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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통 ○○맨‧장르 타파‧우먼 파워…눈길 끄는 CEO들

[2024 100대 CEO]②
한 회사에 오래 몸 담으며 이해도 높여
장르 혁신하고…업계 트렌드 선도까지

한 회사에 오래 근무해 높은 로열티를 보이거나, 혁신을 이끄는 CEO들이 눈에 띈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이코노미스트 김윤주 기자] 100대 CEO들은 주로 한 회사에서 오래 근무한 ‘정통 ○○맨’으로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또한 기존 장르를 타파하는 혁신 리더십도 돋보였다. 기업가에 우먼 파워를 내보이며 존재감을 드러내는 CEO도 눈에 띄었다.

높은 로열티‧이해도로 기업 성장 이끌어
한 회사에 오랫동안 근무하며 회사에 대한 로열티와 이해도가 높은 CEO가 유독 눈에 띈다. 특히 100대 CEO에 꼽힌 금융지주 회장과 시중은행의 행장은 대부분 ‘정통 은행맨’이다.

우선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은 내부 현안을 누구보다 잘 아는 ‘정통 KB맨’이다. 계열사 KB국민은행의 이재근 행장 역시 ‘정통 KB맨’으로 꼽힌다. 두 사람 다 국민은행의 전신인 주택은행에 입행한 뒤 30년 이상 KB에 몸담고 있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은 신한은행 행원 출신으로, 은행장을 거쳐 금융지주 수장까지 오른 ‘정통 신한맨’이다. 신한금융 계열사인 신한은행의 정상혁 행장 역시 ‘정통 신한맨’의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두 사람 모두 30년 이상 한 회사에 몸담았다.

산업계에서 ‘정통 기업맨’들의 활약도 눈부시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겸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은 ‘정통 삼성맨’으로 불린다. 삼성전자 TV 사업 부문을 세계 1위로 이끈 ‘제조 전문가’로도 통한다. 1988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신입사원부터 대표이사직까지 오른 ‘전설적 인물’로 불린다.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는 1987년 LG전자의 전신인 금성사에 입사해 최고경영자(CEO) 자리까지 오른 ‘정통 LG맨’이다. 본사·사업부·해외법인 등을 두루 거치며 쌓은 노하우로 2021년 12월 대표직에 오른 뒤, 2023년까지 연간 매출이 3년 연속 최대치를 경신하는 성과를 써냈다.

임정배 대상 대표이사는 평사원에서 시작해 대표이사 자리에 오른 '샐러리맨 신화'의 주역이다. 임 대표는 1991년 미원통상에 입사해 30년 이상 대상에 몸담은 이른바 ‘대상맨’이다. 미원통상이 대상에 흡수 합병된 뒤, 상그룹의 역사를 함께 하며, 기업의 여러 위기 상황을 같이 돌파해왔다.

‘장르 타파’ 서슴지 않아…혁신 이끄는 CEO
장르를 넘나들며 혁신에 나선 CEO도 눈에 띈다. 새로운 사업 분야를 개척하는 것은 물론, 시장 내 혁신 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정유사들이 새로운 모습으로 변모하고 있다. 허세홍 GS칼텍스 사장은 지난 2019년 GS그룹의 주력 계열사 GS칼텍스 사장으로 취임했다. 허 사장은 정유 회사라는 한계에 얽매이지 않고 혁신을 쫓는다. 주유소를 개조해 전기차 충전‧차량 공유 등 서비스를 제공하는가 하면, ‘탄소 감축 문제’에도 진심이다. GS칼텍스는 수소·이산화탄소 포집·활용(CCU), 바이오, 폐플라스틱 리사이클링 등 탄소 저감 신사업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새롭게 구축하는 ‘그린 트랜스포메이션’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 또한 주영민 사장의 지휘 아래 미래 비전 창출하는 ‘종합에너지’ 기업으로 성장 위해 질주하고 있다. 기존의 원유 정제업뿐 아니라 윤활기유‧석유화학 등 다운스트림 사업에 진출해 수익 구조를 다변화한다. 전 세계적인 ‘탈탄소’ 흐름 속에서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창출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됐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향후 3대 미래사업(블루수소, 화이트바이오, 친환경 화학·소재 사업)이 중심이 되는 종합에너지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포부다. 

강한승 쿠팡 대표이사는 대한민국에 새로운 쇼핑 경험을 선사하며 유통업계 내 ‘혁신의 아이콘’으로 불린다. 강 대표가 갖고 있는 독특한 이력도 눈길을 끈다. 그는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제33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약 30년간 법조인으로 활동한 법률 전문가다. 이후 쿠팡과 관련된 다양한 법률 조언을 이어가며 인연을 쌓았다. 강 대표는 과감한 투자를 통한 고객경험 혁신 등으로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루고자 한다. 

정태영 현대카드·현대커머셜 부회장은 국내 금융사 수장 중 가장 독보적인 캐릭터를 가졌다. 정 부회장은 현대카드를 단순한 카드사가 아닌 문화예술 경영 기업, 금융 테크기업으로 만들기 위해 역량을 강화했다. 글로벌 시장 확장을 위해 비자와의 협력을 강화하며, 현대카드를 데이터 기업으로 전환하는 데 집중했고, 애플페이를 국내에 처음 도입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회사를 업계 최하위에서 1000만 고객을 보유한 일류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우먼 파워’ CEO, 트렌드 선도하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유통 업계의 대표적인 ‘우먼 파워’를 지닌 인물로 꼽힌다. 삼성 오너 일가인 이 사장은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장녀로 삼성그룹 최초의 여성 CEO다. 호텔신라는 지난 50년 동안 이어온 ‘신라 헤리티지’의 경쟁력을 강화하며 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기업으로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목표다.

국내 최대 플랫폼 기업인 네이버를 이끌고 있는 여성 리더도 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2022년 3월부터 네이버 수장에 올랐다. 대표이사 선임 당시 IT업계에선 1981년생 40대, MZ세대 여성 대표란 상징성 때문에 ‘파격 인사’란 평가가 나왔다. 최 대표의 경영 아래 네이버는 지난 2023년 8월 자체 초대규모 AI ‘하이퍼클로바X’를 공개하는 등 국내 AI 선두주자로 나서고 있다.

이선정 CJ올리브영 대표이사는 지난 2022년 10월 그룹 내 최연소 CEO이자 올리브영 최초의 여성 CEO로 선임됐다. 이 대표는 여성 생애주기와 연계한 펨테크(W케어)·이너뷰티 등 라이프스타일 카테고리를 확장하는 등 뷰티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 

김선희 매일유업 대표이사 부회장은 우유업계에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매일유업 설립 이래 탄생한 첫 여성 CEO다. 우유만 파는 기업은 생존이 불가능하다는 판단 하에 아몬드 음료‧단백질 음료 등으로 제품군을 다양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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