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3위로 우뚝 선 현대차그룹…전기차 시장까지 잡는다
[퍼스트 무버 현대]①
전기차 시대 ‘선구자’ 되겠다는 정의선 회장
독자 기술 개발한 울산서 새로운 도전 선포
[이코노미스트 이지완 기자] 1967년 조립공장으로 시작한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은 수많은 기술공의 꿈을 싣고 성장했다. 국내 최초의 자동차 조립공장에서 출발한 현대차 울산공장은 1975년 첫 번째 독자 개발 모델인 포니를 양산했다. 오늘날에는 5개의 독립된 공장설비에서 17개 차종을 생산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단일공장으로 성장했다. 이는 현대자동차그룹이 글로벌 3위로 도약하는 밑거름이 됐다.
울산공장 설립 이후 벌써 56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자체 기술이 없던 현대차는 어느덧 해외 유수 업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글로벌 자동차 기업으로 성장했다. 그럼에도 현대차의 도전은 계속된다. 오늘날, 현대차를 있게 해준 울산공장에서 미래 모빌리티 시대의 핵심이 될 전기차(EV) 경쟁력 확보에 나선다.
현대차의 시작점이 된 울산공장
1960년대, 정주영 선대회장은 염전과 어업이 주요 산업이었던 작은 어촌에서 대한민국 자동차 산업의 역사를 바꿀 현대차 공장 짓기에 나섰다. 육지와 바다가 맞닿은 울산은 수출을 통해 세계로 나가는 꿈을 실현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였다.
1968년 11월, 현대차 울산공장에서는 미국 포드사와의 합작으로 제작된 최초의 조립차 코티나가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현대차가 처음 판매한 승용차인 코티나는 잦은 고장으로 ‘섰다 하면 코티나’라는 조롱을 받았다. 당시 포드는 ‘비포장도로에서 차를 운행하지 말라’는 소극적인 해결책을 제시했다. 이를 계기로 현대차는 국내 실정에 맞는 국산 차·독자 기술 확보에 대한 꿈을 키우게 됐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울산공장 설립 7년 만에 세상으로 나온 현대차의 첫 번째 독자 모델 포니다. 이후 현대차는 글로벌 스탠다드(국가와 기업의 시스템이 전 세계적으로 통일된 기준에 부합하는 것)에 맞는 고품질 자동차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는 1983년 축구장 115개 이상의 크기를 자랑하는 종합 주행시험장 완공으로 이어졌다. 이곳을 거쳐 포니 엑셀·엑센트·아반떼 등 수십만 대의 현대차가 전 세계로 뻗어 나갔다.
“도전은 계속된다”…글로벌 3위의 큰 그림
56년이라는 기간 동안 현대차 울산공장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자체 기술이 없어 다른 회사의 차를 조립해 팔던 현대차는 포니를 양산하기 시작했고, 더 나아가 아반떼·싼타페·팰리세이드·GV80 등 글로벌 시장에서도 인정받는 신차를 생산하게 됐다. 전동화 시대 새로운 고성능 차의 기준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는 아이오닉 5 N 역시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생산된다.
현대차 울산공장의 발전은 현대차를 넘어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완성차업체로 도약하는 자양분이 됐다. 지난 해 울산공장에서만 142만4141대의 자동차가 생산됐다. 이를 발판으로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완성차그룹으로 도약했다. 지난해 기준 완성차 업체들의 IR 자료를 종합해 보면,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판매 실적은 684만5000대에 달한다. 이는 토요타그룹(1048만3000대), 폭스바겐그룹(848만1000대)에 이어 글로벌 3위에 해당하는 실적이다.
올해도 글로벌 3위의 자리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 현대차그룹은 548만1000대를 글로벌 시장에 판매했다. 이는 토요타그룹(826만5000대), 폭스바겐그룹(676만2000대)에 이어 3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자동차 불모지였던 대한민국, 이곳에서 조립생산자로 첫발을 내디딘 현대차 입장에서는 현재의 위치에 선 것 자체도 의미가 크다. 하지만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또 한 번의 도약을 위한 준비에 나서려는 모습이다.
국내외 EV 전용공장을 신설하는 것이 그 시작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부터 미국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 소재 EV 전용공장인 메타플랜트 아메리카를 짓고 있다. 연간 생산능력 30만대 규모로, 이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양산이 본격화될 예정이다. 지난 4월에는 기아가 경기도 화성에 첫 번째 전기 목적기반차량(PBV) 공장을 짓기 시작했다.
지난 13일에는 현대차 울산 EV 전용공장 기공식이 진행됐다. 지난 9월 기초공사를 시작한 울산 EV 전용공장은 연간 생산능력 20만대 규모의 첨단 생산시설로 오는 2025년 완공될 예정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현대차의 시작점인 울산공장에 약 2조원의 투자를 단행해 EV 전용공장을 만들기로 했다”면서 “현대차는 모빌리티를 통해 자유로운 이동경험을 제공하고 인류의 조화로운 공존을 실현한다는 꿈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미래 모빌리티로 가는 첫 관문은 전동화로, 울산 EV 전용공장은 전동화 시대 모빌리티 생산의 핵심 허브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며 “울산 EV 전용공장은 앞으로 50년, 전동화 시대를 향한 또 다른 시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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