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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제주 칼국수 집에?…호텔업계 ‘사회공헌’ 현주소는

국내 호텔업계 사회공헌 활동 키워드는 ‘다양성, 고객과의 상생’
전문가 “트렌드성 캠페인 대신 장기적 고민 담긴 기획 내놓아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맛있는 제주 만들기(맛제주)’프로젝트 25호점의 주인공‘제주 동문칼국수’재개장식에 참여한 모습. [사진 호텔신라]

[이코노미스트 김서현 기자] 최근 제주 동문로에 위치한 한 칼국수집에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방문해 화제를 모았다. 골목 안쪽에 자리한 자그마한 식당에 이 사장이 발걸음을 옮긴 이유는 호텔신라의 대표적인 사회공헌 프로그램, ‘맛있는 제주 만들기’(맛제주) 프로젝트의 재개를 축하하기 위해서다. 

이처럼 최근 호텔업계에서 사회공헌 프로그램 추진 활성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자체와 협업해 특색있는 지역 상권 상생 프로그램을 전개하는가 하면,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맞춤형 여행 코스를 제공하는 식이다. 

타 업계와 비교했을 때 호텔업계에서 추진하는 사회공헌 프로그램만의 특징 첫 번째는 호텔만의 다양한 ‘직군’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의식주 전체를 아우르는 호텔업 특성상 보다 일상과 밀접하고 다양한 측면에서의 프로그램 구성을 꾀할 수 있다. 특히 F&B에 큰 강점을 가지고 있어, 호텔 내 식음업장 인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부각된다. 
 
올해로 10주년을 맞은 호텔신라 맛제주 프로젝트가 그 대표적 예시다. 맛제주는 제주의 음식문화 경쟁력을 키우고 자영업자들의 재기 발판을 마련해주겠다는 취지로 기획된 상생 프로젝트다. 

호텔신라 임직원의 재능기부 형태로 이뤄지며, 별도의 조리사 없이 소규모 음식점을 운영하는 영세 자영업자들을 대상으로 성공 노하우 등을 컨설팅해준다. 해당 프로젝트는 지난 2015년 전국자원봉사자 대회에서 대통령 표창을 수상하며 그 가치를 입증하기도 했다. 

글래드 호텔에서 지난달 환경의 날을 맞아 선보인 친환경 트럼프카드‘지구인카드’와 워커힐 호텔앤리조트에서 클린뷰티 브랜드 수페와 함께 선보인 친환경 어메니티 4종. [사진 글래드 호텔, 수페]

두 번째 특징은 사회공헌 활동을 고객과 함께 완성해나간다는 점이다. 

지난 2월 호텔 등 숙박업에 대해 일회용품(소용량 어메니티) 사용을 제한한다는 내용의 정부 발의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에 여러 호텔이 줄지어 친환경 패키지를 내놓고, 객실마다 펌프식 리필 용기를 설치하는 등 ‘친환경’을 주제로 한 객실 환경 개선·프로그램 구축에 힘쓰고 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이 같은 친환경 주제 사회공헌 활동의 특징은 고객의 동참 없이 유의미한 성과를 내기 어렵다는 점이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호텔에서 친환경 소재의 비품을 구비하는 등의 노력을 할 필요성이 있고, 이에 대한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이를 이용하는 고객과 발맞춰나가는 것”이라며 “소비자 입장에서는 호텔에 비용을 지불하고 하루 숙박하는 것인데, 에어컨, 일회용 어메니티 등을 충분히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등의 의견을 무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향후 호텔업계 사회공헌에 남은 과제는 이 같은 업계의 특징을 고려해, 장기적으로 대중의 라이프스타일 변화를 이끌어낼 만한 영향력 있는 프로그램을 구축해나가는 것이다.  
 
최충범 세종대 호텔관광학부 교수는 “미국과 같은 해외 국가에서는 인종 다양성, 지역사회 상생, 환경을 세 축으로 삼아 사회공헌이 체계적으로 이뤄지는 편”이라며 “이에 반해 아직 국내 호텔업계 사회공헌 프로그램의 경우 장기적으로 이러한 가치를 꾸준히 충족시켜나가는 프로그램보다는 그때그때 트렌드에 맞춰 기획하는 이벤트의 비중이 더 큰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례로 호텔 내 친환경 어메니티 사용이 소비자 사이애서 단순한 친환경 그린워싱으로 비춰질 위험을 대비하기 위해서는 업계 차원에서 체계를 갖추기 위한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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