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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게이트에 불뚱 튄 P2E 게임사들…“P2E 게임 부정적 평가 안타까워”

[코인게이트發 위기의 P2E 시장]①
김남국 의원 ‘거액 코인 투자 의혹’…국내 P2E 게임 합법화에 찬물
게임업계 “정치권 P2E 게임 이해 없이 불법 로비 및 투기 수단으로 봐”

김남국 의원이 국회 의원회관 의원실을 나서는 모습.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원태영 기자] 블록체인을 활용한 P2E 게임을 만들던 게임사들이 최근 몸을 최대한 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권에서 시작된 코인게이트로 인해 정치권 및 정부의 눈에 안 좋게 보일까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P2E(Play to Earn) 게임이란 게임을 통해 코인 등 가상재화를 획득할 수 있는 게임을 말한다. 사실 P2E 게임, 다시 말해 블록체인 게임의 본질은 NFT 등을 활용해 유저가 게임 내 자산을 통제하고 소유한다는 점이다.

코인게인트에 전전긍긍 P2E 업계

기존 게임에서는 이용 약관을 근거 삼아 게임 내 최종적인 자산을 게임 개발사가 보유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반면 블록체인 게임에서 게임 내 자산은 NFT를 통해 유저에게 귀속된다. 개인 간 거래도 자유롭다. 아울러 A게임 자산을 같은 블록체인 기반의 B게임으로 이동시키는 것 또한 가능하다. 특히 기존에 통용되던 암호화폐를 사용하는 블록체인 게임의 경우, 게임 내 자산을 암호화폐로 바꿔 실물경제에 사용할 수도 있다. 게임을 통해 실제 돈을 버는 것이 가능한 셈이다.

문제는 실제 돈을 벌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국내에서는 공식적으로 게임 서비스를 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게임물관리위원회가 게임 아이템 현금화 가능성이 사행성을 조장할 수 있다는 이유로, NFT 활용 게임에 대한 등급분류를 여전히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국내 게임사들은 국내 대신 P2E 게임이 허용된 해외 위주로 서비스를 진행해 왔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국내 P2E 게임 합법화에 찬물을 끼얹는 사건이 발생했다. P2E 게임 산업이 김남국 무소속 의원의 ‘거액 코인 투자’ 의혹에 휘말리게 된 것이다. 특히 김 의원이 위메이드에서 발행한 가상화폐 ‘위믹스’를 대량 거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파문이 확산했다. 

금융정보분석원(FIU)은 김 의원이 지난해 1~2월 위믹스 85만5000여 개를 빗썸에서 업비트 전자지갑으로 이체한 것에 대해 의심거래로 판단해 검찰에 통보했다. 이에 검찰은 지난달 가상화폐 거래 플랫폼인 빗썸과 업비트를 압수 수색을 했으며, 최근 위메이드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도 진행했다. 검찰은 압수물을 분석해 위믹스 유통 과정에 위법행위가 있었는지 확인하고 김 의원과의 관련성도 들여다볼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위믹스 발행사인 위메이드가 국회에 입법로비를 했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객관적 증거가 하나도 없는 악의적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장 대표는 “불법 로비는 없었다고 여러 차례 설명하며 거짓말하지 말라고 여러 차례 경고했지만, 자꾸 같은 주장이 계속됐다”며 “우리 회사가 입은 명예 실추, 투자자들이 본 손해에 대해 법적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위메이드 미르4 이미지 [사진 위메이드]

“정치권 눈에 띌까 홍보도 마음대로 못 해”

이번 사태와 관련해 그동안 P2E 게임을 주력으로 내세웠던 게임사들은 정치권과 여론의 눈에 안좋게 비칠까 홍보 및 마케팅도 자제하는 모습이다. 

한 P2E 관련 게임사 관계자는 “최근 P2E 게임 서비스와 관련해 국내에서 어떤 홍보나 마케팅도 진행하지 않고 있다”며 “애초에 해외 서비스 위주로 진행해 왔던 만큼, 실질적인 타격은 없는 상황이다. 다만 국내 여론이 갈수록 P2E 게임에 대해 부정적으로 흘러가는 모습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게임사들은 미래 먹거리로 주목 받던 P2E 게임 시장이 이번 사태로 인해 신뢰가 크게 훼손되지 않을까 걱정하는 모습이다. 블록체인을 활용한 새로운 형태의 게임이라는 이미지보다는 ‘단순히 돈을 버는 데 치중된 게임’이라는 이미지가 더욱 확고해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게임사들의 숙원이었던 P2E 게임 국내 허용은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 국내 게임사들은 P2E 게임에 대한 희망을 놓지 못하고 있다. 국내외 모바일 시장이 사실상 포화상황에서 블록체인을 활용한 P2E 게임 외에는 이렇다 할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특히 블록체인 게임은 그 특성상 생태계 확장이 용이하다. 단순히 게임에만 코인 등 가상화폐를 적용하는 것이 아닌 웹툰, 영화, 음악 등 다양한 콘텐츠와 연계시킬 수 있다. 이미 컴투스 등은 게임을 넘어 종합 콘텐츠 회사로 변신에 나선 상태다.

아울러 위메이드를 비롯한 일부 게임사들은 회사의 명운을 걸고 블록체인 생태계 구축에 사활을 걸고 있다. 위메이드가 최근 일련의 사태와 관련해 고소를 진행하는 등 강경하게 나가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와 P2E 게임 시장은 분리해서 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일부 게임 관련 코인이 이번 사건과 연루돼 있다고 해서 P2E 게임 시장 전체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정치권에서는 P2E 게임에 대한 이해도 없이 단순히 관련된 코인을 불법 로비 및 투기의 수단으로만 보고 있다”며 “게임에 대한 인식이 어느 정도 개선된 상황에서, 이런 사태가 터져 굉장히 안타깝다”고 밝혔다. 이어 “게임은 수많은 문화콘텐츠 중에서도 K-콘텐츠의 첨병이자 한류의 일등 공신”이라며 “실제로 콘텐츠산업 가운데 게임이 가장 큰 수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번 일로 게임업계 종사자들이 낙담하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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