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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살부터 이어진 증여…한미반도체, ‘3대 경영’ 이어갈까 [지배구조 돋보기]

02·07년생 오너 3세, 지분 1.04%씩 보유
HBM 수혜주…3대 경영 대비한 선제 증여
3분기 어닝쇼크에도 실적 성장 자신감

[이코노미스트 마켓in 허지은 기자] HBM 수혜주로 주목받은 한미반도체(042700)가 ‘3대 경영’을 위해 잰걸음을 내고 있다. 현재 한미반도체는 창업주인 고(故) 곽노권 회장의 막내아들인 곽동신 부회장이 35% 이상의 지분을 보유해 확고한 지배체제를 구축하고 있지만, 지난 수년간 곽 부회장의 두 아들이 증여를 통해 지분을 늘리고 있어서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곽 부회장은 이달 1일 차남 곽호중군에게 주식 35만3680주를 증여했다. 지난 1일 종가(6만2000원) 기준 약 219억원 어치다. 해당 증여로 인해 곽 부회장 지분율은 기존 35.91%에서 35.54%로 감소했다. 

곽 부회장의 두 아들에 대한 증여는 이들이 미성년자일 때부터 이어졌다. 2002년생인 장남 곽호성군은 만 3세였던 2005년 한미반도체 상장 당시부터 지분 0.35%(5만1000주)를 부여받았고, 2007년생인 곽호중군은 만 1세 직후인 2008년 10월 지분 0.35%를 받았다. 이후 10여년간 장남과 차남에게 증여가 이어졌다. 현재 곽호성, 호중군의 지분율은 각각 1.04%로 동일하다. 

오너 3세 형제의 지분율은 고모들과 비등해졌다. 곽 부회장은 이달 별세한 창업주 곽노권 회장의 막내아들로, 위로 누나 넷을 뒀다. 1974년생인 곽 부회장은 올해 만 49세다. 누나는 혜신(65년생), 명신(67년생), 영아(71년생), 영미(69년생) 씨다. 지분율은 셋째 곽영미(2.01%)씨가 가장 많고 영아(사녀·1.76%)·명신(차녀·1.75%)·혜신(장녀·1.70%)씨 순이다. 곽 부회장의 숙부 노섭(0.89%)씨 지분율은 이미 넘어섰다. 

곽 부회장이 40대로 젊고, 3세들이 아직 어리다는 점에서 3세 경영을 속단하긴 이르다. 하지만 업계에선 한미반도체 오너 일가에서 긴 시간 순차적인 증여가 이뤄져온 만큼 3대 경영을 염두에 두고 선제 증여에 나섰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앞서 곽 부회장 역시 2008년 4월 부친인 곽 회장으로부터 무난하게 지분 증여로 경영권을 넘겨받기도 했다. 

한미반도체가 2005년 코스피에 상장할 당시 곽 부회장의 지분율은 2.59%에 불과했다. 당시 곽 회장의 지분이 46.5%로 절대적인 우위를 가져가면서다. 이후 2007년 9월 240만주 수증으로 곽 부회장의 지분은 12.6%(302만3333주)로 높아졌고, 곽 회장은 31.51%(756만2561주)로 낮아졌다. 이듬해인 2008년 4월 곽 회장이 남은 주식 중 378만주를 곽 부회장에게, 4명의 딸들에게 각각 56만6131주, 손자 호중군에게 8만7549주를 증여했다. 2년 간의 수증으로 곽 부회장 지분율은 2008년 27.42%로 올라 최대주주에 등극하게 됐다. 

현재 한미반도체는 곽 부회장을 중심으로 확고한 1인 지배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지난 4일 기준 곽 부회장은 지분 35.54%를 보유해 최대주주 일가 중 유일하게 30%가 넘는 지분을 확보했다. 작고한 부친과 누이, 아들, 숙부 등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55.01%에 달해 안정적인 지배구조가 돋보인다. 

통상 주식 증여는 주가가 떨어졌을 때 이뤄지는 경우가 많지만 한미반도체는 올해 HBM 수혜주로 거론되며 주가가 400% 넘게 상승했다. 연초 유가증권시장에서 1만1300원에 출발한 주가는 지난 11월 10일 장중 6만7900원까지 올랐고, 이후 소폭 조정을 받아 이날 5만8700원에 마감했다. 연초 이후 상승률은 419.47%에 달한다. 

실적 성장에 대한 자신감도 엿보인다. 한미반도체는 지난달 13일 주당 420원의 배당금 지급을 발표하면서 내년 매출로 4500억원, 2025년 매출로 6500억원의 목표치를 제시했다. 올해 매출 목표가 1400억원 수준임을 고려하면 내년엔 올해보다 3배 이상의 성장을 자신한 셈이다. 

변운지 하나증권 연구원은 “한미반도체의 TC본더 매출 성장은 2024년부터 지속될 것”이라며 “한미반도체는 올해 8월 5개 공장 가운데 3공장을 활용해 본더팩토리를 구축해 늘어나는 수요를 대비해 생산능력을 선제적으로 확보한 만큼 신규고객사를 확보한다면 빠른 매출 성장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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