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 이승훈 기자] 승려 복장을 하고 불경 리믹스 디제잉 공연을 해 큰 인기를 얻어 해외로 진출한 ‘뉴진스님’(개그맨 윤성호)에 대해 말레이시아 불교계가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한국에서 ‘힙한 불교’를 만드는 역할로 불교계 지지를 받았지만, 말레이시아에서는 불교계 불만과 함께 “입국을 막아달라”는 요구가 나와 논란이 되고 있다. 

10일 더스타 등 현지 매체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윤성호가 지난 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한 클럽에서 승려복을 입고 공연하는 모습이 소셜미디어 영상 등을 통해 퍼진 뒤 현지 불교계와 정치권 등에서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

위카시옹 말레이시아 국회의원은 “(뉴진스님의 공연은) 불교의 가치와 가르침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라며 “신성을 존중하기 위해 이민국, 경찰 등에 뉴진스님의 입국을 막도록 지시해 줄 것을 내무부 장관에게 호소한다”고 밝혔다.

뉴진스님은 지난 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한 댄스클럽에서 승려 복장을 하고 공연했다. 이후 그의 공연 영상이 사회관게망서비스(SNS)를 통해 퍼져나갔고, 이를 접한 위 의원이 해당 공연을 질책한 것으로 보인다.

보도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청년불교협회(YBAM)에도 뉴진스님의 클럽 공연과 관련한 민원이 여러 건 접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유흥 장소에서 승려를 흉내 내는 것이 부적절하다”며 말레이시아 클럽에서 뉴진스님이 다시 공연하는 것을 금지해달라고 당국에 촉구했다.

뉴진스님은 오는 21일인 베삭데이(부처님의 탄생, 깨달음, 죽음을 기념하는 축제) 하루 전 말레이시아에서 다시 공연할 예정이었으나 이러한 반발로 인해 결국 두 번째 공연은 취소됐다. 

반면 한국 불교계에서는 뉴진스님에 대한 평가가 긍정적이다. 대한불교조계종은 뉴진스님에 “젊은이들에게 새로운 불교, 젊은 불교를 알리는 데 뉴진스님의 역할이 컸다”고 격려하며 디제잉 헤드셋을 선물했다. 

그러면서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은 “불교는 나와 남이 함께 이롭고 행복해지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에 뉴진스님이 본인도 즐겁고 젊은이들에게 희망과 행복을 줄 수 있는 활동을 하길 바란다”고 뉴진스님에게 당부했다.

뉴진스님은 부처님오신날을 앞둔 오는 12일 서울 조계사 연등회 행사에서 디제잉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윤성호는 승려처럼 삭발한 헤어스타일로 20년간 활동해온 개그맨이다. 불교 신자였다는 그는 지난해 5월 열린 연등놀이 때 EDM(일렉트로닉댄스뮤직) 파티 DJ를 맡아 눈길을 끌었다.

이를 계기로 지난해 11월 ‘뉴진’이라는 법명을 약식으로 받은 뒤 뉴진스님이라는 캐릭터로 활동하고 있다. 최근 대만에서도 뉴진스님으로 디제잉 공연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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