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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전창구’ 카드론, 심상치 않다…규모·금리·연체율 ‘3高’

5월 카드론 금리, 다섯 달만에 상승…두달 만에 9000억 늘어
카드론 잔액 늘며 연체율도 ↑…“대환대출 확대 필요”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이코노미스트 윤형준 기자] 올해 들어 떨어지고 있던 카드론 금리가 다시 꿈틀대고 있다. 다시 14%대에 진입하면서 서민들의 급전창구의 문턱이 높아진 것이다. 저축은행 등 다른 업권에서 대출을 받지 못한 중저신용자들의 유입도 카드론 금리 상승의 단초가 됐다. 여기에 카드론 연체율도 덩달아 오름세를 보이고 있어 카드사들도 건전성 관리에 비상등이 켜졌다.

23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신한카드·삼성카드·KB국민카드·현대카드·롯데카드·우리카드·하나카드 등 국내 7개 전업 카드사의 지난 5월 말 기준 카드론 평균금리는 14.12%로 집계됐다. 카드론 금리는 지난해 말 레고랜드 사태 이후 채권시장이 경색되면서 15%대를 찍었다. 올 들어서는 감소세로 전환해 지난 4월 13.88%까지 떨어졌지만, 5개월 만에 다시 상승 전환한 것이다.

카드사별로 보면 롯데카드의 평균금리가 14.72%로 가장 높았다. ▲삼성카드 14.51% ▲하나카드 14.30% ▲KB국민카드 14.12% ▲신한카드 14.03% ▲현대카드 13.59% ▲우리카드 13.58%로 뒤를 이었다.

이처럼 카드론 금리가 다시 14%대로 올라선 건 카드사들의 조달 비용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카드사는 은행처럼 수신 기능이 없어 자금의 대부분을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 발행으로 끌어온다. 실제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업 카드사 7곳의 회사채 조달비중은 65%다.

이 여전채 금리가 5월 들어 오름세로 전환하면서 카드론 금리도 올라가게 된 것이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AA+ 3년물 여전채 금리는 4.212%로 5월 말 4.072%보다 0.14%p 상승했다. 앞서 3월부터 3%대를 유지하던 여전채 금리가 한 달 전부터 4%대를 유지하고 있다.

카드론 이용 고객이 늘어난 점도 금리 상승의 다른 원인으로 꼽힌다. 업계에선 저축은행 등 다른 금융업권에서 리스크 관리를 이유로 대출 규모를 줄인 탓에 카드론에 중저신용자 유입이 늘어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최근 저축은행 등에서 대출받지 못한 중저신용자들이 급전창구로써 카드론을 사용해 카드론 잔액이 상승했다”며 “신용이 낮으면 그만큼 대출 금리도 높기 때문에, 카드론 금리 평균치는 올라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 카드론 잔액은 최근 급격하게 늘어났다. 지난 5월 말 7개 전업 카드사의 카드론 잔액은 34조9743억원으로 4월 말 34조5108억원보다 4635억원 늘어났다. 3월 말 34조1130억원과 비교하면 두 달 만에 9000억원 가까이 급증한 셈이다.

카드사, 웃을 수만 없다…연체율도 증가 추세

언뜻 보기엔 카드론 잔액 증가는 수익성이 증대로 이어져 카드사 입장에선 나쁠 게 없다고 비친다. 그러나 카드론 잔액 증가와 함께 연체율도 증가해 카드사의 건전성이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긍정적으로만 볼 수는 없다.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7개 전업카드사의 올해 1분기 카드론 평균 연체율은 2.13%로 나타났다. 지난해 2분기 1.54%와 비교하면 0.59%p나 상승한 수치다. 연체액도 같은 기간 5400억원에서 7600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최 의원은 “카드론 연체율이 평균 2%를 넘어서고, 일부 카드사는 3%를 기록하는 등 계속해서 위험신호가 감지되고 있다”며 “대손충당 적립률을 늘리는 등 관리가 되곤 있지만, 서민들이 연체부담을 덜 수 있도록 고금리의 카드론에 대한 대환대출을 확대하는 등의 조치가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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