KIC 자산분배 현황을 보면 2021년 말 기준 전통자산 비중은 82.5%, 대체자산은 17.5% 수준이었다. 전통자산 중 주식이 832억 달러(40.6%)로 가장 많았고, 채권이 716억 달러(34.9%)로 뒤를 이었다. 향후 부동산 등 대체투자가 늘어날 경우 투자실패 가능성이 높아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자 진 사장은 “400억 달러 수준의 대체자산 가운데 오피스 부동산 비중이 10% 미만이고, 그 가운데서도 당장 위기에 몰린 투자 건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리스크 관리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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