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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美 생산기지 건설에 ‘5.2조 투자’…“AI 메모리 주도권 강화”

미국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 AI 메모리 생산기지 구축
2028년 하반기 차세대 HBM 양산 목표…퍼듀대 R&D 협력

SK하이닉스가 약 5조2000억원 투자해 미국에 인공지능(AI) 메모리 생산기지를 건설한다고 4일 밝혔다. 사진은 SK하이닉스가 지난 3월 양산에 성공한 초고성능 AI용 메모리 신제품 HBM3E. [사진 SK하이닉스]

[이코노미스트 정두용 기자] SK하이닉스가 약 5조2000억원 투자해 미국에 인공지능(AI) 메모리 생산기지를 건설한다.

SK하이닉스는 미국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 AI 메모리용 어드밴스드 패키징 생산기지를 건설하는데 38억7000만 달러를 투자한다고 4일 밝혔다. 퍼듀(Purdue)대학교 등 현지 연구기관과 반도체 연구·개발에 협력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3일(현지 시간) 웨스트라피엣에 위치한 퍼듀대에서 투자 협약식을 열고 이 같은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미국 정부·인디애나주 관계자와 퍼듀대 인사는 물론 SK그룹 경영진이 참석했다. SK하이닉스 측은 “인디애나 공장에서는 2028년 하반기부터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AI 메모리 제품을 양산할 예정”이라며 “글로벌 AI 반도체 공급망을 활성화하는 데 앞장설 것”이라고 전했다. 인디애나에 건설하는 생산기지와 연구개발(R&D) 시설을 바탕으로 현지에서 1000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SK하이닉스가 미국에 구축하는 생산기지엔 어드밴스드 패키징 기술이 접목된다. 어드밴스드 패키징은 고용량 확보를 위한 웨이퍼 집적도 기술 발전의 한계를 해소하면서 고성능 제품의 시장 요구사항을 충족시키기 위해 등장한 솔루션이다. 생성형 AI 서비스가 대거 등장하면서 데이터 처리량이 증가했고, 이에 따라 HBM와 같은 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어드밴스드 패키징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배경이다.

SK하이닉스 측은 인디애나주를 최종 투자지로 선정한 이유에 대해 “AI 메모리 시장 주도권을 확보한 ‘기술 리더십’을 강화하기 위해 미국에 대한 첨단 후공정 분야 투자를 결정한 것”이라며 “그간 최적의 부지를 물색해 왔는데, 미국은 AI 분야 빅테크 고객들이 집중되어 있고 첨단 후공정 분야 기술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주 정부가 투자 유치에 적극 나선 점이나 지역 내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제조 인프라가 풍부한 점 역시 선정의 배경이 됐다. 반도체 등 첨단 공학 연구로 유명한 퍼듀대가 있다는 점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SK하이닉스는 인디애나주와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파트너십을 구축할 계획이다. 또 퍼듀 연구재단을 비롯해 지역 비영리단체·자선단체 활동도 지원한다.

SK하이닉스는 계획된 국내 투자도 차질 없이 추진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회사 측은 “120조원을 투자해 생산기지를 건설하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현재 부지 조성 공사가 한창”이라며 “소부장 생태계를 강화하기 위해 소재·부품·장비 중소기업의 기술개발·실증·평가 등을 지원하는 ‘미니팹’도 건설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2024년 3월 첫 팹을 착공해 2027년 초 완공을 목표로 건설 중이다. 미니팹은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등을 실증하기 위해 300mm 웨이퍼 공정장비를 갖춘 연구시설을 말한다.

퍼듀대에서 개최된 투자 협약식에는 ▲에릭 홀콤(Eric Holcomb) 인디애나 주지사 ▲토드 영(Todd Young) 미 상원의원(인디애나) ▲아라티 프라바카(Arati Prabhakar)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장 ▲아룬 벤카타라만(Arun Venkataraman) 미국 상무부 차관보 ▲데이비드 로젠버그(David Rosenberg) 인디애나주 상무장관 ▲멍 치앙(Mung Chiang) 퍼듀대 총장 ▲미치 대니얼스(Mitch Daniels) 퍼듀 연구재단 이사장 ▲에린 이스터(Erin Easter) 웨스트라피엣 시장 등이 참석했다. 한국 정부에선 ▲조현동 주미 한국 대사 ▲김정한 주시카고 총영사가 참석했다. SK그룹에선 ▲유정준 미주 대외협력 총괄 부회장 ▲곽노정 SK하이닉스 최고경영책임자(CEO) ▲최우진 SK하이닉스 부사장(P&T 담당) 등 경영진이 참석했다.

에릭 홀콤 인디애나 주지사는 “인디애나주는 미래 경제의 원동력이 될 혁신적인 제품을 창출하는 글로벌 선두주자”라며 “SK하이닉스와의 새로운 파트너십이 장기적으로 인디애나주와 퍼듀대를 비롯한 지역사회를 발전시킬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토드 영 상원의원은 “SK하이닉스는 곧 미국에서 유명 기업이 될 것”이라며 “미 정부의 반도체 지원법을 통해 인디애나는 발전의 계기를 마련했고, SK하이닉스가 우리의 첨단기술 미래를 구축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했다.

멍 치앙 퍼듀대 총장은 “SK하이닉스는 AI용 메모리 분야의 글로벌 개척자이자 지배적인 시장 리더”라며 “이 혁신적인 투자는 인디애나주와 퍼듀대가 가진 첨단 반도체 분야 경쟁력을 보여주면서 미국 내 디지털 공급망을 완성하는 기념비적인 일”이라고 전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사장)는 “반도체 업계 최초로 AI용 어드밴스드 패키징 생산시설을 미국에 건설하게 돼 기쁘다”며 “이번 투자를 통해 당사는 갈수록 고도화되는 고객의 요구와 기대에 부응해 맞춤형(Customized) 메모리 제품을 공급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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