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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요금 올렸지만 적자 불가피”…한전채 ‘블랙홀’ 괜찮을까 [채권공부방]

전기·가스요금 인상 발표…"에너지 공기업 적자 해소"
시중 자금 한전채에 몰리는 ‘블랙홀 현상’ 재발하나

“기준금리가 내리면 채권 가격이 오른다”, “금리 인상으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등의 의미를 알고 계신가요? 채권 투자를 위해선 이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필요합니다. 이코노미스트 ‘채권공부방’이 투자에 관심 있는 독자 여러분께 채권 투자시 필요한 지식을 더 쉽게 알려드리겠습니다.

한국전력 사옥.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마켓in 김연서 기자] 2분기 전기요금이 1kWh(킬로와트시)당 8원 인상됐습니다. 일각에선 한국전력의 대규모 적자에도 불구하고 전기요금은 소폭 인상하는 것에 그치면서 경영난 극복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시각이 나옵니다. 적자를 메꾸기 위해선 한전채 발행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올해 목표인 ‘순발행액 1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면서 금융시장의 불안감은 지속될 전망입니다.

지난 15일 이창양 산업통산자원부 장관은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에서 전기·가스요금 인상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정부가 요금 인상을 결정한 것은 에너지 공기업의 대규모 적자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다만 인상률이 산업부 요청 규모보다 작아 한전과 가스공사의 적자 경영 해소에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로 남아있습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한전이 올해 2분기 약 2조9500억원의 적자를 낼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한전은 지난 2021년 5조8000억원, 2022년 32조6000억원의 적자를 냈습니다. 증권업계에선 한전이 올해도 연간 10조원 가량의 적자를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한전은 대규모 적자로 자금난에 빠지면서 창사 이래 가장 많은 회사채(31조8000억원)를 찍어냈습니다. 트리플A(AAA) 등급 초우량 한전채가 최고 연 6%에 육박하는 금리로 쏟아지자 시중 자금이 한전채에 몰리는 ‘블랙홀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결국 신용 등급이 더 낮은 기업들은 돈 구하기를 아예 포기하거나, 연 10%가 넘는 금리를 물고 급전을 빌리는 등 시장에는 혼란이 이어졌습니다.

한전은 지난해 하반기에 가시화된 ‘한전채 블랙홀’ 논란을 의식해 올해 들어 한전채 발행 속도를 조절해왔습니다. 하지만 전기요금 인상 폭이 작아 한전채 발행을 늘릴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는 올해 한전채 순발행 물량을 10조원 안팎으로 낮추겠다고 밝힌 바 있는데요. 현재로서는 한전채 순발행액이 10조원을 무난히 넘어설 것으로 전망됩니다.

일각에선 지난해와 같은 자금 시장의 혼란이 재발하는 것 아니냔 우려가 나옵니다. 한전채가 채권시장에 쏟아지면 일반 회사채의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게 되기 때문입니다. 다만 강승연 DS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전채 발행세가 지속돼도 지난해처럼 전반적인 채권시장의 자금 경색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며 “글로벌 금리인상 기조가 마무리되는 상황이고 레고랜드 사태도 안정세를 찾은 상태”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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