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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안 팔기 잘했다"...반등 '청신호' [이코노 株인공]

완전자율주행 모멘텀 확대에 주가 힘실려
AI 투자·로보택시 출시 등 잇단 비전 제시
국내 2차 전지주 본격 반등은 4분기 전망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이승훈 기자] 최근 ‘위기설’에 휩싸였던 테슬라의 주가가 급등세를 보이며 반전을 이어나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테슬라가 자사 기술인 완전자율주행(FSD) 소프트웨어를 중국에서 출시할 기반을 마련하는 등 잇단 호재가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테슬라 주가는 4월 29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전 거래일 대비 15.31% 급등한 194.05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테슬라는 장중 17.5% 가까이 오르며 지난 3월 1일 종가 202.64달러 이후 약 2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테슬라의 시가총액(시총)은 하루 만에 약 1000억달러(137조6000억원) 늘었다.

테슬라의 이번 주가 상승은 중국에서 FSD 서비스가 도입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4월 28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을 찾아 중국 2인자인 리창 국무원 총리를 만났다. 이후 테슬라가 FSD를 서비스하기 위한 규제를 통과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테슬라 상하이 기가팩토리에서 생산된 모델3과 모델Y 차종이 중국 당국의 데이터 안전 검사에서 적합 판정을 받았다. 외자기업 최초로 ‘적합’ 판정을 받은 것이다. 

또한 로이터와 블룸버그는 테슬라가 중국 포털업체 바이두와 지도 제작 및 내비게이션 부문에서 협력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바이두 측이 자사의 중국 공공도로 지도 제작 관련 라이선스에 테슬라가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다.

테슬라는 이미 4년 전에 FSD 소프트웨어를 출시했다. 하지만 중국에서는 당국의 데이터 규제 때문에 아직 이를 상용화하지 못하고 있었다. 자율주행 기술에 필요한 알고리즘 훈련을 위해선 중국에서 수집한 지형, 지리 등의 주행 중 얻은 관련 데이터를 미국으로 이전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검사 통과로 테슬라가 중국에서 수집한 데이터의 미국 이전 등과 관련된 협의도 급물살을 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FSD 서비스가 이뤄질 경우 비야디(BYD) 등 경쟁 전기차 회사들과 경쟁에 큰 도움이 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이번 중국 당국의 검사 통과 판정을 받은 업체는 테슬라를 비롯해 BYD, 리오토, 로터스, 호존, 니오 등 6개사 76개 차종이다.

최근 테슬라가 인공지능(AI) 분야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 계획을 밝힌 것도 자율주행 강화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테슬라는 자율주행 등을 위한 인공지능(AI) 개발에 100억달러(약 13조800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머스크는 4월 28일 자신의 엑스(X) 계정을 통해 “테슬라는 올해 학습과 추론을 결합한 AI에 약 100억달러를 투자할 것”이라며 “추론 AI는 주로 자동차에 사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머스크 CEO는 오는 8월 8일 FSD 기술을 적용한 로보택시(무인택시)를 공개하겠다고 밝히는 등 자율주행 기술의 완성도에 자신감도 보였다. 

‘자율주행’ 기술 자신감에 주가 반등 전망 

한 때 ‘천슬라’를 외치며 서학개미(해외주식 투자자)들의 원픽이었던 테슬라는 이제 외면의 대상이 되는 듯했다. 전기차 시장 경쟁 격화와 1분기 인도량 부진 등으로 지난해 말 255달러 수준이었던 테슬라 주가는 최근 실적 발표를 앞두고 140달러 아래로 내려갔다. 

올해 1분기 실적 역시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테슬라의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9% 감소한 213억달러를 기록했다. 순이익도 같은 기간 55% 감소한 11억3000만달러에 그쳤다. 매출과 순이익은 물론 주당순이익(EPS)도 45센트에 그쳐 시장전망치(51센트)를 하회했다.

하지만 머스크의 자신감과 테슬라의 잇단 ‘비전’ 제시에 투자자들은 다시금 기대감에 부풀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역시 테슬라다”, “안 팔기 다행이다”라는 반응을 보이며 머스크를 지지했다. 

머스크 CEO는 컨퍼런스콜에서 “당초 2025년 하반기에 생산하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됐던 신형 모델(모델2)의 생산을 내년 초부턴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테슬라 측은 딥러닝을 위해 엔비디아의 H100을 8만5000개 확보하는 등 AI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겠다는 계획과 지난 1분기 18~20% 증가한 4680 배터리의 생산량이 지속 증가할 거라는 전망도 제시했다.

이에 주가는 바로 반응했다. 테슬라는 4월 23일부터 4거래일간 34.12% 상승했다. 테슬라의 상승세는 지속될까. 

테슬라가 자율주행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이면서 주가에 대한 전망은 긍정적이다. 웨드부시증권의 댄 아이브스 선임 분석가는 “중국에서 FSD 면허를 획득하면 미국에서도 이를 획득할 가능성이 커진다”며 “테슬라가 차세대 성장 동력인 자율주행 추진에 날개를 달았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를 계기로 테슬라의 주가가 추가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테슬라 발 훈풍에 최근 힘을 잃었던 국내 2차 전지주에 대한 반등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4월 30일 LG에너지솔루션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77% 상승한 38만9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삼성SDI 역시 3.09% 오른 43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김지원 KB증권 연구원은 “매그니피센트7(M7·애플, 아마존닷컴,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플랫폼, 테슬라, 엔비디아) 종목 중 소외됐던 테슬라가 중국 완전자율주행 모멘텀으로 강세를 보인 만큼 국내 2차전지주에 영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국내 2차전지주의 유의미한 반등은 오는 4분기로 점쳐진다. 유안타증권 이안나 연구원은 “국내 2차전지의 유의미한 반등은 4분기로 예상된다”며 “GM과 테슬라의 수요가 본격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이지만 11월로 예정된 미국 대선으로 인해 주가 노이즈 발생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 삼원계 배터리의 경우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업체들의 북미 배터리 공급망 전략이 달라질 수 있다”며 “상반기엔 유의미한 수요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 고객사 수요 증가, 4680 배터리 등 신규 수주 모멘텀이 존재하는 4분기가 본격적인 반등의 시기”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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