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 리스크’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결국 리더십 교체
김성수·이진수 각자대표 체제서 권기수·장윤중 공동대표 체제로 전환
김범수로도 향한 ‘SM엔터’ 인수 리스크 반영된 듯…출범 후 첫 대표 교체
[이코노미스트 정두용 기자]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김성수·이진수 각자대표 체제에서 권기수·장윤중 공동대표 체제로 리더십을 변경한다.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불거진 주가 조작 의혹이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의 ‘사법 리스크’로까지 번진 상황이 반영된 대표 교체로 풀이된다. 신임 공동대표가 공식 취임에 앞서 쇄신 태스크포스(TF)장을 역임하기로 하면서 이 같은 시각에 힘이 실리고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신임 공동대표로 권기수 최고운영책임자(COO·Chief Operating Officer)와 장윤중 글로벌전략책임자(GSO·Global Strategy Officer)를 내정했다고 19일 밝혔다. 권기수·장윤중 신임 공동대표 내정자는 추후 이사회와 주주 총회를 통해 정식 선임 절차를 거쳐 대표로 공식 취임할 예정이다. 김성수·이진수 각자대표의 임기 만료는 오는 3월로 예정돼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신임 공동대표 내정자에 대해 “카카오 그룹과 엔터테인먼트 산업 전반에 대한 풍부한 경험과 이해를 갖추고 있다”며 “새로운 시각으로 변화를 이끌어갈 리더십의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전했다.
신임 공동대표 내정자가 회사 성장이 그간 다양한 성과를 마련했으나, 시장에선 이번 리더십 교체 배경으로 사법 리스크를 꼽는다.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3월 약 1조3900억원을 들여 SM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한 바 있다. 회사는 이 과정에서 경쟁사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시세조종을 진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혐의는 자본시장법 위반이다. 김성수·이진수 공동대표는 이 의혹으로 지난해 11월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과 홍은택 카카오 대표 등과 함께 검찰에 송치됐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2021년 3월 법인 출범 후 처음으로 리더십을 교체한다. 김성수·이진수 공동대표 아래 회사는 사업을 해외로 확장하는 등 다양한 성과를 냈지만 결국 사법 리스크에 발목이 잡혔다는 평가가 나온다.
권기수·장윤중 공동대표 내정자가 공식 취임 전까지 쇄신TF장을 함께 맡는 점도 이런 대내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리더십 교체란 해석에 힘을 싣고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권기수·장윤중 공동대표 내정자는 사내외 여러 이해관계자와 소통하며 실질적인 쇄신을 위해 필요한 과제들을 점검하고 시스템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
권기수 신임 공동대표 내정자는 2013년 다음커뮤니케이션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역임했다. 2014년 다음커뮤니케이션과 카카오의 합병을 주도한 인물로 꼽힌다. 이후 카카오M 경영지원총괄을 거쳐 현재 카카오엔터테인먼트 COO와 음악컨텐츠부문장을 맡고 있다.
2021년 카카오페이지·카카오M· 멜론이 합병한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출범 당시에도 시너지센터장으로 재무·경영전략 등을 총괄했다. 안정적 융합을 이끄는 등 경영 전반에 걸쳐 전문성을 보유한 인물이란 평가를 받는다. 권기수 신임 공동대표 내정자는 카카오 그룹과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문화와 사업에 대한 높은 이해를 바탕으로, 쇄신에 무게를 두면서도 사업 안정화에 주력할 계획이다.
장윤중 신임 공동대표 내정자는 2021년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 합류했다. 그간 글로벌 사업을 주도하며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데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다. ▲소니뮤직엔터테인먼트코리아 대표 ▲소니뮤직엔터테인먼트 아시아 허브 공동대표를 역임했다. 현재 카카오엔터테인먼트 GSO로서 북미 통합법인의 대표와 SM엔터테인먼트 최고사업책임자(CBO·Chief Business Officer)도 겸하고 있다.
장윤중 신임 공동대표 내정자는 글로벌 음악산업 내 주요 파트너사·아티스트 등과의 견고한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아티스트들의 해외 진출 등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글로벌 로드맵을 구체화하며 성과를 만들어 온 인물이란 평가를 받는다. 풍부한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K-콘텐츠의 글로벌 확산에 대한 기여를 인정받아 지난해 미국 문화와 사회에 큰 영향력을 끼친 아시아인을 선정하는 미국 골드하우스의 ‘A100’을 비롯해 ‘빌보드 인터내셔널 파워 플레이어스’ 등에 선정되기도 했다.
장윤중 신임 공동대표 내정자는 글로벌에 더욱 역량을 집중해, 지식재산권(IP) 기획 제작 유통을 아우르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글로벌 엔터산업 내 키플레이어로서 자리매김하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권기수·장윤중 신임 공동대표 내정자는 “새로운 변화를 앞두고 리더십을 맡게 되어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사회적 기대와 눈높이에 부응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이어가겠다”며 “동시에 콘텐츠 비즈니스의 혁신과 진화를 더욱 가속해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성장 잠재력을 글로벌 시장에 입증하며 진정한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성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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