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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투자증권 컴백, 시장판도 바뀔까…증권가 반응 보니

[우리투자증권의 부활] ③
10년 내 10위권 도약 포부…“추가 라이선스·인력·인프라 확보 관건”

서울 중구 소공로 우리금융그룹.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이승훈 기자] 우리금융그룹이 10년 만에 증권업 재진출을 선언하면서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리금융은 합병을 통해 새롭게 출범하는 증권사를 100% 완전자회사로 편입하고 10년 내 10대 증권사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다.
다만 소형 증권사를 인수한 탓에 증권업에서 영향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시일이 걸릴 것이란 관측이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는 지난 5월 3일 이사회를 열고 자회사인 우리종금과 포스증권을 합병하고 합병 법인을 자회사로 편입하기로 결의했다. 회사는 금융위원회 합병 인가 등 절차를 거쳐 3분기 내 증권사를 출범할 계획이다.

합병 증권사의 사명은 ‘우리투자증권’으로 사실상 확정됐다. 우리투자증권은 10년 전 우리금융이 농협금융지주에 매각했던 증권사와 이름이 같다. 당시 매각된 우리투자증권은 현재 NH투자증권으로 자기자본 7조원이 넘는 초대형 증권사로 성장했다.

우리종금과 포스증권의 자기자본은 지난해 말 기준 각각 1조1000억원, 500억원으로 합병 후 약 1조1500억원의 자기자본을 갖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4년 NH투자증권으로 인수될 당시 우리투자증권의 자기자본은 4조3850억원이었다. 현재 대형증권사로 자리매김한 NH투자증권과는 출발선부터 다르다는 얘기다.

더욱이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우리투자증권을 10년 내 업계 10위 규모의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 성장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초대형 IB가 되기 위해선 자기자본 4조원 이상 등의 자격 요건을 갖춰야 하는 만큼 현 시점 기준 3조원가량의 자본이 더 요구되는 셈이다. 이를 위해 우리금융 측도 지주사의 추가 증자 등을 통한 자본확충이나 중소형 증권사의 추가 인수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하지만 현재 시장에 매물로 나와 있는 증권사가 없기 때문에 인수·합병(M&A)을 통한 성장이 쉽지 않아 보인다.

체급·역량 한계점 명확…인력·인프라 정비 ‘잰걸음’

이에 업계에서는 새로 출범하는 우리투자증권이 초대형 증권사로 도약하기에 여러 관문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우리투자증권이 하반기에 출범하면 통합증권사의 자기자본 규모는 약 1조1000억원 수준으로, 증권업계 17~19위권에 위치할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포스증권의 규모가 작고 펀드 판매 위주의 사업구조로 빠른 시일 내에 큰 성과를 거두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직원 수가 이제 세팅하면 300명 정도인 데다 IB 쪽을 한다고 하지만 라이선스가 있는 것도 아니고, 이쪽으로 당장 자본금을 가지고 투자할 것도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리테일이 강한 것도 아닌 게 자산관리(WM)가 없는 데다 포스증권은 온라인 쪽 비즈니스다”라며 “고객이 많거나 자산잔고가 큰 상태가 아니어서 10년 내 10위권 대형사 목표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실제 포스증권은 국내 최대 온라인 펀드 판매 전문 플랫폼이지만 체급이 작은 데다 지난 5년간 만성 적자인 상황이다. 특히 금융투자업 라이선스도 펀드 판매업에 치우쳐있어, 주식과 채권 등 상품에 대한 중개업을 위해선 추가 라이선스 획득이 필요한 점도 한계다. 또 우리금융은 펀드슈퍼마켓 앱 기반으로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개발할 예정이나, 이미 자리를 잡은 대형증권사들을 따라잡기에는 시일이 걸릴 것이란 관측이다.

하지만 우리금융은 포스증권이 가진 디지털 역량과 우리종금이 가진 IB 기반을 장점으로 살린다면 충분히 성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우리금융은 최근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우리종금과 포스증권의 강점을 조합하면 우리금융이 추구하는 IB와 리테일 영업의 두 날개 전략을 펼칠 수 있는 최적의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사실상 인력 확보부터 인프라 구축 등 처음부터 기반을 다져가야 하는 상황이라 이를 얼마나 빠른 시일 내 구축할 수 있을지를 관건으로 보고 있다. 실제 우리투자증권은 IB 역량 확충을 위해 고위직 등 주요직책에 미래에셋증권(구 대우증권) 인사를 대거 영입하는 등 인력을 빨아들이고 있다.

우리투자증권 대표로 유력하게 점쳐지는 남기천 우리종금 대표와 양완규 우리종금 IB총괄 부사장, 박현주 우리종금 캐피탈마켓(CM) 본부장 등이 모두 대우증권 출신이다. 또 미래에셋증권의 법인영업 담당이었던 홍순만 이사는 우리종금 인사본부장으로, 김진수 미래에셋증권 출신 상무는 우리종금 경영기획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김범규 미래에셋증권 디지털본부장도 우리종금 디지털본부장으로 이직했다.

또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새롭게 출범하는 우리투자증권이 종합증권사의 모델로 가기 위해 인력·조직을 세팅하고 있는데 그게 얼마나 빠른 시일 내에 가능하고 정착할 수 있는지가 비즈니스의 관건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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