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매파’ 발언에도…시장은 “연내 금리인하” 베팅(종합)
금리 동결 했지만 이창용 “3.75% 가능성 열어뒀다”
“근원물가 하락세 예상보다 둔화”
시장에선 “물가 본다면...한은, 연내 금리 인하할 것”
[이코노미스트 이용우 기자] 한국은행이 세 번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금리 동결에도 불구하고 강한 표현을 통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내놨다.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서도 “과도하다”는 표현으로 일축하며 매파적 입장을 내놨다는 평가다.
경제성장률 전망 떨어졌는데…물가 전망은 그대로
한국은행은 25일 금융통화위원회를 개최하고 5월 기준금리를 연 3.50%로 동결한다고 밝혔다. 2월과 4월에 이어 세 번째 동결 조치다.
한은은 지난 1월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하며 사상 처음으로 7회 연속 금리 인상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최근의 3회 연속 금리 동결로 ‘긴축의 시대가 저물었다’는 분위기가 시장에서 형성되고 있지만, 이 총재는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었다.
먼저 5월 금통위의 금리 동결 결정은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이 둔화가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이날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을 종전의 1.6%에서 1.4%로 낮췄고, 올해 물가상승률은 3.5%로 이전과 같은 수치를 내놨다. 경제성장률이 떨어지면 물가도 같이 낮아지는 경향이 있는데, 이번에는 저성장 국면에도 불구하고 물가가 쉽게 떨어지지 않는 상황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금통위 회의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물가 상황을 보면 당초 예상한 대로 둔화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면서도 “4월 근원인플레이션율은 개인서비스 가격의 높은 오름세가 지속되면서 전월과 동일한 4.0%를 나타냈다”고 말했다.
근원물가 하락 속도가 더딘 이유는 지금까지 오르지 못한 전기, 가스, 대중교통 등 공공요금이 동시에 오르는 상황이 나타나고 있고, 양호한 서비스 수요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한은도 올해 연간 근원물가상승률을 지난 2월 전망치 3.0%를 상회하는 3.3%로 전망했다.
근원물가는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지표로 쓰인다. 가격 변동이 큰 농산물과 석유류 등을 제외하고 있어, 일시적인 경제상황보다 기초 경제여건을 반영한다.
이 총재는 “연말까지 소비자물가상승률이 3% 내외로 수렴할 가능성은 지난달보다 더 명확해진 것 같다”면서도 “목표로 하는 2%로 내려갈 것이냐는 점에선 확신이 좀 줄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물가 불확실성이 높은 만큼 연내 금리 인하 기대를 할 상황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지난 4월 금통위에서 연내 금리 인하 기대에 대해 “과도하다”고 밝혔는데, 이런 입장을 이번에도 반복했다. 금통위원 6명 모두 최종 금리를 3.75%로 가져갈 가능성을 열어뒀다는 의견도 전했다.
이 총재는 “물가 등 데이터를 봐야겠지만 절대로 (추가 금리 인상을)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말라는 게 제 부탁”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선 “연내 기준금리 인하” 베팅
한은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제시했지만 시장에서는 이번 세 번의 금리 동결을 통해 긴축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경제성장률 전망이 더 떨어지면서 한은이 연내 금리를 인하할 수밖에 없다고도 진단했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이 종료됐다고 보고 연내 금리인하를 전망한다”며 “이 총재가 3.75%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다고 했지만 이는 말 그대로 가능성을 언급한 정도”라고 말했다.
백 연구원은 “물가가 한은의 전망 경로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면 경기하방 압력과 금융불안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통화긴축 완화에 대한 요구는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승연 DS투자증권 연구원은 “4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14개월 만에 3%대로 하락했고 향후 1년 기대인플레이션 역시 3개월 연속 하락해 3.5%까지 하락한 상황”이라며 “올해 4분기에 기준금리 인하를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가계부채 상승 전환, 중장기적으로 우려”
이번 기준금리가 동결되면서 가계부채 연착륙이 갈수록 어려워질 것으로도 예상된다. 시장금리가 기준금리보다 낮은 상황에서 대출금리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데, 이런 이유로 가계대출이 최근 증가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4월 말 금융권 가계대출은 1598조8000억원으로 지난해 9월 이후 감소세를 보이다가 지난달 2000억원 증가로 전환했다.
이 총재도 가계대출 연착륙이 다소 어려워졌다는 입장을 전했다. 그는 “최근 가계대출 규모가 약간 올라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부동산 가격이 좀 안정되고 있고 특례보금자리론 등으로 주담대나 전세자금 대출이 늘어나는 면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중장기적으로 금융불균형 해소와 금융안정 강화 측면에서 가계대출이 다시 증가하는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다만 금리가 높은 수준에 있기 때문에 다시 부동산이 과열되거나 불안해질 가능성은 단기적으로 높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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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성장률 전망 떨어졌는데…물가 전망은 그대로
한국은행은 25일 금융통화위원회를 개최하고 5월 기준금리를 연 3.50%로 동결한다고 밝혔다. 2월과 4월에 이어 세 번째 동결 조치다.
한은은 지난 1월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하며 사상 처음으로 7회 연속 금리 인상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최근의 3회 연속 금리 동결로 ‘긴축의 시대가 저물었다’는 분위기가 시장에서 형성되고 있지만, 이 총재는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었다.
먼저 5월 금통위의 금리 동결 결정은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이 둔화가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이날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을 종전의 1.6%에서 1.4%로 낮췄고, 올해 물가상승률은 3.5%로 이전과 같은 수치를 내놨다. 경제성장률이 떨어지면 물가도 같이 낮아지는 경향이 있는데, 이번에는 저성장 국면에도 불구하고 물가가 쉽게 떨어지지 않는 상황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금통위 회의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물가 상황을 보면 당초 예상한 대로 둔화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면서도 “4월 근원인플레이션율은 개인서비스 가격의 높은 오름세가 지속되면서 전월과 동일한 4.0%를 나타냈다”고 말했다.
근원물가 하락 속도가 더딘 이유는 지금까지 오르지 못한 전기, 가스, 대중교통 등 공공요금이 동시에 오르는 상황이 나타나고 있고, 양호한 서비스 수요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한은도 올해 연간 근원물가상승률을 지난 2월 전망치 3.0%를 상회하는 3.3%로 전망했다.
근원물가는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지표로 쓰인다. 가격 변동이 큰 농산물과 석유류 등을 제외하고 있어, 일시적인 경제상황보다 기초 경제여건을 반영한다.
이 총재는 “연말까지 소비자물가상승률이 3% 내외로 수렴할 가능성은 지난달보다 더 명확해진 것 같다”면서도 “목표로 하는 2%로 내려갈 것이냐는 점에선 확신이 좀 줄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물가 불확실성이 높은 만큼 연내 금리 인하 기대를 할 상황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지난 4월 금통위에서 연내 금리 인하 기대에 대해 “과도하다”고 밝혔는데, 이런 입장을 이번에도 반복했다. 금통위원 6명 모두 최종 금리를 3.75%로 가져갈 가능성을 열어뒀다는 의견도 전했다.
이 총재는 “물가 등 데이터를 봐야겠지만 절대로 (추가 금리 인상을)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말라는 게 제 부탁”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선 “연내 기준금리 인하” 베팅
한은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제시했지만 시장에서는 이번 세 번의 금리 동결을 통해 긴축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경제성장률 전망이 더 떨어지면서 한은이 연내 금리를 인하할 수밖에 없다고도 진단했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이 종료됐다고 보고 연내 금리인하를 전망한다”며 “이 총재가 3.75%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다고 했지만 이는 말 그대로 가능성을 언급한 정도”라고 말했다.
백 연구원은 “물가가 한은의 전망 경로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면 경기하방 압력과 금융불안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통화긴축 완화에 대한 요구는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승연 DS투자증권 연구원은 “4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14개월 만에 3%대로 하락했고 향후 1년 기대인플레이션 역시 3개월 연속 하락해 3.5%까지 하락한 상황”이라며 “올해 4분기에 기준금리 인하를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가계부채 상승 전환, 중장기적으로 우려”
이번 기준금리가 동결되면서 가계부채 연착륙이 갈수록 어려워질 것으로도 예상된다. 시장금리가 기준금리보다 낮은 상황에서 대출금리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데, 이런 이유로 가계대출이 최근 증가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4월 말 금융권 가계대출은 1598조8000억원으로 지난해 9월 이후 감소세를 보이다가 지난달 2000억원 증가로 전환했다.
이 총재도 가계대출 연착륙이 다소 어려워졌다는 입장을 전했다. 그는 “최근 가계대출 규모가 약간 올라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부동산 가격이 좀 안정되고 있고 특례보금자리론 등으로 주담대나 전세자금 대출이 늘어나는 면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중장기적으로 금융불균형 해소와 금융안정 강화 측면에서 가계대출이 다시 증가하는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다만 금리가 높은 수준에 있기 때문에 다시 부동산이 과열되거나 불안해질 가능성은 단기적으로 높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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