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2’, 돌파구 찾기 안간힘…반전 꾀할 수 있을까
[K-뷰티 ‘빅2’의 부진]②
아모레·LG생건, 실적 부진 속 중소 브랜드 날개짓
빅2, 해외 시장 다변화 속도…지속성장 기반 마련
[이코노미스트 이혜리 기자] 국내 뷰티업계 1·2위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2년 연속 실적 악화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 팬데믹에 이어 지난해에도 중국발 악재로 실적이 또 꺾인 것이다. 양사 모두 2022년 말 나란히 새로운 수장을 맞이한 이후 첫 성적표라 더 뼈아프다. ‘빅2’가 고전하는 동안 화장품 제조업자 개발 생산 업체(ODM)와 중소·중견 화장품 기업은 호실적을 기록 중이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새로운 돌파구 찾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중국 외에도 미주·일본·중동 등 해외 시장 다각화와 브랜드 리뉴얼, 온라인 채널 구축 등을 통해 살 길을 모색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해외 시장 확대는 단기간 내 성과를 내기 어려워 고민이 깊어진다.
중소·중견 웃고…빅2는 ‘울상’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연간 매출액이 4조213억원으로 전년(4조4950억원) 대비 10.5% 줄었다. 영업이익도 1520억원으로 44.1%나 감소했다. 국내 매출은 전년 대비 14.4% 줄어든 2조2108억원을 기록했다. 해외 매출도 1조3918억원으로 5.5% 감소했다. 그동안 아모레퍼시픽의 실적을 견인해왔던 설화수, 헤라 등 럭셔리 부문의 매출도 전년보다 16% 감소했다.
LG생활건강의 지난해 매출은 6조8048억원으로 전년보다 5.3% 줄었다. 영업이익(4870억원)도 31.5% 감소했다. 전체 매출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뷰티사업의 영업이익이 1465억원으로 전년보다 절반(52.6%) 가량 감소하며 전사 통합 수치보다 하락 폭이 더 컸다. LG생활건강은 “면세 및 중국 매출이 두 자릿수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중국향 채널 매출 하락 및 해외 구조조정 비용 등으로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대기업들이 고전을 면치 못한 가운데, 국내 중소·중견 화장품 기업들은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지난해 수출 동향에 따르면 국내 중소기업 수출액 1위 품목은 화장품이었다. 중소기업들은 지난해 54억 달러(약7조1739억원) 어치 화장품을 해외에 판매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중소·중견기업의 화장품이 중국 외 지역에서 인기를 끌며, 이들의 제품 생산을 담당하는 ODM 업체의 실적도 성장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코스맥스의 지난해 실적은 매출 약 1조8000억원, 영업이익 약 1300억원으로 전망된다. 매출은 전년 대비 13%, 영업이익은 139% 증가한 수준이다. 한국콜마의 지난해 매출은 16%가량 증가한 2조1600억원, 영업이익은 약 93% 늘어난 1400억원으로 추산된다.
뷰티업계 관계자는 “대형 뷰티기업은 덩치가 있다 보니 민첩한 브랜드 전략 수립이 어렵지만 중소·중견 브랜드는 상대적으로 기민하게 소비자와 소통하며 브랜드 전략을 구축해온 것이 지금의 성과를 만들었다”며 “해외에서 지속적인 한류 열풍이 불어 K-뷰티 인지도가 올라가면서 인디 브랜드들이 선전했고, 제조사들 또한 이득을 보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돌파구 마련 안간힘…반전 있을까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중국 의존도를 줄이고 ‘포스트 차이나’ 시장 확보에 나섰다. 북미·일본·동남아 시장에서 글로벌 브랜드 육성과 성장을 지속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또 고비용 구조의 오프라인 매장을 축소, 온라인 채널 중심 사업 기반을 확대해 수익성 강화에 방점을 찍는다는 목표다.
아모레퍼시픽은 성장 잠재력이 큰 동남아 국가를 주목하고 있다. 최근 아모레퍼시픽은 더마 뷰티 브랜드 ‘에스트라’를 베트남 시장에 진출시켰다. 에스트라는 지난달 22일 베트남 최대 온라인 쇼핑 플랫폼 ‘쇼피’(Shopee) 브랜드관에 입점했다. 이어 베트남 현지 오프라인 멀티 브랜드 스토어인 ‘뷰티 박스’(Beauty Box) 17개 전 매장에도 입점한다. 지난해 9월 일본 진출을 시작한 에스트라는 이번 베트남 진출에 이어 올 상반기에 태국 진출도 앞두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뉴커머스(방문판매) 채널을 강화, 새로운 비지니스 모델 구축에 나섰다. 과거 아모레퍼시픽의 핵심이었던 방문판매를 온라인으로 전환해 매출 구조를 다변화하겠다는 의도다. 아모레퍼시픽 측은 “그간 축적한 오프라인 인적 판매 노하우를 바탕으로 디지털 중심의 유통과 소비 흐름에 맞춰 비지니스를 성장시키겠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온라인 뷰티판매자를 위한 ‘에딧샵’(A-dit SHOP)을 공식 론칭했다.
LG생활건강은 국내 시장에서 온라인과 H&B 채널을 중심으로 성장을 도모하고 북미·일본·동남아 사업 확대를 강조하고 있다. 북미 지역에서 빌리프· TFS·피지오겔 등 브랜드 투자를 확대할 예정이다. 또 일본과 동남아에서도 현지 특성에 맞는 브랜드를 강화해 시장을 더 적극적으로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이외에도 LG생활건강은 소비자 직접 판매(D2C)를 강화해 충성고객 확보에 집중한다. 특히 LG생활건강은 최근 4년9개월 만에 쿠팡과 직거래를 재개했다. 최근 카페24와 함께 ‘오휘’, ‘숨’, ‘글린트’ 등 D2C 공식 쇼핑몰 구축하며 공식 쇼핑몰은 총 12개로 늘었다.
뷰티업계 관계자는 “과거엔 빅2가 먼저 해외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방향을 제시해 인디 브랜드들이 이를 따라가는 모양새였는데 지금은 경계가 허물어진 분위기”라며 “여러 브랜드에서 소비자 니즈를 충족시켜줘 뷰티 시장이 재편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빅2가 해외 진출 다변화와 핵심 브랜드의 가치를 계속 키우는 전략을 취한다면 단기간 내는 아니더라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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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새로운 돌파구 찾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중국 외에도 미주·일본·중동 등 해외 시장 다각화와 브랜드 리뉴얼, 온라인 채널 구축 등을 통해 살 길을 모색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해외 시장 확대는 단기간 내 성과를 내기 어려워 고민이 깊어진다.
중소·중견 웃고…빅2는 ‘울상’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연간 매출액이 4조213억원으로 전년(4조4950억원) 대비 10.5% 줄었다. 영업이익도 1520억원으로 44.1%나 감소했다. 국내 매출은 전년 대비 14.4% 줄어든 2조2108억원을 기록했다. 해외 매출도 1조3918억원으로 5.5% 감소했다. 그동안 아모레퍼시픽의 실적을 견인해왔던 설화수, 헤라 등 럭셔리 부문의 매출도 전년보다 16% 감소했다.
LG생활건강의 지난해 매출은 6조8048억원으로 전년보다 5.3% 줄었다. 영업이익(4870억원)도 31.5% 감소했다. 전체 매출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뷰티사업의 영업이익이 1465억원으로 전년보다 절반(52.6%) 가량 감소하며 전사 통합 수치보다 하락 폭이 더 컸다. LG생활건강은 “면세 및 중국 매출이 두 자릿수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중국향 채널 매출 하락 및 해외 구조조정 비용 등으로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대기업들이 고전을 면치 못한 가운데, 국내 중소·중견 화장품 기업들은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지난해 수출 동향에 따르면 국내 중소기업 수출액 1위 품목은 화장품이었다. 중소기업들은 지난해 54억 달러(약7조1739억원) 어치 화장품을 해외에 판매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중소·중견기업의 화장품이 중국 외 지역에서 인기를 끌며, 이들의 제품 생산을 담당하는 ODM 업체의 실적도 성장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코스맥스의 지난해 실적은 매출 약 1조8000억원, 영업이익 약 1300억원으로 전망된다. 매출은 전년 대비 13%, 영업이익은 139% 증가한 수준이다. 한국콜마의 지난해 매출은 16%가량 증가한 2조1600억원, 영업이익은 약 93% 늘어난 1400억원으로 추산된다.
뷰티업계 관계자는 “대형 뷰티기업은 덩치가 있다 보니 민첩한 브랜드 전략 수립이 어렵지만 중소·중견 브랜드는 상대적으로 기민하게 소비자와 소통하며 브랜드 전략을 구축해온 것이 지금의 성과를 만들었다”며 “해외에서 지속적인 한류 열풍이 불어 K-뷰티 인지도가 올라가면서 인디 브랜드들이 선전했고, 제조사들 또한 이득을 보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돌파구 마련 안간힘…반전 있을까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중국 의존도를 줄이고 ‘포스트 차이나’ 시장 확보에 나섰다. 북미·일본·동남아 시장에서 글로벌 브랜드 육성과 성장을 지속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또 고비용 구조의 오프라인 매장을 축소, 온라인 채널 중심 사업 기반을 확대해 수익성 강화에 방점을 찍는다는 목표다.
아모레퍼시픽은 성장 잠재력이 큰 동남아 국가를 주목하고 있다. 최근 아모레퍼시픽은 더마 뷰티 브랜드 ‘에스트라’를 베트남 시장에 진출시켰다. 에스트라는 지난달 22일 베트남 최대 온라인 쇼핑 플랫폼 ‘쇼피’(Shopee) 브랜드관에 입점했다. 이어 베트남 현지 오프라인 멀티 브랜드 스토어인 ‘뷰티 박스’(Beauty Box) 17개 전 매장에도 입점한다. 지난해 9월 일본 진출을 시작한 에스트라는 이번 베트남 진출에 이어 올 상반기에 태국 진출도 앞두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뉴커머스(방문판매) 채널을 강화, 새로운 비지니스 모델 구축에 나섰다. 과거 아모레퍼시픽의 핵심이었던 방문판매를 온라인으로 전환해 매출 구조를 다변화하겠다는 의도다. 아모레퍼시픽 측은 “그간 축적한 오프라인 인적 판매 노하우를 바탕으로 디지털 중심의 유통과 소비 흐름에 맞춰 비지니스를 성장시키겠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온라인 뷰티판매자를 위한 ‘에딧샵’(A-dit SHOP)을 공식 론칭했다.
LG생활건강은 국내 시장에서 온라인과 H&B 채널을 중심으로 성장을 도모하고 북미·일본·동남아 사업 확대를 강조하고 있다. 북미 지역에서 빌리프· TFS·피지오겔 등 브랜드 투자를 확대할 예정이다. 또 일본과 동남아에서도 현지 특성에 맞는 브랜드를 강화해 시장을 더 적극적으로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이외에도 LG생활건강은 소비자 직접 판매(D2C)를 강화해 충성고객 확보에 집중한다. 특히 LG생활건강은 최근 4년9개월 만에 쿠팡과 직거래를 재개했다. 최근 카페24와 함께 ‘오휘’, ‘숨’, ‘글린트’ 등 D2C 공식 쇼핑몰 구축하며 공식 쇼핑몰은 총 12개로 늘었다.
뷰티업계 관계자는 “과거엔 빅2가 먼저 해외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방향을 제시해 인디 브랜드들이 이를 따라가는 모양새였는데 지금은 경계가 허물어진 분위기”라며 “여러 브랜드에서 소비자 니즈를 충족시켜줘 뷰티 시장이 재편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빅2가 해외 진출 다변화와 핵심 브랜드의 가치를 계속 키우는 전략을 취한다면 단기간 내는 아니더라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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