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고공행진 두산로보·에코프로머티…“VC들 경사났네”
[대박 공모주에 웃는 투자사]①
이달 13일 기준 양사 주가 공모가 대비 200% 넘게 상승
상장 전 지분투자 당시 대비 몸값 높아지며 차익실현액↑
자발적 보호예수 풀리는 시점 주가 추이는 엑싯 변수 될 듯
[이코노미스트 마켓in 이승훈 기자] 이차전지주 에코프로머티리얼즈(에코프로머티)와 로봇대장주 두산로보틱스의 주가 급등으로 투자사들이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양사의 주가가 연일 급등하면서 몸값도 고공행진 중이다. 투자사들이 상장 전 지분투자(프리 IPO) 당시만 해도 기업가치가 낮았던 만큼 개인투자자(개미)들보다 차익실현 배수는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13일 한국 거래소에 따르면 두산로보틱스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4.44% 내린 8만61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하락세로 돌아섰지만 주가는 공모가(2만6000원) 대비 230% 넘게 오른 상태다. 이날 시가총액(시총)도 5조5810억원을 달성하며 상장 당일(3조3317억원)보다 2조42493억원 넘게 불었다.
에코프로머티의 상승세도 매서웠다. 에코프로머티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0.07% 오른 14만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에코프로머티는 이날 종가 기준 공모가(3만6200원) 대비 280%넘게 상승했으며, 시총은 9조5895억원으로 상장 당시(2조4698억원)보다 4배 가까이 늘었다. 지난달 17일 상장 이후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때 이룬 수치다.
에코프로머티는 지난달 17일부터 이날까지 거래대금이 14조2664억원으로 유가증권시장 대장주 삼성전자(14조5340억원)와 격차를 좁혔다. 같은 기간 두산로보틱스는 거래대금 9조1568억원을 기록했다.
양사 모두 개미 군단에 힘입어 상승세를 키웠다. 해당 종목들에 투심이 쏠린 배경에는 두산로보틱스의 경우 고금리 기조 종료 기대감과 더불어 로봇산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책 등이 꼽힌다. 지난달 17일부터 시행된 ‘지능형 로봇 개발 및 보급 촉진법’(지능형 로봇법) 개정안에 따라 로봇의 실외 이동이 허용되면서 로봇산업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에코프로머티는 ‘배터리 아저씨’로 불리는 박순혁 작가가 에코프로머티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한 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박 작가는 최근 한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전구체를 만들어서 직접 필드에 투입할 수 있는 기업은 에코프로머티가 유일하다”며 “에코프로머티의 3년 후 적정주가가 38만원 수준”이라고 언급했다. 박 작가는 상장 후 에코프로머티를 추가 매수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양사 주가의 고공행진에 개미들만 웃는 것이 아니다. 진짜 ‘대박’ 웃음을 짓고 있는 곳은 프리 IPO 등을 단행한 벤처캐피탈(VC)로 보인다.
두산로보틱스는 지난 2021년 첫 외부 투자를 유치했다. 프랙시스캐피탈파트너스(프랙시스캐피탈)과 한국투자파트너스가 프리 IPO 형태로 각각 300억원, 1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했다. 프랙시스캐피탈이 운용하는 사모펀드 코봇홀딩스(6.82%)와 한국투자파트너스가 운영하는 사모펀드 케이아이피로보틱스(2.27%)가 두산로보틱스의 지분 약 9%를 획득해 주요 주주로 올랐다.
프리 IPO 당시보다 몸값 급등…향후 주가 추이는 ‘변수’
당시 평가된 기업가치는 약 4000억원이었다. 이들은 두산로보틱스 상장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보유 지분 중 70%에 해당하는 물량을 처분했다. 2년여 만에 투자원금의 6배에 가까운 금액을 회수 하게 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하지만 이달 13일 종가 기준 시총(5조5810억원)으로 본다면 두산로보틱스의 몸값은 첫 투자 당시보다 14배 가까이 뛴 셈이다. 향후 주가 추이를 예단할 수 없으나 추가 상승이 이어진다면 나머지 보유 지분에 대한 투자금 회수(엑시트)가 더 기대되는 상황이다.
프랙시스캐피탈과 한국투자파트너스는 나머지 30% 지분에 대해서 1개월에서 3개월까지 자발적으로 의무보유 기간을 차등해 설정했다. 프래시스캐피탈의 경우 한 달, 두 달, 세 달 시점마다 각각 10%씩 보호예수를 걸어뒀다. 이들의 차익실현 시점은 향후 주가 추이를 보고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에코프로머티에 투자한 BRV캐피탈매니지먼트(BRV캐피탈)도 상당한 금액의 차익 실현이 예상되면서 주목받고 있다. 지난 2017년 회사 설립 당시부터 에코프로머티에 꾸준히 투자를 이어온 BRV캐피탈의 공모 후 지분율은 약 25%다. 특히 LG가(家) 맏사위인 윤관 BRV캐피탈 대표가 에코프로머티 상장으로 수천억 원 이상 차익을 남길 것이란 전망이다.
현재 윤관 대표는 BRV캐피탈의 지분 상당량을 직접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BRV캐피탈의 수익 상당량이 윤 대표의 몫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다만 BRV캐피탈은 상장일로부터 6개월간 자발적 보호예수를 확약했다. 6개월 후 에코프로머티의 주가를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추가 상승이 이어진다면 윤 대표의 투자 포트폴리오는 더욱 탄탄해 질 것으로 보인다.
두산로보틱스와 에코프로머티가 상승세를 이어간다면 공모주에 대한 평가도 달라 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IPO에 나선 주요기업들의 청약 성적이 부진했거나 상장 이후에도 주가가 부진한 흐름을 보이면서 시장에는 공모주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특히 고점 이후 주가가 3분의 1토막이 난 파두뿐 아니라 올해 하반기에 상장한 기업들이 상장 첫날부터 주가가 크게 하락하는 흐름을 보이기도 했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에코프로머티와 두산로보틱스 거래 대금은 유가증권시장의 30%를 차지한다”며 “반도체 업종 테마가 쉬어가는 가운데 증시를 이끌 만한 주도주도 없어 최근 이슈인 이차전지나 신규 상장 종목으로 개인 수급이 몰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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