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하락에도 한국인 ‘리플 사랑’ 여전…‘SEC 소송’ 언제 끝날까
리플, 국내 5대 코인 거래소 위탁 자산 중 3위
‘동전주’처럼 개당 가격 저렴하다는 매력
美 SEC와 소송 진행 중…‘증권성’ 판가름하는 중요 재판
[이코노미스트 윤형준 기자] 리플의 국내 코인 보유량 및 24시간 거래량 등 각종 지표들이 높게 나타나면서 한국인들의 리플 사랑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지난 2020년부터 진행돼 온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소송이 지연되고 있어 리플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해소되지 못한 상황이다.
13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5대 가상자산사업자(원화마켓 거래소)에 위탁된 고객 가상자산은 총 18조3067억원으로 나타났다. 이 중 비트코인이 3조6484억원으로 19.9%를 차지했다. 리플은 17.6%(3조2244억원), 이더리움은 13.1%(2조3902억원)로 뒤를 이었다.
흥미로운 건 글로벌 시장에서의 리플 입지다. 지난해 말 기준 리플의 글로벌 시가총액 비중은 2.1%였다. 국내의 8분의 1 수준밖에 되지 않는 셈이다. 비트코인의 경우 글로벌 기준 39.9%를 차지해 국내 비중보다 약 2배가 많다.
지난 24시간(12일 오후 2시 30분~13일 오후 2시 30분) 동안 전 세계에서 리플 거래량이 가장 많은 곳은 세계 1위 코인 거래소 바이낸스(약 1346억원)였고 뒤를 이은 곳이 국내 1위 거래소 업비트(약 763억원)였다. 국내 2위인 빗썸도 리플 거래량이 약 385억원으로 전 세계 거래량 중 다섯 번째에 자리했다.
사실 국내 투자자들의 ‘리플 사랑’은 역사가 깊다. 지난 2017년 12월 초 200~300원 수준이던 리플 가격은 연말이 다가올수록 폭증했다. 2018년 1월 초에는 가격이 3300원을 넘어서 10배 넘는 수익을 올린 투자자들도 속속 나타났다. 하지만 이후 가격은 곤두박질쳤고, 2021년 강세장이 오기 전까지 500원대 이하에서 시세를 형성했다. 국내 코인 커뮤니티에서 지금까지도 ‘리또속’(리플에 또 속냐)이라는 자조 섞인 유행어가 나도는 배경이다.
암호화폐 업계에서는 한국 투자자들이 리플을 선호하는 이유로 개당 가격이 다른 코인에 비해 저렴하다는 점과 ‘코인 투자 열풍’ 시기에 국내 은행과의 협업 등을 꼽는다.
암호화폐 투자가 국내서 처음 유행하던 2017~2018년, 기존 주식 투자에 익숙한 투자자들은 코인을 주식의 1주를 구매하는 것처럼 ‘코인 1개’를 사는 것으로 받아들였다. 이에 투자자들은 개당 가격이 몇백원 수준인 리플 투자에 큰 어려움을 느끼지 않았다.
여기에 국내 시중은행인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이 리플의 송금 기술을 사용해 블록체인 기반 해외 송금 서비스를 구현하겠다는 소식도 나와 투자 열기를 높였다. 하지만 이는 결국 테스트 수준에 그쳤다.
요즘 가격은 ‘지지부진’…지난해지는 SEC와 소송전
최근 리플의 가격은 지지부진하다. 이날 오후 3시 기준 리플 가격은 602원으로 일주일 전보다 1.74% 하락했으며, 1개월 전보다는 오히려 10.76%나 빠졌다.
시장에서는 리플 시세가 상승세를 보이지 못하는 이유로 지난 3년 가까이 진행돼 온 SEC와의 소송전을 꼽는다.
지난 2020년 12월 SEC는 XRP를 미등록 증권으로 판단, 브래드 갈링하우스·크리스 라슨 리플랩스 공동창립자를 증권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이후 수차례 판결 결과가 나올 것이란 소식과 보도가 전해졌지만 현재 진행형인 상황이다.
최근 리플 커뮤니티를 대변하는 변호사 존 디튼은 “‘소송 결과가 지나치게 늦게 나오는 것 아니냐’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며 “하지만 사건을 담당하는 토레스 판사의 그간 재판 사례를 보면, 크게 지연되고 있다고 볼 정도는 아니다”고 말했다. 실제 다른 금융사건 판결도 약식재판 브리핑 제출 이후 6개월 이상 소요됐기 때문이다.
한편, 리플-SEC 소송 결과는 다른 암호화폐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리플이 미등록 증권에 해당한다면 다른 암호화폐들의 소송 가능성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13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5대 가상자산사업자(원화마켓 거래소)에 위탁된 고객 가상자산은 총 18조3067억원으로 나타났다. 이 중 비트코인이 3조6484억원으로 19.9%를 차지했다. 리플은 17.6%(3조2244억원), 이더리움은 13.1%(2조3902억원)로 뒤를 이었다.
흥미로운 건 글로벌 시장에서의 리플 입지다. 지난해 말 기준 리플의 글로벌 시가총액 비중은 2.1%였다. 국내의 8분의 1 수준밖에 되지 않는 셈이다. 비트코인의 경우 글로벌 기준 39.9%를 차지해 국내 비중보다 약 2배가 많다.
지난 24시간(12일 오후 2시 30분~13일 오후 2시 30분) 동안 전 세계에서 리플 거래량이 가장 많은 곳은 세계 1위 코인 거래소 바이낸스(약 1346억원)였고 뒤를 이은 곳이 국내 1위 거래소 업비트(약 763억원)였다. 국내 2위인 빗썸도 리플 거래량이 약 385억원으로 전 세계 거래량 중 다섯 번째에 자리했다.
사실 국내 투자자들의 ‘리플 사랑’은 역사가 깊다. 지난 2017년 12월 초 200~300원 수준이던 리플 가격은 연말이 다가올수록 폭증했다. 2018년 1월 초에는 가격이 3300원을 넘어서 10배 넘는 수익을 올린 투자자들도 속속 나타났다. 하지만 이후 가격은 곤두박질쳤고, 2021년 강세장이 오기 전까지 500원대 이하에서 시세를 형성했다. 국내 코인 커뮤니티에서 지금까지도 ‘리또속’(리플에 또 속냐)이라는 자조 섞인 유행어가 나도는 배경이다.
암호화폐 업계에서는 한국 투자자들이 리플을 선호하는 이유로 개당 가격이 다른 코인에 비해 저렴하다는 점과 ‘코인 투자 열풍’ 시기에 국내 은행과의 협업 등을 꼽는다.
암호화폐 투자가 국내서 처음 유행하던 2017~2018년, 기존 주식 투자에 익숙한 투자자들은 코인을 주식의 1주를 구매하는 것처럼 ‘코인 1개’를 사는 것으로 받아들였다. 이에 투자자들은 개당 가격이 몇백원 수준인 리플 투자에 큰 어려움을 느끼지 않았다.
여기에 국내 시중은행인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이 리플의 송금 기술을 사용해 블록체인 기반 해외 송금 서비스를 구현하겠다는 소식도 나와 투자 열기를 높였다. 하지만 이는 결국 테스트 수준에 그쳤다.
요즘 가격은 ‘지지부진’…지난해지는 SEC와 소송전
최근 리플의 가격은 지지부진하다. 이날 오후 3시 기준 리플 가격은 602원으로 일주일 전보다 1.74% 하락했으며, 1개월 전보다는 오히려 10.76%나 빠졌다.
시장에서는 리플 시세가 상승세를 보이지 못하는 이유로 지난 3년 가까이 진행돼 온 SEC와의 소송전을 꼽는다.
지난 2020년 12월 SEC는 XRP를 미등록 증권으로 판단, 브래드 갈링하우스·크리스 라슨 리플랩스 공동창립자를 증권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이후 수차례 판결 결과가 나올 것이란 소식과 보도가 전해졌지만 현재 진행형인 상황이다.
최근 리플 커뮤니티를 대변하는 변호사 존 디튼은 “‘소송 결과가 지나치게 늦게 나오는 것 아니냐’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며 “하지만 사건을 담당하는 토레스 판사의 그간 재판 사례를 보면, 크게 지연되고 있다고 볼 정도는 아니다”고 말했다. 실제 다른 금융사건 판결도 약식재판 브리핑 제출 이후 6개월 이상 소요됐기 때문이다.
한편, 리플-SEC 소송 결과는 다른 암호화폐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리플이 미등록 증권에 해당한다면 다른 암호화폐들의 소송 가능성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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