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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력과 성과가 폄훼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기업인 말말말]

유영상 SKT 사장
“특혜가 아니라 정당하게 이동통신 사업 진출”

지난 10일 서울 중구 SKT타워에서 열린 'IEEE 마일스톤(이정표)' 수여식에서 캐슬린 크레이머 IEEE 회장(왼쪽)과 유영상 SKT 대표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 연합뉴스]

기업인의 말 한마디에는 여러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개인적인 바람이나 생각부터, 추구하는 목표나 향후 사업 계획까지 결코 단순하지 않습니다. 회사의 규모, 회사에서 일하는 임직원이 많은 만큼 회사를 이끄는 기업인 한 마디의 무게는 가볍지 않을 것입니다. 최근 언급된 기업인의 말을 모아 그 의미가 무엇인지 들여다봅니다. [편집자 주]

[이코노미스트 이병희 기자] “SK텔레콤의 노력과 성과가 폄훼되는 것 같아 안타깝게 생각한다.”
유영상 SK텔레콤 사장은 지난 10일 SK T타워에서 열린 국제전기전자공학협회(IEEE) 마일스톤 등재 기념행사 후 이렇게 말했다. 유 사장은 “SK텔레콤 구성원으로서 제 청춘을 회사에 다 바쳤고 (SK텔레콤이)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세계 최초 상용화 등을 이뤘다”면서도 그 성과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 것 같다고 언급한 것이다.

IEEE 마일스톤은 ICT 분야 노벨상으로 불린다. 특정 신기술 개발 수준을 넘어 기술로 세상을 얼마나 변화시켰는지 평가해 수상하는데, 라디오 서비스 상용화가 대표적인 사례다. SK텔레콤은 CDMA 세계 최초 상용화로 본격적인 디지털 이동통신 서비스를 만들어낸 점을 인정받아 이날 IEEE 마일스톤에 선정됐다. SK텔레콤은 삼성전자, LG전자와 함께 수상했는데, 국내기업이 IEEE 마일스톤 선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런 날 SK텔레콤 사장이 노력과 성과에 대한 폄훼라는 강한 어조를 말한 것이다.

이 발언은 1994년 SK그룹의 이동통신 사업 진출 과정에 노태우 전 대통령의 기여가 있었다는 판결과 관련한 답변의 일부분이었다. 재판부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이혼 소송에서 SK그룹 성장의 배경과 함께 SK텔레콤을 언급했다. “최종현 전 회장이 태평양 증권을 인수하는 과정이나 텔레콤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노 전 대통령과의 사돈 관계를 보호막·방패막이로 인식하고 모험적으로 위험한 경영을 감행했다”며 “결과적으로 성공한 것”이라고 했다.

유 사장은 재판에서 언급된 내용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특혜가 아니라 정당한 방식으로 이동통신 사업에 진출했다. (회사를) 잘 경영해 오늘날 이 상황까지 온 부분에 대해 SK텔레콤 구성원으로서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회사의 노력과 성과가) 세상에 널리 알려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사실상 재판부의 판단이 틀렸다고 말한 셈이다.

그는 “당시 CDMA 상용화 성공 여부를 확신할 수 없었지만, 정부의 선도적인 ICT 정책에 따라 상용화를 추진하고, 여러 분야의 협업으로 구체화했다”며 “고객이 실제로 CDMA 서비스 사용할 수 있게 현장에서 밤낮없이 고생한 구성원들의 치열한 노력이 결실을 본 것”이라고 했다.

캐슬린 크레이머 IEEE 차기 회장은 SK텔레콤에 마일스톤 현판을 전달하면서 “CDMA 상용화를 위한 대한민국 민관의 협업 노력과 선견지명이 ICT 분야에 필수적인 기술을 세계에 제공한 이정표로 인정받게 됐다”며 “IEEE는 독창적이고 세상을 변화시킨 기술 사례이자 시대 혁신자들에게 영감을 준 CDMA 상용화 업적의 수상을 축하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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