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크’ 벗은 로앤컴퍼니, AI 기술력 강화…“챗GPT보다 문제 잘 푼다”
로앤컴퍼니 ‘빅케이스GPT’ 구축…변호사시험 객관식 정답률 53.3% 달성
[이코노미스트 정두용 기자] ‘법률 리스크’에서 벗어난 로톡 운영사 로앤컴퍼니는 도약의 발판으로 인공지능(AI) 기술력 강화를 꼽았다. 회사가 보유한 AI 모델에서 유의미한 성과가 나오는 등 시장 확장을 가속하고 있는 모습이다.
로앤컴퍼니는 ‘빅케이스GPT’가 제12회 대한민국 변호사시험 객관식 문제에서 53.3%의 정답률을 달성했다고 18일 밝혔다. 빅케이스GPT는 AI 기반 통합 법률정보 서비스인 빅케이스와 로앤컴퍼니가 만든 자체 AI 시스템이다. 빅케이스GPT의 정답률 53.3%는 오픈AI의 GPT-4 보다 19.3%포인트 높다. 오픈AI의 GPT-4는 대표적 생성형 AI 서비스로 꼽히는 챗GPT를 가동하는 모델이다.
로앤컴퍼니는 지난 3월 오픈AI의 언어 모델 GPT-3.5와 GPT-4를 활용해 변호사시험 객관식 문항을 풀도록 하는 자체 실험을 실시했다. 각각 28.7%와 34%의 정답률이 나오는 것을 확인했다. 변호사시험 객관식 문항은 공법 40문항, 민사법 70문항, 형사법 40문항 등 총 150문항으로 구성된다. 반면 빅케이스GPT는 이 문항 중 각 19개·40개·21개 등 총 80개의 정답을 맞혔다.
로앤컴퍼니는 2014년 2월 법률 서비스 플랫폼 ‘로톡’을 출시한 이후 각종 변호사 단체와 갈등을 겪어왔다. 로톡이 ‘불법 서비스’란 취지의 고발도 이어졌다. 지난 8년간 로앤컴퍼니는 법률 리스크를 안고 경영을 이어왔다. 그러나 법원은 로앤컴퍼니의 서비스가 불법적이지 않다는 판단을 내렸다. 9월 26일 법무부 변호사징계위원회가 로톡 이용을 이유로 제재 의결을 받은 변호사 123명에 대해 ‘전원 징계 취소’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해당 결정을 끝으로 로앤컴퍼니를 둘러싼 모든 리스크가 현재는 해소된 상태다. 로앤컴퍼니는 징계 취소 결정 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AI를 기반으로 사업 도약을 이루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빅케이스GPT는 해당 전략의 일환으로 기능을 강화하고 있는 모델이다.
로앤컴퍼니는 빅케이스GPT에 GPT-4를 기반으로 증강검색생성기법(RAG·Retrieval-Augmented Generation) 모델과 자체 고안한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을 적용했다. 이와 함께 국내 최다 판례(329만건)를 보유한 빅케이스의 데이터도 활용했다. 빅케이스 보유 판례 중 정보 가치가 높은 데이터를 AI 모델 강화에 사용했다. 빅케이스가 보유한 정보를 토대로 벡터화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 법률 분야 질의에 최적화된 답변을 내놓도록 빅케이스GPT를 설계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로앤컴퍼니는 빅케이스GPT에 판례뿐 아니라 빅케이스가 보유한 ▲법령 14만5000건 ▲결정례 7000건 ▲유권해석 7000건 등 총 16만 건의 법률정보도 추가로 학습시켰다. 회사 측은 “빅케이스GPT는 생성형 AI의 최대 한계점으로 꼽히고 있는 할루시네이션(환각·정보 왜곡 현상)을 ‘제로’에 가깝게 통제해 데이터의 신뢰성을 대폭 강화한 것이 특징”이라며 “반복적인 테스트를 통해 빅케이스GPT가 가짜 판례나 법령을 제시하지 않는 수준에 이른 것에 대한 검증을 마쳤으며, 향후 지속적인 QA를 거쳐 이를 완벽하게 제거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로앤컴퍼니는 향후 빅케이스GPT에 다수의 언어 모델을 실험·적용하고 자체적으로 개발한 최적의 언어 모델을 추가로 적용, 시스템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내년 상반기 중 ‘슈퍼로이어’(Super Lawyer·가칭)라는 AI 기반의 변호사향 B2B SaaS 서비스를 신규 출시할 방침이다. 케이스텍스트(Casetext)의 코카운슬(Cocounsel) 서비스와 유사하게 ▲법률 메모 생성 ▲법률서면 요약 ▲법률 질의응답 등의 기능을 제공해 변호사의 업무 효율 제고에 기여한단 목표를 세웠다.
김본환 로앤컴퍼니 대표는 “한국어와 대한민국 법률에 최적화된 언어 모델로 개발될 슈퍼로 이어는 변호사를 돕는 ‘AI 법률 비서’와 같이 구동되며 변호사의 업무효율을 극대화하는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며 “법률AI연구소를 중심으로 변호사님들의 성과를 높이기 위한 서비스 출시에 집중해 더 많은 변호사님의 업무환경 개선에 도움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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