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합법적 매수” 금감원 “시세조종”…8개월 전 그날 무슨일이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 구속
SM엔터 인수 과정서 시세 조종 혐의
지난 2월 공개매수 막으려 2400억 투입
‘5%룰’ 위반 의혹도…카카오는 전면부인
[이코노미스트 마켓in 허지은 기자] 에스엠(041510)(SM엔터테인먼트) 인수전에서 최종 승리한 카카오(035720)가 최근 시세조종 의혹에 휩싸였다. 지난 2월 하이브(352820)의 공개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총 2400억원을 들여 고의로 SM 주가를 조종했다는 의혹이다.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이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SM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시세 조종과 ‘5%룰’ 공시 위반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인 가운데, 카카오 투자의 한 축을 담당해온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CIO)가 구속되면서 수사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서울남부지법 김지숙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9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받는 배 대표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한 뒤 “증거인멸 및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다만 배 대표와 함께 구속영장이 청구된 강호중 카카오 투자전략실장, 이준호 카카오엔터 투자전략부문장 등 2명에 대한 구속영장은 기각됐다.
김 부장판사는 이들의 혐의 내용이 무거우나 ▲불구속 수사원칙 ▲사실관계가 상당 정도 규명돼 증거 인멸 및 도주 우려가 없음 ▲관여정도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앞서 지난 13일 법원에 이들은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들은 올해 2월 SM 경영권 인수 과정에서 경쟁 상대인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시세를 조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카카오, 2400억 들여 시세 조종 나섰나
올해 2월 카카오와 하이브의 SM 인수전은 그야말로 점입가경이었다. 카카오와 SM 측은 하이브의 지분 매입을 ‘적대적 인수’로 규정했고, 하이브는 이에 공개매수로 맞불을 놨다. 하이브는 2월 10일부터 28일까지 SM 공개매수를 실시했으나 갤럭시아에스엠(011420)이 23만3813주, 개인 투자자가 4주 응찰에 나서면서 목표 수량(595만1826주) 확보에 실패했다.
당시 하이브는 SM 주식을 주당 12만원에 공개매수해 지분 25%를 확보하려 했으나 공개매수 나흘째부터 SM 주가가 12만원을 웃돌면서 경영권 확보에 실패했다. 이와 관련해 하이브는 IBK투자증권 판교점에서 SM 대량 매수 주문이 발생했다며 “누군가 시세를 조종해 공개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강하게 의심된다. 자본시장법을 위반한 것으로 의심되며 비정상적인 거래를 통해 시장 질서를 교란한 것”이라며 금감원에 조사를 요청했다.
이후 조사에 나선 특사경은 카카오 측이 하이브 공개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2400억여원을 투입해 SM 주가를 공개매수가격 위로 끌어올렸다고 봤다. 실제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하이브의 공개매수 마지막 날이던 2월 28일 각각 66만6941주, 38만7400주 등 SM 주식 총 105만4341주를 매수했다. 이날 SM 전체 거래량(344만6627주)의 30.6% 규모였다.
SM 주식 사들인 기타법인…카카오 우군?
특사경은 카카오 측이 ‘5%룰’을 위반했는지도 수사 중이다. 카카오는 지난 3월 7일 공시를 통해 2월 28일부터 3월 3일까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함께 SM 발행주식의 4.91%를 총 1443억원을 들여 확보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이에 앞선 2월 16일에 SM 지분을 대량 매집한 ‘기타법인’이 보유한 지분이 논란이 됐다. 이날은 하이브가 시세조종이 의심된다며 금감원에 조사를 요구한 날이기도 하다.
특사경에 따르면 당시 IBK투자증권 판교점을 통해 SM 지분을 매입한 기타법인은 ‘헬리오스 1호 유한회사’와 사모펀드(PEF) 운용사 원아시아파트너스였다. 두 회사가 등록된 주소지는 같은 건물로 확인됐다. 특히 원아시아파트너스는 2021년 카카오 계열사인 카카오VX에 투자를 단행했고, 카카오엔터 자회사를 인수하기도 하는 등 카카오와 인연이 깊은 곳이다.
자본시장법상 본인과 특수관계자가 보유하는 주식 합계가 해당 주식 총수의 5% 이상이 넘을 경우 5영업일 이내에 금융당국에 보고해야 한다. 당시 SM 주식을 사들인 원아시아파트너스, 헬리오스 1호 유한회사 등이 카카오 측과 특별관계자나 공동보유자였을 경우 5%룰을 위반했을 가능성이 있다.
특사경은 카카오의 시세조종 혐의 입증에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 7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카카오 시세조종 혐의에 대한 실체 규명에 자신이 있다”며 “이번 사건과 관련해 가능한 가장 높은 수준의 제재를 부과하는 등 모든 조치를 취할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카카오 측 변호인단은 “하이브와의 SM 경영권 인수 경쟁 과정에서 지분 확보를 위한 합법적인 장내 매수였다. 시세 조종을 한 사실은 없다”면서도 “(배 대표 구속과 관련해) 혐의 사실 관련해서 법정에서 충실하게 소명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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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이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SM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시세 조종과 ‘5%룰’ 공시 위반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인 가운데, 카카오 투자의 한 축을 담당해온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CIO)가 구속되면서 수사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서울남부지법 김지숙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9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받는 배 대표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한 뒤 “증거인멸 및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다만 배 대표와 함께 구속영장이 청구된 강호중 카카오 투자전략실장, 이준호 카카오엔터 투자전략부문장 등 2명에 대한 구속영장은 기각됐다.
김 부장판사는 이들의 혐의 내용이 무거우나 ▲불구속 수사원칙 ▲사실관계가 상당 정도 규명돼 증거 인멸 및 도주 우려가 없음 ▲관여정도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앞서 지난 13일 법원에 이들은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들은 올해 2월 SM 경영권 인수 과정에서 경쟁 상대인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시세를 조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카카오, 2400억 들여 시세 조종 나섰나
올해 2월 카카오와 하이브의 SM 인수전은 그야말로 점입가경이었다. 카카오와 SM 측은 하이브의 지분 매입을 ‘적대적 인수’로 규정했고, 하이브는 이에 공개매수로 맞불을 놨다. 하이브는 2월 10일부터 28일까지 SM 공개매수를 실시했으나 갤럭시아에스엠(011420)이 23만3813주, 개인 투자자가 4주 응찰에 나서면서 목표 수량(595만1826주) 확보에 실패했다.
당시 하이브는 SM 주식을 주당 12만원에 공개매수해 지분 25%를 확보하려 했으나 공개매수 나흘째부터 SM 주가가 12만원을 웃돌면서 경영권 확보에 실패했다. 이와 관련해 하이브는 IBK투자증권 판교점에서 SM 대량 매수 주문이 발생했다며 “누군가 시세를 조종해 공개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강하게 의심된다. 자본시장법을 위반한 것으로 의심되며 비정상적인 거래를 통해 시장 질서를 교란한 것”이라며 금감원에 조사를 요청했다.
이후 조사에 나선 특사경은 카카오 측이 하이브 공개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2400억여원을 투입해 SM 주가를 공개매수가격 위로 끌어올렸다고 봤다. 실제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하이브의 공개매수 마지막 날이던 2월 28일 각각 66만6941주, 38만7400주 등 SM 주식 총 105만4341주를 매수했다. 이날 SM 전체 거래량(344만6627주)의 30.6% 규모였다.
SM 주식 사들인 기타법인…카카오 우군?
특사경은 카카오 측이 ‘5%룰’을 위반했는지도 수사 중이다. 카카오는 지난 3월 7일 공시를 통해 2월 28일부터 3월 3일까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함께 SM 발행주식의 4.91%를 총 1443억원을 들여 확보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이에 앞선 2월 16일에 SM 지분을 대량 매집한 ‘기타법인’이 보유한 지분이 논란이 됐다. 이날은 하이브가 시세조종이 의심된다며 금감원에 조사를 요구한 날이기도 하다.
특사경에 따르면 당시 IBK투자증권 판교점을 통해 SM 지분을 매입한 기타법인은 ‘헬리오스 1호 유한회사’와 사모펀드(PEF) 운용사 원아시아파트너스였다. 두 회사가 등록된 주소지는 같은 건물로 확인됐다. 특히 원아시아파트너스는 2021년 카카오 계열사인 카카오VX에 투자를 단행했고, 카카오엔터 자회사를 인수하기도 하는 등 카카오와 인연이 깊은 곳이다.
자본시장법상 본인과 특수관계자가 보유하는 주식 합계가 해당 주식 총수의 5% 이상이 넘을 경우 5영업일 이내에 금융당국에 보고해야 한다. 당시 SM 주식을 사들인 원아시아파트너스, 헬리오스 1호 유한회사 등이 카카오 측과 특별관계자나 공동보유자였을 경우 5%룰을 위반했을 가능성이 있다.
특사경은 카카오의 시세조종 혐의 입증에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 7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카카오 시세조종 혐의에 대한 실체 규명에 자신이 있다”며 “이번 사건과 관련해 가능한 가장 높은 수준의 제재를 부과하는 등 모든 조치를 취할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카카오 측 변호인단은 “하이브와의 SM 경영권 인수 경쟁 과정에서 지분 확보를 위한 합법적인 장내 매수였다. 시세 조종을 한 사실은 없다”면서도 “(배 대표 구속과 관련해) 혐의 사실 관련해서 법정에서 충실하게 소명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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