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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 투자 한국 넘어 일본으로…투자 관심 활발

[골프 바람부는 건설사] ③
후쿠오카·사가현 인기…가까운 거리에 접근성 높아 
싸이칸홀딩스 등 투자 사례 이어져…원정 수요 정조준

아미야마 컨트리클럽(텐쟌 CC) 전경. [사진 아미야마 컨트리클럽]


[이코노미스트 마켓in 이건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풍토병(endemic, 엔데믹)화로 하늘길이 열리면서 국내 투자자들의 일본 골프장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후쿠오카와 사가현 등 한국에서 비교적 가까운 거리의 골프장을 중심으로 중견기업과 개인 투자자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고 있다. 특히 최근 가속화되고 있는 엔저 영향으로 일본 골프장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진 점도 투자 매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국내 중견기업과 다수의 개인 투자자들이 일본 M&A 브로커를 통해 골프장 매물 조사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도쿄와 오사카 등 대도시 인근의 골프장이 각광 받았던 과거와 달리 한국과 거리가 멀지 않으면서도 비교적 한적한 소도시 매물이 인기를 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국내 중견기업과 일본 골프장 투자를 위한 현지 조사를 마쳤다”며 “일본 내 수요 보다는 국내 이용객의 원정 수요를 공략하기 위해 투자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 부동산 개발업체 싸이칸홀딩스는 올해 1분기에만 일본 골프장 2곳을 인수한 바 있다. 일본 규슈 사가현 소재의 아미야마 컨트리클럽(이하 텐쟌 CC)과 위진스타일 국제컨트리클럽(이하 위진스타일 GC)를 현지 채석업체인 ㈜타니구치로부터 각각 100억원 안팎의 가격에 인수했다. 

골프장 규모는 텐쟌 CC가 27홀(본코스 18홀, 북코스 9홀), 위진스타일 GC가 18홀로 싸이칸홀딩스는 지난 2007년 인수한 다케오·우레시노 컨트리클럽(이하 다케오·우레시노 CC)까지 규슈지역에만 3개의 골프장을 보유하게 됐다. 싸이칸홀딩스가 해당 골프장들을 인수한 이후 젊은 한국인 이용자 비중이 크게 늘었다는 후문이다. 

이처럼 국내 투자자들이 일본 골프장에 큰 관심을 갖는 것은 한국 내 일본 골프장 수요가 가파르게 늘어난 영향이 크다. 코로나19를 거치면서 그린피가 천정부지로 치솟은 국내 골프장 대신 일본 골프장이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다. 

한국 그린피가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주중 61%, 주말 54% 상승해 일본 대비 2배 수준에 달하는 데다 여전히 예약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실제 여행예약플랫폼 인터파크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골프 패키지 상품 송출객은 코로나 이전인 2019년 같은 기간 대비 1240% 급증했다. 가장 많이 찾은 해외 골프 여행지는 일본으로 35%를 차지했다.

후쿠오카와 사가현 경우 한국에서 거리가 멀지 않아 골프를 목적으로 방문하는 한국인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후쿠오카와 사가현은 인천공항에서 1시간 30분 남짓이면 도착할 정도로 가깝다. 

여행객들이 인천공항 2터미널 출국장을 오가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저렴한 가격에 자금조달도 용이

여기에 일본 골프장 매물이 저렴한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는 점도 국내 투자자들의 구미를 당기는 요소다. 실제 일본 골프장 M&A 시장은 버블 경제 시절 무분별하게 지어졌던 매물이 쏟아지면서 공급 과잉 상태다. 국내 투자자들이 집중 공략하고 있는 후쿠오카와 사가현 등의 경우 100억원 정도면 A급 골프장을 인수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최근 엔저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일본 골프장 접근성은 더욱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 4월 1000원을 웃돌았던 원/엔 재정환율은 최근 900원선을 전후로 움직이고 있다. 지난달 말에는 900원선이 붕괴되기도 했다.

투자금도 국내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회원권을 분양해 쉽게 조달할 수 있어 투자자들의 부담이 크지 않다는 평가다. 비록 회원권이 예약 우선권 성격이 강하지만 해외에서 골프를 저렴하게 칠 수 있다는 이점에 많은 이용객들이 분양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일본 골프장 회원권은 1000만~1200만원의 가격대에 분양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IB업계 관계자는 “국내 투자자들이 현지 브로커들의 높은 수수료율에도 불구하고 일본 골프장 투자에 관심을 갖는 것은 높아진 수요와 낮은 진입장벽 때문”이라며 “일부 투자자들의 경우 다수의 골프장을 한 번에 인수한 이후 이를 활용해 패키지 상품을 판매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올리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일본 골프장 회원권에 대한 규제가 없다 보니 미끼 상품이거나 사기일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힘들다”며 “골프 이용객들 주의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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