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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구하는 기업들, GDP 대비 기업신용 ‘외환위기’ 수준 상회

한국은행 ‘2023년 금융안정상황’ 발표
명목 GDP 대비 가계신용 비율 101.7%, 기업신용 124.1%

서울 시내 한 시중은행에 기업금융 대출상담 등 업무 관련 안내문이 붙어있다.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이용우 기자] 국내 가계신용이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여전히 100%를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기업신용 비율은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수치를 상회하는 수준까지 치솟았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2023년 금융안정상황’에 따르면 국내 가계신용은 올해 2분기말 1862조8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0.5% 증가했지만, 전년 동기 대비로는 0.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 형태 별로 보면, 주택 관련 대출 증가폭이 늘어난 가운데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의 감소폭은 축소됐다. 

이에 명목 GDP 대비 가계신용 비율은 101.7%로 전분기 수준을 유지했고, 기업신용은 124.1%로 전분기(123.0%)보다 상승했다. 

한은은 “장기추세 대비 갭을 보면 가계는 마이너스 갭이 소폭 확대된 반면에 기업은 큰 폭의 플러스 갭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제공 한국은행]

우리나라의 명목 GDP 대비 가계신용 비율은 선진국의 73.4%, 신흥국의 48.4%와 비교해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명목 GDP 대비 기업신용 비율도 시설 및 운전자금 수요 증가를 비롯해 금융기관의 기업대출 확대 노력, 코로나19 금융지원 조치 등으로 빠르게 상승한 모습이다. 외환위기 당시엔 113.6%,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엔 99.6%로 이미 당시 수준을 넘어섰다.

기업대출을 부문별로 보면 업권별로는 비은행금융기관에서, 기업 규모별로는 중소기업에서 증가폭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의 성장성과 수익성이 전기·전자 등 주요 업종에서 부진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또 이자 지급 능력도 수익성 저하와 높은 대출금리 등의 영향으로 약화된 상황이다. 

한은은 최근 가계대출 증가세가 다시 확대되면서 명목 GDP 대비 가계신용 비율이 상승 전환할 것으로 내다봤다. 

주택 가격은 서울지역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가 올해 들어 상당폭 상승했고, 지난해 9월부터 올해 3월까지 감소했던 가계대출은 4월 이후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에 한은은 당분간 대출 증가세를 적절히 관리하는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특례보금자리론 등 정책모기지 공급속도 조절에 이어 장기 주담대, 인터넷전문은행 대출 등 최근 크게 늘어난 부문을 중점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기업신용이 비생산적 부문에 과도하게 유입돼 우리나라 경제의 성장 잠재력을 제약하지 않도록 정책적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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