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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인력감축 ‘칼바람’…부동산 PF 리스크 하반기 실적 판가름

미래에셋증권·하이투자증권 등 부동산 인력 축소
하나증권도 IB 강화 체질개선…구조조정 불가피
4분기 이어 내년 상반기까지 PF 리스크 실적 반영

국내외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지속되면서 작년에 이어 올해도 증권가에 부동산 투자 분야 인력 감축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마켓in 송재민 기자]국내외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지속되면서 작년에 이어 올해도 증권가에 부동산 투자 분야 인력 감축이 이어지고 있다. 연말 인사를 앞두고 미래에셋증권·하이투자증권 등이 부동산 인력 축소에 들어가며 대다수 증권사도 비슷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증권사들의 하반기 실적도 부동산 PF 리스크 규모에 따라 판가름날 예정이다.

1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일부 증권사들이 부동산 조직을 슬림화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10월 조직 개편을 하면서 7개 본부가 있던 부동산 사업부를 4개 본부로 통폐합했다. 투자개발부문과 프로젝트금융 부문 산하 각각 3개 본부와 인프라금융본부를 합쳐 7개 본부였으나 투자개발부문과 프로젝트금융부문이 대체투자금융부로 합쳐진 것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3분기 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5.5% 늘어난 1731억원을 기록했지만 해외 상업용 부동산 가치 하락으로 인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충당금 등이 반영되면서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29.8% 줄어든 768억원을 나타냈다. 대형 증권사들 중 해외 투자자산 비중이 높은 만큼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부동산 시장 불황이 손실 리스크로 이어진 결과다.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해외 부동산 홍콩 골딘파이낸셜글로벌센터 빌딩 대출금을 회수하기 위해 자산매각에 나서기도 했다. 

이홍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해외 부동산 위험 노출액(익스포저)이 약 2조2000억원에 달하며 이 중 약 1조원이 최근 문제가 부각되는 오피스로 파악되는데 보유 자산의 건전성 수준을 파악할 수 없어 실적 불확실성이 높다”며 “3분기에 인식한 손실은 대표적으로 미국 부동산 약 마이너스(-)600억원, 프랑스 부동산 약 -480억원이다”라고 분석했다. 

하이투자증권도 최근 “부동산 경기 침체 등 대내외 불확실한 사업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부동산금융 부문의 영업 조직을 효율화한다”고 밝히고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조직개편과 동시에 이뤄진 인사 조치에서는 임원 7명 중 부동산PF 관련 임원이 5명이고, 이 중에는 하이투자증권의 부동산PF 사업을 일궈낸 김진영 투자금융총괄 사장도 포함됐다. 

앞서 하이투자증권은 한 부동산개발업체에 브릿지론 대출을 해주는 조건으로 30억원 상당의 부실채권 매수를 종용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금감원이 사실 관계를 조사 중에 있다. 해당 논란에 대한 징계성 인사를 통해 ‘꼬리 자르기’에 나선다는 해석이다. 하이투자증권은 수년전부터 부동산 PF를 강화해왔지만 부동산 경기 악화로 자기자본 대비 우발부채 비중이 올 상반기 기준 82.8%로 업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리스크 관리가 미흡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었다. 

하나증권도 부동산 투자부문을 축소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시각이 많다. 하나증권은 최근 IB업계에서 업력이 긴 삼성증권 출신 정영균 신임 IB그룹장을 선임하면서 전통 IB부문 강화 기조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내년 초대형 IB 지정과 발행어음 업무 신청 계획을 앞세워 체질 개선에 나선 것이다. 이에 따라 부동산 부문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하나증권은 올 3분기 국내 상위 10개 증권사 중 가장 부진한 실적을 냈다. 3분기 기준 영업손실 569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37% 감소했고 같은 기간 당기순손실도 133.42% 떨어진 489억원으로 집계됐다. 

고금리 고물가 상황이 지속되고 있어 단기간 내 금융시장 안정화가 어려울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증권사의 수익성과 자산건전성이 부동산금융 시장의 영향을 크게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4분기에도 PF 리스크나 해외 투자사잔 평가 손실 등으로 인해 실적 전망이 어두울 것”이라며 “당분간 증권업의 상승 여력이 제한적이며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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