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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 외국인 관광객 6000만, 국제회의 개최 亞1위… ‘관광대국’ 노리는 日 [E-마이스]

日 범정부 주도 ‘인바운드’ 활성화 추진…전체 78개 실행계획 중 28개가 ‘마이스’
전시컨벤션 외국인 참가자수 20% 확대, 25년 외래 관광객 소비액 47조원 목표

일본의 대표적인 마이스(MICE) 시설인 도쿄 빅사이트(Big Sight) [사진 도쿄빅사이트]

[이데일리 이선우 기자] 2025 오사카·간사이 월드엑스포 개최를 2년여 앞둔 일본이 고부가 인바운드(외국인의 일본 여행) 관광시장 활성화에 나선다. 정부 부처 전체가 참여하는 범정부 관광시장 확대 전략을 통해서다.

일본 정부는 지난 5월 말 기시다 후미오 총리 주재로 제20차 관광입국추진 각료회의를 열고 ‘신(新)시대 인바운드 활성화 액션 플랜’을 확정했다. 올해 3월 수립한 ‘관광입국추진 기본계획’(2023~2025년)의 후속 조치다. 2030년 외국인 관광객 6000만명 달성에 앞서 오사카·간사이 월드엑스포가 열리는 2025년까지 외국인 관광객 3200만명, 전체 인바운드 여행소비액 5조엔(약 47조원) 달성이라는 단기 목표도 내놨다.

기시다 총리는 관광입국추진 각료회의에서 각 부처 대신에게 “코로나19 사태 이후 비즈니스와 학술 분야의 국제 교류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며 “일본을 중심 무대로 한 국제 교류를 조기에 회복하고 더 나아가 규모를 확대할 수 있도록 신시대 인바운드 활성화 액션 플랜 추진에 전력을 다해 달라”고 주문했다. 오사카·간사이 월드엑스포를 ‘관광대국’ 도약의 발판으로 삼아야 한다는 당부도 덧붙였다.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기대했던 도쿄 올림픽 특수를 놓친 상황에서 2025년 오사카·간사이 월드엑스포만큼은 반드시 ‘관광대국’ 도약의 기회로 삼겠다는 일본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3개 분야 78개 액션플랜 가동…인바운드 관광 활성화

이번에 내놓은 인바운드 활성화 방안에는 ‘비즈니스(산업·경제)’, ‘교육·연구’, ‘문화예술·스포츠·자연’ 3개 분야에 걸쳐 총 78개 세부 실행 계획이 담겼다. 단순 관광·여행 목적의 일반 관광객을 유치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인바운드 관광의 대상과 범위를 확대한 것이 핵심이다. 부처마다 ‘인적 교류’가 포함된 정책사업의 목표를 관광 분야로 확대해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인바운드 관광 수요를 확보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순수 관광 목적으로 일본을 찾는 외국인 외에 비즈니스와 교육·연수 등을 목적으로 입국하는 모든 인원을 관광객으로 간주하는 시장 확대 전략을 펼치겠다는 게 일본 정부의 포석이다. 사이토 데쓰오 국토교통성 대신은 관광입국추진 각료회의 직후 가진 언론 브리핑에서 “방일 외국인 관광객 수요를 보다 폭넓고 효과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부처별 외국인을 대상 사업 가운데 실행이 가능한 것들만 엄선해 액션 플랜에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비즈니스 분야는 생산·제조, 금융, 디지털, 헬스케어, 친환경, 콘텐츠 분야에서 인적 교류와 해외 투자, 제휴·협력을 확대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일본이 경쟁 우위를 점하고 있거나 육성 중인 분야의 기업 활동과 인적 교류를 인바운드 관광과 연계한다는 구상이다. 비즈니스 출장객, 산업 연수단 및 시찰단 등이 대상이다. 비즈니스 분야 계획에는 150여 개국이 참여하는 2025년 오사카·간사이 월드엑스포를 인바운드 관광 수요를 늘리는 계기로 삼기 위한 전략도 포함됐다.

교육·연구 분야도 글로벌 스타트업 캠퍼스 창설, 국제 공동연구 확대, 국제 학회 유치 등 인적 교류 중심의 활성화 방안을 내놨다. 나가오카 게이코 문부과학성 대신은 “국내 대학의 국제화, 외국인 유학생과 연구인력 유치 등도 인바운드 관광 활성화 측면을 고려해 사업을 고도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문화예술·스포츠 분야에선 문화청이 2025년까지 세계적인 아트페어를 유치해 현재 순위권 밖에 있는 일본의 아트시장 규모를 세계 7위 수준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스포츠청은 2025년 스포츠 목적 외국인 관광객 270만명 유치를 목표로 프로스포츠와 연계한 스포츠 관광 활성화에 나선다. 



“관광은 성장전략 핵심”…관광 범위·대상 확대

일본 정부의 인바운드 활성화 액션 플랜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마이스(MICE-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의 비중이다. 전체 78개 실행계획 중 3분의 1이 넘는 28개가 마이스 관련 계획들로 채워졌다. 비즈니스 분야가 전체 40개 중 19개(48%), 교육·연구는 13개 중 5개(39%), 문화예술·스포츠·자연은 25개 가운데 5개(20%)가 마이스 관련이다. 

전체 실행 계획에서 마이스 비중이 높아지면서 전체 설정 목표도 마이스 관련 지표들로 채워졌다. 일본 정부가 이번 인바운드 활성화 액션 플랜을 통해 설정한 목표는 2030년 국제회의 개최 건수 아시아 1위 및 세계 5위권 진입, 전시·컨벤션과 분야 외국인 참가자 20% 확대다. 

비즈니스와 교육·연구 분야에선 동일본 대지진 당시 방사능 누출 사고가 발생한 후쿠시마에 국제회의, 학술대회를 유치해 신산업 기반을 조성하는 계획이 제시됐다. 경제산업성과 문부과학성, 총무성, 법무성, 문화청 등에선 국가 위상과 산업 경쟁력 제고 등 일석이조 효과가 기대되는 국제 박람회와 국제회의 개최 계획을 내놨다.

지속적인 행사 수요 확보와 지역 균형발전 효과가 기대되는 마이스 시책도 포함됐다. 국제학회 등 연구단체 본부 유치, 기업행사 국내 개최 유도, 박물관과 국립경기장, 스타디움과 아레나를 이색 회의시설(유니크 베뉴)로 활용하는 방안이 대표적이다. 도쿄 나리타와 오사카 간사이 공항 내 퍼스트 레인(전용통로) 이용 대상을 마이스 참가자로 확대하고, 비자 발급 기준도 완화한다.

관광진흥계획에서 마이스 비중이 높아진 건 정책 기조가 관광객 수를 늘리는 양적 성장에서 관광 수입을 늘리는 질적 성장으로 전환한 데 따른 것이다. 일본 정부는 지난 3월 관광입국추진 계획을 개정하면서 2025년까지 외국인 관광객 1인당 소비 규모 20만 엔(약 188만원)으로 늘리는 질적 성장 전략을 택했다.

당시 기시다 총리는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관광 수요를 확보하려면 비즈니스, 학술 등 분야로 인바운드 관광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며 “부처별로 다양한 확대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유치 대상이 일반 관광객보다 씀씀이가 2~3배 이상 큰 비즈니스 관광객으로 바뀌면서 마이스 분야가 인바운드 활성화의 주요 도구이자 수단으로 급부상한 것이다.

시미즈 유이치 일본정부관광국(JNTO) 서울사무소장은 “기시다 내각에서 관광산업은 지역경제 활성화, 국민 생활 안정과 국제 상호이해 증진에 반드시 필요한 국가 성장전략 중 하나”라며 “고부가 인바운드 관광 활성화 등 정부 차원에서 추진하는 관광입국추진 계획은 이러한 관광산업에 대한 인식과 정책 기조가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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