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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린상사’로 번진 고려아연 vs 영풍 갈등...결국 법정행

고려아연, 사업 효율화 요구 수년간 거부 당해
사내이사 선임 및 변경 위한 이사회 소집 요청
영풍 측 이사 불참으로 사실상 거부 의사 밝혀
임시총회 소집 허가 신청서 오늘 법원에 제출

고려아연과 영풍의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사진은 (왼쪽부터) 장형진 영풍 고문,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사진 각 사 제공]
[이코노미스트 이지완 기자] 75년 동맹 관계가 깨진 고려아연과 영풍그룹의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주총에서 배당안을 놓고 대립했던 두 회사의 분쟁 불씨가 서린상사로까지 옮겨붙은 것이다.

서린상사는 1984년 고려아연 최창걸 명예회장이 설립한 회사다. 설립 초기에는 고려아연의 해외 영업부 역할이었으나, 업무 확대 등으로 영풍 측 물량까지 담당하게 됐다. 현재 경영권은 지분율 33.3%인 영풍이 갖고 있다. 다만 최대주주는 지분율 66.7%의 고려아연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예정됐던 서린상사의 임시 이사회는 정족수 미달로 무산됐다. 영풍 측 이사진이 모두 불참했기 때문이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영풍 측에서 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서린상사 이사진은 고려아연 측 4명(최창걸·최창근·노진수·이승호)과 영풍 측 3명(장형진·장세환·류해평) 등 총 7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날 예정된 서린상사 임시 이사회는 고려아연 측이 추천한 사내이사(신규 및 변경) 선임안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고려아연 측은 지난 14일에도 서린상사 임시 이사회를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영풍 측 반대로 불발된 바 있다.

고려아연 측이 서린상사 사내이사의 신규 선임 및 변경을 요구하는 이유는 사업 효율화를 위함이다. 서린상사 내 고려아연 사업 전담 조직을 만드는 것이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것이라고 판단해서다. 고려아연 측은 수년간 영풍 측에 효율화를 위한 사업 구조 개편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사업 효율이 떨어짐에 따라 서린상사의 실적도 곤두박질치고 있다. 서린상사의 최근 3년간(2021~2023년) 경영 실적(연결 기준)은 지속 하락세다. 연도별 매출액은 ▲2021년 2조2887억원 ▲2022년 2조4355억원 ▲2023년 1조5290억원이다. 영업이익은 ▲2021년 701억원 ▲2022년 570억원 ▲2023년 175억원으로 나타났다. 현재 서린상사는 영풍가 3세 장세환씨가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최근에는 영풍 석포제련소에서 연이은 중대재해 사망사고가 발생하면서 악재가 겹쳤다. 지난해 영풍 석포제련소에서 발생한 중대재해 사망 사고로 조업에 차질을 빚고 있는데, 올해 초 또다시 노동자 사망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불과 석 달 만의 일이다.

이에 환경단체들은 영풍 석포제련소 폐쇄를 요구하고 나섰다. 지난 12일 대구환경운동연합 등 지역 환경단체들은 서울 광화문 광장 앞에서 영풍 석포제련소 폐쇄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사태의 심각성을 느낀 고려아연 측은 결국 법정행을 선택했다. 고려아연은 이날 서린상사 임시 이사회 소집 무산 이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임시총회 소집 허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가처분 신청과 유사해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면서 “4월 둘째주 안에 기일이 잡힐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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