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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디지털화는 확정된 미래…韓 혁신기업에 투자"

최윤섭 디지털헬스케어파트너스 대표 인터뷰
7년간 11개 펀드 통해 36곳 디지털헬스케어社 투자
1호 개인투자조합 조만간 청산 "시장 평균 상회"
첫 벤처투자조합 결성 준비..연내 100억원 규모 조성

[이코노미스트 마켓in 김연지 기자] “한국의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에 투자하고 싶은데, 어디가 좀 유망한가요?”

최윤섭 디지털헬스케어파트너스(DHP) 대표가 해외 투자사들로부터 최근 들어 종종 받는 질문이다. 이 산업에서 약 7년간 관련 스타트업을 발굴해온 최 대표는 이러한 현상을 보고 ‘한국의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이 꽃 피울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정보통신기술(ICT) 역량이 뛰어난 한국이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의 글로벌 무대로 통하기 시작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최윤섭 DHP 대표가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벤처투자조합 조성 계획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사진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DHP는 지난 2016년 설립된 국내 최장수 디지털 헬스케어(Digital Healthcare·보건의료와 정보통신기술을 결합해 개인 맞춤형으로 질병을 예방하고 삶의 질을 높이는 산업) 전문 투자사다. 해외만 해도 록헬스와 블루프린트헬스, 헬스박스 등 디지털 헬스케어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투자사가 즐비하지만, 우리나라에는 DHP가 유일하다.

1호 벤처투자조합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DHP의 최윤섭 대표를 최근 역삼동 사무실에서 만났다. 경기 불확실성으로 국내외 투자사들이 펀드 결성에 어려움을 겪는 와중에도 최 대표에게선 지친 기색을 찾기 어려웠다. 

노력의 결실 맺는 DHP “1호 펀드 수익률 기대” 

DHP는 지난 7년간 11개의 펀드를 결성해 36곳의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에 투자해왔다. 대표 포트폴리오로는 유전체 분석 기술을 바탕으로 7000가지의 희귀질환을 한 번에 진단하는 ‘쓰리빌리언’과 만성질환을 관리하는 ‘휴레이 포지티브’, 여성 건강 플랫폼 ‘해피문데이’. VR 기반 의료 교육 서비스 ‘뉴베이스’ 등이 있다. 

세계적 경기 침체에도 DHP는 지난해 한 주에 약 4.3개의 스타트업 투자를 검토했다. 유동성이 풍부했던 2021년 투자 검토 건수(207건)에서 소폭 오른 수준으로, 지난 2018년 불과 40곳에 불과했던 검토 건수와는 대조된다. 투자 시장이 얼어붙은 올해 1분기에도 작년 같은 시기와 비슷하게 스타트업 투자 검토를 마쳤다. 

의료 현장의 니즈와 수가 문제, 규제 리스크 등을 고려해 방향성을 제시하는 의료계 전문가들로 구성된 투자사라는 점에서 초기 스타트업 사이 ‘투자 등용문’으로 인기를 얻은 덕이다. 최 대표는 “더 많은 양의 스타트업을 검토하는 만큼, 투자하는 스타트업의 질 또한 좋아지고 있다”며 “현재 검토하는 전체 스타트업 중 투자하는 비율은 약 3% 정도”라고 말했다. 

DHP는 지난해 신규 투자 8건에 팔로우온 투자 3건 등 총 11개 스타트업에 투자를 집행했다. 최 대표는 “유동성이 메말랐다고 해서 투자 관점이 바뀌었던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경기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매출을 올리지 못하거나 마켓 핏(Market fit·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의 시장 수요를 확인하는 것)을 찾지 못하면 위험하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서 두각을 드러낼 수 있는 곳 위주로 투자를 집행했다”고 말했다. 그는 “스타트업들은 통상 시장에서 문제를 발견하고 이를 해결하는 것에 주력하는데, 여기서 더 나아가 서비스가 시장에 얼마나 큰 영향력을 미칠지를 고려해야 한다”며 “그래야 생존 확률이 높아진다”고 덧붙였다. 

벤처투자조합 조성 시동…제약사·대기업 ‘관심’

장기적인 비전에 근거해 진정성을 갖고 수년간 딜을 발굴해온 DHP의 노력은 올해 5월 빛을 발할 것으로 보인다. 1호 개인투자조합을 성공적으로 청산하면서다. 이미 일부 포트폴리오의 구주를 매각하면서 원금은 회수한 상태다. 최윤섭 대표는 “기업 가치로만 따지면 1호 개인투자조합을 통해 투자한 스타트업들의 기업가치는 최소 10배에서 최대 50배 이상 성장했다”며 “시장 평균을 크게 상회하는 수익률을 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DHP는 현재 벤처투자조합 조성에 한창이다. 이를 통해 초기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보육하는 ‘선구자’ 역할에 그치지 않고 뒷단까지 투자를 확대해 수익률을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의 미래를 꿰뚫어본 몇몇 재단과 기업들은 투자를 확정한 상태고, 이 밖에 유수의 종합병원과 제약사, IT 기업 등과는 논의를 이어나가고 있다. 이르면 올해 3분기 안으로 100억 원 규모의 1호 벤처투자조합이 탄생할 것이라는 게 최 대표 설명이다.

최 대표는 디지털 헬스케어에 대한 출자자(LP) 관심이 높은 이유에 대해 “의료의 디지털화는 확정된 미래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최근 몇 년 간 글로벌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에서 큰 존재감을 가지는 국가로 성장했다”며 “관련 규제가 빠르게 정비되면서 인공지능(AI) 등 관련 인허가도 증가했고, 혁신 기술로 무장한 스타트업의 양적·질적 성장은 세계적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 외에 본질에 기반한 기업가치(밸류에이션)가 적절히 형성되는 시기라 ‘지금이 투자 적기’라는 인식도 확산하고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최 대표에게 DHP의 비전을 물었다. 그는 “DHP는 설립 초기부터 그래왔듯 앞으로도 혁신 헬스케어 스타트업에 투자해 관련 생태계를 구축하고, 의학·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것”이라며 “전 세계 관심이 한국에 쏠리는 가운데 혁신적인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을 발굴해 뒷단까지 투자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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