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은 사치 아닌 투자…1000원으로 누구나 쉽게 시작"[이코노 인터뷰]
수집품 조각투자 '트레져러' 김경태 대표 인터뷰
"조각투자 대중화 위해선 객관적 가치평가 필수적"
올 4월 두나미스자산운용서 시리즈A 투자 유치
[이코노미스트 마켓in 김연지 기자] 서울에 사는 김 모씨는 우연찮은 기회로 대체투자에 밝은 홍콩 한 부호를 만난다. 한 병에 2000만원을 호가하는 와인을 주요 투자처로 삼는다는 말에 김 씨는 ‘마셔버리면 그만일텐데’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대체투자를 직접 체험해보기 위해 반병(약 1000만원 상당)에 투자한다.
그로부터 몇 달 후 김 씨는 해당 와인을 두 배 이상의 가격에 팔아 차익을 실현하는데 성공한다. 해당 와이너리 대표의 병세가 악화했다는 소식이 시장에 전해지면서 와인의 희소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명품 가방을 비롯한 수집품 기반 조각투자 플랫폼 ‘트레져러’를 운영하는 김경태 대표가 지난 2020년 겪은 일화다. 트레져러는 자산가들만의 소유물로 여겨져온 명품 시계와 파인 와인(fine wine), 명품 가방 등 고가의 수집품을 조각내 누구나 최소 1000원 단위부터 분할투자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조각 투자 플랫폼이다. 고가의 물품을 조각으로 나눠 판매하고, 나누어진 지분을 구매해 분할로 소유하는 구조다.
조각투자를 대체투자의 한 축으로 보고 있는 김경태 트레져리 대표를 최근 서울 신사동에 위치한 본사에서 만났다. 조각 투자란 자산을 작은 단위로 나눠 소액 투자자들에게 투자 기회를 제공하는 것으로, 소액으로 다양한 고가 자산에 투자할 수 있어 MZ 세대를 중심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김 대표는 세계 부호들의 투자 포트폴리오 중 조각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결코 작지 않다며 입을 열었다. 그는 “웰스리포트에 따르면 세계 부호들은 금융시장 불확실성에 투자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고 있는데, 이 중 대체투자는 전체 중 5%에 달한다”며 “대체투자에서도 수집품에 대한 투자는 4분의 1 수준으로 비싼 물품을 구입하는 것을 사치로 여기기보다는 하나의 투자 수단으로 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부호들에게 제한됐던 이러한 수집품 대체투자를 일반인도 참여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트레져러를 시작하게 됐다는 것이 김 대표 설명이다. 그는 “젊은 세대는 부동산과 미술품보다는 수집품을 통해 ‘나’를 나타내는 경향이 있다”며 “트레져러는 미래 소비 주축인 MZ세대 외에도 누구라도 일상에서 쉽게, 자신이 관심 있는 수집품에 투자할 수 있도록 진입 장벽을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실제 회사는 조각투자 서비스를 출시한 지 2년도 되지 않아 40만명 이상의 유저를 확보했다. 유저 연령대는 20~30대가 50%, 40대는 20% 수준으로 다양하게 분포되어 있다.
트레져러의 투자 방식은 이렇다. 회사가 희귀 수집품을 매입한 후 이에 대한 소유권을 조각으로 나눠 일반인 투자자에게 선보인다. 투자자들은 조각당 최소 단위인 1000원부터 시작해 원하는 만큼 지분을 매입할 수 있다. 추후 수집품의 가격이 올라가 높은 가격에 거래될 경우 투자자들은 원금과 수익금을 돌려받는다. 고가의 상품을 통으로 구매하는 것이 부담인 이들에게 적격인 대체투자 상품인 셈이다. 물론 수집품에 대한 도난 및 파손 리스크는 국내외 보험사 및 신탁사 등을 통해 안전하게 관리하고 있다는 것이 김 대표 설명이다.
유저가 빠른 속도로 유입되자 국내 투자사들도 트레져러에 주목했다. 회사는 앞서 디티앤인베스트먼트와 코인원으로부터 초기 투자를 받았고, 올해 4월에는 두나미스자산운용 등으로부터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수많은 조각투자 플랫폼사 가운데 투자사들이 트레져러에 주목한 이유에 대해 김 대표는 글로벌 확장성과 기술력 매력을 꼽는다. 그는 “부동산이나 미술품은 가치가 평가되는 방식이 주관적이라 일반인이 접근하기에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가격이 정해져 있는 명품 수집품은 이야기가 다르다. 세계 어디서나 통용되는 수집품을 메인 콘텐츠로 하기 때문에 우리나라뿐 아니라 해외 유저까지 골고루 아우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의 기술력도 투자를 유치하는데 있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김 대표는 “자체적으로 개발한 인공지능(AI) 기반의 크롤링 엔진 기술을 바탕으로 특정 수집품에 대한 전 세계 가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수집품의 가격을 보다 정확하게 제공할 수 있고, 소비자 선호 트렌드 또한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트레져러는 실제 이를 토대로 유저가 트렌드를 파악할 수 있는 다양한 리포트를 제공하고 있다.
플랫폼 볼륨이 커지다보니 국내외 증권사들의 러브콜도 이어지고 있다. 트레져러는 최근 미래에셋증권과 조각투자 사업 상호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양사는 이를 통해 투자 가치가 있는 수집품을 증권화하는 스터디를 시작으로 추후 토큰증권공개(STO·실물 혹은 금융 자산을 조각내 블록체인 기반 토큰에 연동한 ‘증권형 토큰’을 활용한 자금 조달 방법)를 활용해 다양한 상품을 제도권 내에서 고객에 제공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김 대표는 “트레져러는 앞으로 조각투자가 STO로 발행돼 대중에게 보다 유연하게 채택될 수 있도록 투자 진입 장벽을 낮출 것”이라며 “이를 위해 현재 ‘조각 선물하기’ 기능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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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부터 몇 달 후 김 씨는 해당 와인을 두 배 이상의 가격에 팔아 차익을 실현하는데 성공한다. 해당 와이너리 대표의 병세가 악화했다는 소식이 시장에 전해지면서 와인의 희소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명품 가방을 비롯한 수집품 기반 조각투자 플랫폼 ‘트레져러’를 운영하는 김경태 대표가 지난 2020년 겪은 일화다. 트레져러는 자산가들만의 소유물로 여겨져온 명품 시계와 파인 와인(fine wine), 명품 가방 등 고가의 수집품을 조각내 누구나 최소 1000원 단위부터 분할투자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조각 투자 플랫폼이다. 고가의 물품을 조각으로 나눠 판매하고, 나누어진 지분을 구매해 분할로 소유하는 구조다.
조각투자를 대체투자의 한 축으로 보고 있는 김경태 트레져리 대표를 최근 서울 신사동에 위치한 본사에서 만났다. 조각 투자란 자산을 작은 단위로 나눠 소액 투자자들에게 투자 기회를 제공하는 것으로, 소액으로 다양한 고가 자산에 투자할 수 있어 MZ 세대를 중심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김 대표는 세계 부호들의 투자 포트폴리오 중 조각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결코 작지 않다며 입을 열었다. 그는 “웰스리포트에 따르면 세계 부호들은 금융시장 불확실성에 투자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고 있는데, 이 중 대체투자는 전체 중 5%에 달한다”며 “대체투자에서도 수집품에 대한 투자는 4분의 1 수준으로 비싼 물품을 구입하는 것을 사치로 여기기보다는 하나의 투자 수단으로 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부호들에게 제한됐던 이러한 수집품 대체투자를 일반인도 참여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트레져러를 시작하게 됐다는 것이 김 대표 설명이다. 그는 “젊은 세대는 부동산과 미술품보다는 수집품을 통해 ‘나’를 나타내는 경향이 있다”며 “트레져러는 미래 소비 주축인 MZ세대 외에도 누구라도 일상에서 쉽게, 자신이 관심 있는 수집품에 투자할 수 있도록 진입 장벽을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실제 회사는 조각투자 서비스를 출시한 지 2년도 되지 않아 40만명 이상의 유저를 확보했다. 유저 연령대는 20~30대가 50%, 40대는 20% 수준으로 다양하게 분포되어 있다.
트레져러의 투자 방식은 이렇다. 회사가 희귀 수집품을 매입한 후 이에 대한 소유권을 조각으로 나눠 일반인 투자자에게 선보인다. 투자자들은 조각당 최소 단위인 1000원부터 시작해 원하는 만큼 지분을 매입할 수 있다. 추후 수집품의 가격이 올라가 높은 가격에 거래될 경우 투자자들은 원금과 수익금을 돌려받는다. 고가의 상품을 통으로 구매하는 것이 부담인 이들에게 적격인 대체투자 상품인 셈이다. 물론 수집품에 대한 도난 및 파손 리스크는 국내외 보험사 및 신탁사 등을 통해 안전하게 관리하고 있다는 것이 김 대표 설명이다.
유저가 빠른 속도로 유입되자 국내 투자사들도 트레져러에 주목했다. 회사는 앞서 디티앤인베스트먼트와 코인원으로부터 초기 투자를 받았고, 올해 4월에는 두나미스자산운용 등으로부터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수많은 조각투자 플랫폼사 가운데 투자사들이 트레져러에 주목한 이유에 대해 김 대표는 글로벌 확장성과 기술력 매력을 꼽는다. 그는 “부동산이나 미술품은 가치가 평가되는 방식이 주관적이라 일반인이 접근하기에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가격이 정해져 있는 명품 수집품은 이야기가 다르다. 세계 어디서나 통용되는 수집품을 메인 콘텐츠로 하기 때문에 우리나라뿐 아니라 해외 유저까지 골고루 아우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의 기술력도 투자를 유치하는데 있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김 대표는 “자체적으로 개발한 인공지능(AI) 기반의 크롤링 엔진 기술을 바탕으로 특정 수집품에 대한 전 세계 가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수집품의 가격을 보다 정확하게 제공할 수 있고, 소비자 선호 트렌드 또한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트레져러는 실제 이를 토대로 유저가 트렌드를 파악할 수 있는 다양한 리포트를 제공하고 있다.
플랫폼 볼륨이 커지다보니 국내외 증권사들의 러브콜도 이어지고 있다. 트레져러는 최근 미래에셋증권과 조각투자 사업 상호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양사는 이를 통해 투자 가치가 있는 수집품을 증권화하는 스터디를 시작으로 추후 토큰증권공개(STO·실물 혹은 금융 자산을 조각내 블록체인 기반 토큰에 연동한 ‘증권형 토큰’을 활용한 자금 조달 방법)를 활용해 다양한 상품을 제도권 내에서 고객에 제공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김 대표는 “트레져러는 앞으로 조각투자가 STO로 발행돼 대중에게 보다 유연하게 채택될 수 있도록 투자 진입 장벽을 낮출 것”이라며 “이를 위해 현재 ‘조각 선물하기’ 기능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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