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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기 도는 회사채 시장…2차전지에 ‘뭉칫돈’

회사채도 2차전지 열풍 ①
에코프로·동원산업·LG엔솔 수요예측 흥행
KCC건설·쌍용C&E·신세계건설 미매각 속출
"기준금리 하향 기대↑… 8월 채권 강세 예상“

LG에너지솔루션 본사 전경. [사진 LG에너지솔루션]

[이코노미스트 마켓in 김연서 기자] 지난해 금리 인상으로 꽁꽁 얼어붙었던 회사채 시장에 활기가 돌고 있다. 특히 2차전지 기업들의 회사채는 매번 완판을 기록하면서 자금을 끌어모으고 있다. 반면 건설채는 건설경기 침체로 인해 희비가 엇갈리는 모습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량은 60조736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 49조7393억원보다 22.11%늘었다. 하반기에 한국은행이 금리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낮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이를 부정적으로 진단한 기업들이 상반기로 발행 시점을 당긴 것으로 보인다.

이달 들어서도 회사채 순발행액은 지난해보다 2000억원 가량 많은 수준을 기록했다. 7월 회사채는 약 3조6358억원 어치 발행됐는데 전년 동기(3조4229억원) 대비 6.22% 가량 증가했다.

회사채 시장서 두각 드러내는 ‘2차전지’

에코프로(086520)는 지난 17일 첫 공모 회사채 수요예측 흥행에 성공했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에코프로는 총 1000억 원 모집에 2060억 원의 매수주문을 받으며 목표액의 2배 이상의 자금이 모였다. 에코프로는 1.5년물 500억원 모집에 890억원, 2년물 500억원 모집에 1170억원이 모였다. 

동원산업은 지난 19일 27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회사채는 3년물 1500억원과 5년물 1200억원으로, 11일 진행된 수요예측에는 목표액의 4배가 넘는 6450억원이 몰렸다. 동원산업은 회사채 발행 규모를 기존 1500억원에서 2700억원으로 증액했다. 동원산업은 지난해 동원엔터프라이즈와의 합병을 통해 그룹의 새로운 사업형 지주사가 돼 2차전지 소재 사업 등 신사업을 시작했다. 

동원산업의 계열사 동원시스템즈는 지난 4월 27일 1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에 성공했다. 당초 예정된 금액보다 300억원 증액된 규모다. 지난 4월 19일 동원시스템즈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채권인 2년물 300억 원 모집에 2500억원, 3년물 400억원 모집에 2250억원 등 총 700억원 모집에 4750억원의 매수주문을 받았다. 동원산업의 계열사 동원시스템즈는 알루미늄 양극박, 배터리 캔 등 2차전지 소재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지난 6월 진행된 LG에너지솔루션(373220)의 회사채 수요예측에는 총 5000억원 모집에 4조7200억원의 매수주문이 들어왔다. 2012년 공모 회사채 수요예측 제도가 시작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년물 1000억원 모집에 1조1350억원, 3년물 2000억원 모집에 1조7400억원, 5년물 2000억원 모집에 1조8450억원을 주문받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6월 28일 기존 계획의 2배, 최대 목표 금액인 1조원을 발행한다고 밝혔다. 회사채로 조달한 자금은 전액 전기차 배터리 생산 공장 증설을 위한 해외법인 증자 및 양극재 등 원재료 구매에 투입할 예정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2차전지 시장의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에 힘입어 2차전지 수요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어서다. 나신평은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자동차 시장 충격으로 글로벌 자동차 판매량이 2.5% 가량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전기차 판매량은 63% 이상 증가하는 등 성장세가 계속되고 있다”며 “2차전지 생산업체의 증설도 가속화되고 있어 2차전지 시장의 성장세가 지속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희비 엇갈리는 건설채 시장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해 건설업계는 희비가 엇갈리는 분위기다. KCC건설, 쌍용C&E, 신세계건설 등 건설사들의 미매각이 이어지고 있다. 미분양 확대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 등이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4월 KCC건설은 770억 원의 미매각이 발생했다. 2년물 900억원에 대한 수요예측을 진행했는데 130억원의 주문을 받아낸 것에 그쳤다. 시멘트 제조회사인 쌍용C&E도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430억원이 미매각되면서 흥행에 실패했다. 

신세계그룹의 중견 건설 업체인 신세계건설은 지난 3월 800억원을 조달하기 위해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100억 원의 주문을 받는데 그쳤다. 한신공영과 HL D&I은 각각 500억원 조달에 나섰지만 모두 수요예측에 실패했다. 

반면 SK에코플랜트는 건설채 불황을 뚫고 4350억원의 주문이 들어왔다. 당초 SK에코플랜트는 채무상환 용도로 총 1000억원 규모 회사채(1년6개월 500억원·2년 500억원)를 발행할 예정이었는데, 예정액보다 4배 많은 자금이 몰렸다. 

SK에코플랜트가 지난 2021년 기존 SK건설에서 사명을 변경하고 환경·에너지 기업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전환하면서 기존의 건설사 이미지에서 벗어나, 환경·에너지기업으로 인식되면서 수요예측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국신용평가는 “일부 건설사의 등급 하락에도 업종 내 신용등급 하향 압력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산업 전반이 불확실한 가운데 업체별 대응능력 차이가 점차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하반기 크레딧 시장 전망은

크레딧 업계에서는 8월 채권 시장 강세를 전망하고 있다. 상반기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이 제한적이고, 기준금리 하향에 대한 기대감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안소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8월 투자전략 크레딧 시장에 우호적 환경이 조성되면서 채권 시장은 강세를 보일 것”이라며 “발행물량은 줄어들었으나 언더발행 기조는 지속되고 있어 공급보다 투자 수요가 많은 수급 우위 시장일 것이다. 투자전략을 회사채, 은행채, 공사채, 여전채 순으로 제시한다”고 밝혔다.

안 연구원은 “상반기 정기 평정 시즌이 끝나면서 등급 전망의 하향 우려는 어느정도 사그라들었다”며 “업황이 전반적으로 개선세를 보이고 있고 반도체 수출도 회복 추세로 돌아섰다. 하반기에 신용등급의 하향 압력이 확대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시장에서도 기준금리 인상 종결에 대한 전망이 우세하다”며 “금리 인상기 종결은 시장금리 하락에 기여하는 요인이며 크레딧 수요에도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현재 채권시장은 금리인상 마무리 기대감에 따른 1차 하락국면을 지나 정책금리가 동결되는 횡보 단계에 진입했다”며 “경제여건을 감안할 때 올해 연말에 2차 하락국면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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