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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요금 인상 필요” 김동철 한국전력 사장[기업인 말말말]

AI 산업 확대 등 전력망 투자 비용 56.5조원 이상 예상
'자구 노력 선행 필요' 지적도

김동철 한국전력 사장이 전력망 적기 확충을 위한 혁신 대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한국전력]

기업인의 말 한마디에는 여러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개인적인 바람이나 생각부터, 추구하는 목표나 향후 사업 계획까지 결코 단순하지 않습니다. 회사의 규모, 회사에서 일하는 임직원이 많은 만큼 회사를 이끄는 기업인 한 마디의 무게는 가볍지 않을 것입니다. 최근 언급된 기업인의 말을 모아 그 의미가 무엇인지 들여다봅니다. [편집자 주]


[이코노미스트 이병희 기자] “최소한의 전기요금 인상이 필요하다”

김동철 한국전력 사장은 24일 서울 영등포구 한전 남서울본부에서 열린 ‘전력망 적기 확충을 위한 혁신 대토론회’ 인사말을 통해 이렇게 말했다. 김 사장은 “국가경쟁력 강화와 국민경제 안정을 위해 에너지 혁신기업 생태계를 활성화하고 전력망 투자를 늘려야 한다”면서도 “현재 여건상 투자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했다. 한전의 재정 상황으로는 전력망 투자가 쉽지 않아 전기요금 인상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그는 탄소중립 실천, 안정적 전력공급, 국가 미래 성장 기여라는 세 가지 측면에서 국가기간망을 신속히 확충해야 할 필요성을 확인할 수 있다며 “미래 먹거리가 될 반도체‧바이오‧인공지능(AI) 등 첨단산업 모두 전력산업의 기반 위에 존재한다”고 말했다. 또 “AI 산업의 확대와 급속한 전기화로 인해 전력망 투자 비용은 기존 10차 설비계획에서 산출했던 56조5000억원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전기요금 인상 필요성에 대한 언급이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9월 한국전력 사장으로 취임한 그는 전기요금을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었다. 200조원이 넘는 막대한 부채로 심각한 재무 위기에 빠진 한국전력을 정상화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안은 전기요금 인상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한국전력은 장기간 전기요금 동결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전후 급등한 국제 에너지 가격 탓에 막대한 손실을 떠안아야 했다. 해당 기업의 재무제표를 보면 2021년 5조 8464억원, 이듬해에는 32조655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도 4조 5416억원의 손실이 났다. 3년간 약 40조원이 넘는 손실을 기록한 셈이다. 재계 관계자는 “한전이 일반 사기업이었다면 부도가 나도 여러 차례는 났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실제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난해 국회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어떤 대책이든지 있지 않으면 한전이 부도가 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전기요금 인상에만 매달리기보다 한전 스스로 위기를 극복하려는 자구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해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로 국회 인사청문회 자리에 섰던 방문규 후보자는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과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국민에게 요금 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할 수준 정도가 되려면 뼈를 깎는 구조조정 선행 없이는 그 얘기를 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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