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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대 회장님의 MZ식 소통[EDITOR’S LETTER]

[이코노미스트 김정훈 기자] 지난달 한 주류업체 회장과 인터뷰를 했다. 40년간 이 업계에서 한 우물만 판 장인이다. 업력이 긴 만큼 그는 주류업계와 관련된 이야기들을 재미있게 풀어냈다. 하지만 정작 내게 가장 흥미로웠던 내용은 인터뷰 말미, 주류업계 이야기가 아닌,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반 출생) 직원과 관련된 내용에서 나왔다.   

“직원들에게 ‘저처럼 열심히 일해라’ 이러면 ‘꼰대’가 됩니다. 신입사원들 면접을 볼 때도 저는 특별히 열심히 하라는 얘기를 하지 않아요. 그냥 ‘당신이 우리 회사에서 1시간이든, 1년이든, 나하고 일할 때는 항상 행복하게 일했으면 좋겠다’고 말합니다. 직원들이 행복해야 회사도 건강해지지 않겠습니까. MZ세대에 대한 걱정요? 저는 그들에게 ‘일해라 마라’ 하지 않습니다. 제 눈에는 자기들이 알아서 잘해요. 그들이 어려워하는 부분이 있으면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회사가 도와주면 됩니다. 뭐 소통이란 것이 별거겠습니까.”

그는 1960년생으로 올해 나이가 60대 중반이다. 흔히 꼰대로 불릴 만한 나이와 직함을 갖고 있지만 그의 입에서 나온 얘기들은 매우 인상적이고 신선했다. 이 정도 업력을 쌓은 경영자가 되면 젊은 직원들에게 하나부터 열까지 잔소리를 하거나 다소 꼬인 시선으로 그들을 바라볼 법하지만 오히려 반대였다. 

MZ세대와 꼰대 간 갈등이 언제적 얘기냐고 반문할 수 있지만 놀랍게도 이 문제는 현재 진행형이다. Z세대(2000년대 초반 출생), 잘파세대(Z세대와 2010년대 초반 출생한 알파세대를 합친 용어) 등 젊은 층을 지칭하는 명칭이 조끔씩 달라졌을 뿐 젊은세대와 기성세대 간 갈등은 여전하다. 특히 이 세대 간 갈등은 ‘직장’이라는 공간 안에서 각자의 역할 문제까지 더해지며 더욱 심화되는 편이다. 

기자는 1983년생으로 올해 41세다. MZ세대와 꼰대 그 중간쯤에 자리한 세대다. 자연스레 꼰대가 되기도, MZ세대가 되기도 한다. 두 가지 입장에서 상대편을 바라보며 느낀 점은 꼰대들의 경우 직장 생활 내에서 MZ세대의 무례함, 뻔뻔함을 참지 못하고 MZ세대는 꼰대들의 권위주의를 견디지 못한다.  

이런 세대 간 갈등을 어떻게 풀어야 할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기업 경영진들이 이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는 점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전체 인구에서 MZ세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30%를 넘어서며 생산과 소비의 주력세대로 부상했다. 또 주요 기업 구성원의 60%가량은 MZ세대다. 

MZ세대는 회사의 미래 전략을 이끌 핵심 인재들이기도 하다. 이제 이들 없이는 회사의 미래를 논하기도 어렵다. 대기업 오너, 최고경영자(CEO)들이 MZ세대들과 소통에 나섰다는 보도자료를 심심찮게 볼 수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누가 옳고 그르다의 문제가 아니다. 직원의 행복이 곧 노동생산성으로 이어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듯 이제는 기업 경영진들이 MZ세대를 바라보는 시각 자체를 바꿀 필요가 있다. 이제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회사와 경영자는 캐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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