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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선 HD현대 부회장[금주의 CEO]

부회장 승진에 경영권 승계 ‘속도’

불확실성의 시대입니다. 기업의 생존은 선택과 집중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겁니다. 최고 의사결정권자인 CEO(최고경영자)의 역량이 기업의 희비와 직결되는 이유입니다. CEO의 결정은 기업을 살리는 약이 될 수도 기업을 죽이는 독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한 주간 국내 CEO들의 선택을 들여다보고, 이목이 집중된 CEO를 소개합니다. 매주 토요일 오전 연재합니다. [편집자주]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사진 HD현대]

[이코노미스트 이창훈 기자] 그룹 지주사 사내이사를 맡은 지 2년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 부회장으로 승진한 경영인이 있습니다. 2021년 10월 사장에 오른 뒤 2년 1개월 만에 부회장을 맡은 것인데요. 1982년생 오너가(家) 3세 경영인이 세계 1위 조선사를 이끌게 된 겁니다. 이번 승진으로 경영권 승계 속도가 빨라질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조선뿐 아니라 정유, 건설기계 등의 경쟁력을 키웠고, 수소, 인공지능(AI) 등 미래 성장 동력을 발굴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이 주인공입니다.

재계 등에 따르면 HD현대가 이달 10일 단행한 사장단 인사에서 정기선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했습니다. 2021년 10월 당시 현대중공업지주(현 HD현대) 사장으로 승진한 지 2년 1개월 만에 부회장에 오른 것이죠. 2008년 현대중공업에 입사한 정 부회장은 2011년 보스턴컨설팅그룹에서 근무했다가 2013년 현대중공업에 재입사하는 다소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습니다. 그룹 기획‧재무팀뿐 아니라 현대글로벌서비스 대표, 현대중공업(현 HD현대중공업) 선박‧해양 영업본부 대표 등을 거쳤죠. HD현대그룹 내에서 주요 사업 두루 경험하며 착실하게 경영 능력을 쌓아왔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재계에선 “정 부회장이 지난해 3월 HD현대와 HD한국조선해양 사내이사에 선임된 이후 경영 전면에 나서고 있다”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HD현대그룹 지주사 사내이사를 맡기 전에는 경영 수업을 받아온 것으로 인식됐다면, 사내이사에 오른 이후엔 그룹을 대표해 책임 경영을 실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올해 초엔 세계 최대 규모의 가전‧정보기술(IT) 박람회인 CES 2023에서 HD현대그룹의 미래 전략인 ‘오션 트랜스포메이션’을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조선사를 넘어 ‘미래 개척자’(퓨처 빌더)로, 바다에 관한 무한한 잠재력을 활용해 지속 가능한 미래를 구현한다는 야심을 밝힌 셈이죠. 

정기선 부회장은 올해 초 열린 CES에서 “글로벌 에너지 위기와 기후 변화 등 인류에게 닥친 가장 시급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바다가 품고 있는 무한한 잠재력을 활용해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HD현대는 퓨처 빌더로서 바다의 근본적 대전환, 즉 오션 트랜스포메이션을 통해 인류 영역의 역사적 확장과 미래 세대를 위한 지속 가능한 성장에 앞장서겠다”라고 선언했습니다. HD현대그룹을 대표해 그룹이 나아가야 할 미래를 제시한 겁니다. HD현대에 따르면 정기선 부회장은 내년 CES에서는 기조연설을 할 예정이라고 하네요. 

HD현대 안팎에선 정기선 부회장에 관해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가 많아 보입니다. “섬세하면서도 소탈하다”라는 얘기도 들립니다. 새로운 기업문화 구축에도 힘을 쓰고 있다고 하는데요. 정 부회장은 지난해 12월 50주년 기념 비전 선포식에서 “새로운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기업문화가 필요하다”라며 “정말 일하고 싶은 회사, 직원들이 꿈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회사가 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올해 3월 경기도 판교 글로벌R&D센터에서 열린 사내 어린이집 ‘드림 보트’ 개원식에 등장하는 등 임직원 복지에 관심을 쏟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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