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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기업’ 포스코, 일-가정 양립 확산…장인화 회장 ‘사회적 책임’ 일성

“국가 발전에 기업 역할 분명…해야 할 일 찾을 것”
협력사 함께하는 ‘상생형 공동직장 어린이집’ 호평
저출생 해결에 집중…전임 회장이 쌓은 자산 계승

‘상생형 공동직장 어린이집’인 포스코동촌어린이집 내 2층 높이 실내 정원에서 교사와 원아들이 포스코 캐릭터 ‘포석호’가 그려진 옷을 입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포스코]

[이코노미스트 정두용 기자] “기업의 사회적인 책임에 대해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국가의 발전과 나라의 미래를 위해서 기업이 할 수 있는 역할이 분명히 있다고 본다. 이런 의미에서 전임 회장님이 가지고 있던 생각과 크게 다르지 않다. 국가와 사회를 위해 포스코가 해야 할 일을 열심히 찾아 성실히 수행하려고 한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은 ‘경영 이념’을 묻는 말에 이렇게 답했다. 최정우 전 포스코그룹 회장은 ‘기업 시민’이라는 포괄적인 경영 이념을 선포·운영해 왔다. 이런 경영 기조가 유지되느냐란 질문에 장 회장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꺼내놓으며 본인의 철학도 그간 포스코가 형성한 가치와 ‘일맥상통’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포스코는 ‘국민 기업’이라는 얻기 힘든 영예를 가지고 있다”며 “국가와 사회를 위해 포스코가 반듯하게 서 있는 모습이 되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장 회장이 이런 구상을 내놓은 건 지난 21일이다. 그는 이날 제56기 포스코홀딩스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에 오른 직후, 이사회를 통해 포스코그룹 제10대 대표이사(회장)에 선임됐다. 회장직에 오르자마자 기자간담회를 열고 그가 그리는 회사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재계에선 정 회장의 사회적 책임 강화 구상을 두고 ‘철강맨’의 이력이 잘 나타난 대목이라고 본다. 1988년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에 입사해 줄곧 포스코그룹에서 활약하며 쌓은 안목이 첫 기자간담회부터 나타났단 평가다. 또 포스코그룹 내부 인물이 회장직을 맡았기에 내놓을 수 있는 구상이란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국민 기업’ 포스코그룹이 쌓은 가치와 기조를 잘 이해하면서도, 전임 회장이 마련한 자산들도 계승하겠단 의지가 드러났기 때문이다.

포스코그룹은 실제로 오랜 시간 ‘상생’과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경영을 펼쳐왔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사회적 문제로 부상한 저출생 문제를 기업 관점에서 해결하려는 시도가 꼽힌다. 회사 측은 “사회공동체 일원으로 해결해야 할 대표적인 사회 문제 중 하나로 저출생을 선정해 기업 차원에서 해법을 제시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전했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대표이사)이 지난 21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제56기 포스코홀딩스 정기 주주총회를 마친 뒤 이어진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마친 뒤 사회자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시설·방식 ‘으뜸’…상생형 공동직장 어린이집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기조는 포스코가 2019년 4월 포항·광양에 임직원을 대상으로 운영하던 시설을 ‘상생형 공동직장 어린이집’으로 확장한 배경이 됐다. 당시 근로복지공단과 업무협약(MOU) 체결하며 마련된 이 어린이집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으로 이뤄진 사업주가 참여사업장 근로자를 위해 공동으로 설치·운영하는 구조다. 포스코는 물론 그룹사·협력사 직원 자녀가 함께 이용할 수 있다. 전체 정원 중 협력사의 자녀 비중은 50%에 달한다.

포스크의 ‘상생형 공동직장 어린이집’ 운영 제도는 그래서 대기업·중소기업 간 상생협력의 모범 사례로 꼽히고 있다. 저출생 극복의 핵심으로 꼽히는 ‘일과 가정의 양립’에 대한 사회적 요구 증대 분위기와 맞물리며 최근 세간의 주목을 받는 정책이기도 하다. 포스코는 이런 기조를 확장해 지난 2020년 6월 ‘저출산 해법 롤모델 제시’를 주요 경영 방침 중 하나로 삼은 바 있다.

포스코 측은 상생형 공동직장 어린이집에 대해 “미취학 자녀를 둔 협력사 직원들에게는 든든한 지원군”이라고 설명했다. ‘상생형 공동직장 어린이집’ 컨소시엄에 함께하는 기업은 포항지역에서만 ▲그룹사 19곳 ▲협력사 41곳에 달한다. 광양지역에는 ▲그룹사 18곳 ▲협력사·광양산단 업체 88곳이 함께하고 있다.
포스코지곡어린이집 교사와 원아들이 포스코 캐릭터 ‘포석호’가 그려진 옷을 입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포스코]

시설 역시 ‘포스코’답다. 포스코 본사 옆에 건립된 ‘포스코 동촌어린이집’은 2층 높이의 실내 정원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회사 측은 “아이들이 늘 자연을 느끼고 창의력을 높일 수 있다”며 “실내에서도 푸른 하늘을 볼 수 있게 천창을 둬 어린이집 곳곳에 햇살을 가득 담을 수 있게 했다”고 전했다.

실내 정원에는 열대과일 식물을 심어 자연 체험 학습장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개방형 도서관이나 신체 놀이 활동이 가능한 런닝 트랙도 장점이다. 2022년부터는 포스코 운영 어린이집 최초로 원어민 영어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광양제철소 주택단지에 건립한 ‘포스코 금당어린이집’ 역시 자연을 중심에 뒀다. ▲나무를 활용한 숲속 놀이터 ▲계절별 이벤트가 가능한 옥상 놀이터 ▲반응형 디지털 모션월 등의 시설을 갖췄다. 보육실은 남향으로 배치, 아이들이 계절의 변화를 직접 느끼며 자연과 소통할 수 있도록 했다. 주변 주택단지의 건물색과 조화를 고려해 밝고 따뜻한 색상의 고내식 철강재인 ‘포스맥 외장재’도 도입했다.

포스코는 이런 시설을 지속해 확장하고 있다. 서울 강남 포스코센터에 그룹사·협력사·입주사 자녀들이 이용할 수 있는 어린이집을 2020년에 새롭게 단장한 바 있다.

어린이집 확장뿐 아니라 제도 측면에서도 ‘저출생 해결’을 위한 노력을 지속 중이다. ‘경력 단절 없는 육아기 재택근무제’를 2020년 7월부터 시행하고 있다. 직원들의 출산을 장려하고 육아기 경력 단절 방지하겠단 취지다.

육아 복지 제도, 협력사로 ‘확산’

포스코는 이와 함께 협력사 직원을 대상으로 한 복리후생 지원 제도도 확장하고 있다. 2021년 6월 진행된 ‘포스코-협력사 상생발전 공동 선언식’이 대표적이다. 이를 기점으로 회사는 모든 협력사 직원 자녀들이 유치원부터 대학교까지 학자금을 전액 지원받을 수 있는 ‘포스코 상생협력 전액 장학금’을 위한 기금 조성을 매년 지원하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노사가 함께 협력사의 경쟁력과 협력사 직원의 행복이 포스코 경쟁력의 중요한 부분이라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며 “협력사들과 공존과 공생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 광양제철소는 비토섬에서 직원과 직원 자녀들을 위해 1박 2일 글램핑 행사를 개최했다. 행사에 참여한 직원과 자녀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사진 포스코]

포스코그룹이 오랜 시간 확대해 온 이런 육아 복지 제도는 장 회장 취임 후에도 유지·확대될 전망이다. 실제로 장 회장 취임 후인 지난 26일부터 포스코 광양제철소는 초등학생 자녀가 있는 직원을 대상으로 1박 2일 글램핑을 개최했다. 총 143명이 참석하는 이번 행사는 이달 말까지 2개 차수로 나눠 진행된다. 광양제철소는 국내 철강업계 최초로 지난 1월부터 격주 4일제를 도입하는 등 ‘일과 가정의 양립’ 제도 안착에 앞장서고 있다.

한편, 장 회장은 취임 다음 날인 지난 22일부터 100일간의 현장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첫 현장 방문 장소로는 포항제철소 2열연공장을 택했다. 포항 냉천 범람 당시 피해가 컸던 곳부터 찾아 직원들을 격려한 셈이다. 장 회장은 당시 “초유의 사태를 맞아 녹록지 않은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헌신적인 노력과 하나 되는 마음으로 정상화를 이뤄낸 여러분이 자랑스럽고 고맙다”며 “혹독한 시련을 새로운 희망으로 바꾼 여러분의 노고에 가장 먼저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지난 22일 포항 2열연공장에서 현장 직원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 포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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