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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E-4 비자 관련법안의 제정을 기다리며 [미국 비자이야기]

미국비자 H1B 연간 6만5000개 발행 제한
E4 비자 생기면 한국인 위한 1만5000개 비자 생겨

미국 연방위원회. [사진 연합뉴스]
[이선경 국민이주 법률위원] 미국 워싱턴 정가에 한국계 미국인 하원의원인 <영 김 의원>은 떠오르는 별로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에서는 정치인의 강력한 리더십 요인을 따질 때 정치헌금을 얼마나 모았는가가 중요한 기준이라고 한다. 그런데 지난 2020년 하원 선거 당시 영 김 후보는 2분기에만 총 123만 달러 이상의 후원금을 모아 미 전역에서 하원 의원후보들 중 최상위권에 들었고 선거기간 중 총 300만 달러를 모아 공화당 본부를 깜짝 놀라게 했다. 민주당 아성인 캘리포니아주에서, 그것도 소수인종인 한국계 공화당 여성 후보가 기준 모금액의 10배 이상 실적을 올렸으니 놀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미국 하원에는 여러 위원회가 있지만 외교위원회가 첫 번째로 가장 중요한 위원회라고 한다. 그리고 그 외교위원회 산하 중에서도 인도 아시아태평양 소위원회는 핵심적 소위원회로 이 소위원회의 위원장이 되려면 최소한 4선 이상은 되어야 하는데 영 김 의원은 재선 의원으로 당당히 그 소위원회 위원장이 되었다. 영 김 의원의 정치적 영향력을 쉬 짐작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바로 그 영 김 의원이 몇 달 전 민주당 의원까지 포함하는 초당적 법안을 미국 상·하원에 공동 발의해 눈길을 끌었다. 한국 동반자 법안, 영어로 법안이다. 쉽게 말해서 한국인 전용 전문직 취업비자를 만드는 법안으로 한국 국적자에게 미 정부가 연간 최대 1만5000개의 정보기술, 엔지니어링, 수학, 물리학, 의학 등 분야의 전문직 취업비자(E-4)를 발급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사실 이 법안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이후 미 의회 친한파 의원들을 중심으로 지난 2013년부터 발의돼 왔다. 하지만 우선순위에서 밀려 제때 처리되지 못하고 번번이 폐기됐고 지난 해 2월에는 하원을 통과했지만 회기가 바뀌면서 폐기되기도 했었다. 

미국비자 H1B를 통해 미국은 전 세계의 신청자를 대상으로 전문직 취업비자를 발급하지만 연간 6만5000개만 발행하도록 제한을 두고 있다. 2023년 4월에 나온 미국 이민국(USCIS)의 발표에 따르면 2024년 취업비자 신청자 수는 75만9000여명으로 모집 인원의 10배가 넘는다. 이런 가운데 자동추첨으로 지원자를 선정하기 때문에 취업비자를 신청조차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현재 한국 전문 기술자들은 H1B 비자를 통해서만 신청할 수밖에 없는 실정에서 영 김 의원이 발의한 법안이 통과돼 E4 비자가 생긴다면 한국인들만을 위해 확보된 1만5000개(동반가족 비자수 제외)의 비자가 새로 생겨 전문직 비자 신청자들로서는 숨통이 많이 트이게 되는 셈이다. 

미국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5개국(캐나다, 멕시코, 싱가포르, 칠레, 호주)에 H1B 비자와 별도로 국가별 연간 할당량을 주고 있지만 한국은 아직 그와 같은 별도의 할당량이 없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미 정가에 영향력이 강한 영 김 의원이 <한국 동반자 법안>을 발의했고 지난 4월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과학·기술·공학·수학 분야 미래 인재들의 인적 유대를 강화한다는 내용의 정상 선언문에 합의하면서 해당 법안의 처리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제 이 법안이 의회 문턱을 넘고 조 바이든 대통령 서명으로 입법이 완료될 경우 한국도 H1B 비자와는 별도로 연간 최대 1만5000개의 전문직 비자 할당량을 확보하게 된다. 

한국의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등 관련 기업들과 많은 관계사들이 미국에 진출해 있는 가운데 허용되는 비자 수가 한정돼 있어서 지금 많은 기업들이 인력수급에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영 김 의원과 함께 해당 법안을 발의한 히로노 상원의원은 “한국과의 협력이 한·미 양국과 경제에 매우 중요하다”면서 “비이민 전문직 비자 프로그램을 확대하면 미국 내 숙련 노동자를 늘리는 동시에 양국 간 교역을 더욱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때마침 올해는 한미동맹 70주년. <한국 동반자 법안>이 통과돼 우리 한국 전문인력들이 E-4 비자를 통해 미국 시장에 활발하게 진출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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