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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 행정통합 무산..."대구시, 경북도의장 사퇴하라"

홍준표 시장, 경북도의회 탓하며 SNS로 통합무산 선언
경북도의회 통합논의 재개 요구에 대구시 "경북도의장 사퇴하라"

홍준표 대구시장 [사진 대구시]
대구시와 경북도 간 행정통합 논의가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무산된데 이어, 후폭풍이 거세지는 모양새다. 협상 당사자간 논쟁이 확대되는 데다 책임론까지 불거지면서 날선 공방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경북도는 특법법안 쟁점인 시·군 권한과 기능 축소는 수용이 어렵다는 입장을 내놨다. 경북도는 28일 "경북의 시·군과 대구의 구·군은 면적, 재정 차이가 클 뿐아니라 기능과 역할도 달라 통합과 관련한 시·군의 권한, 기능 축소는 수용하기 어려운 문제"라며 대구시 통합안을 받아들일 수 없음을 시사했다.

경북도는 "대구는 상대적으로 시청에 예산이 집중돼 있는 대도시권 광역행정이 중심인 반면, 경북도는 도시, 농어촌 등 다양한 형태의 22개 시·군에서 복잡하고 다채로운 기능과 업무를 수행한다"고 설명했다.

여기다 통합 무산 책임을 놓고 대구시와 경북도의회가 감정 대립 양상마저 나오고 있다. 대구시는 이날일 통합 재논의 전제 조건으로 경북도의회 의장의 사퇴를 들고 나왔다. 황순조 대구시 기획조정실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27일 열린 경북도의 회의에서 박 의장이 홍준표 대구시장에 대해 도를 넘는 인신공격성 발언을 했다"면서 "박 의장의 막말 사과와 의장직 사퇴 조치가 이뤄질 경우 통합 논의를 재개할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경북도의회 박규탁 수석대변인 등은 이날 "통합 논의 과정에서 '민주적 절차와 협치', '말에 대한 신중함'을 요구한 것이 막말이라면 그동안 대구시장의 발언은 막말을 넘어서는 것"이라며 "(대구시장이) 일련의 사태에 책임지고 물러난다면 (의장직을 걸겠다고 했다"고 했다.

경북도의회는 이날 오전 '통합 무산 원인을 경북도의회와 경북도 집행부의 마찰 탓으로 돌리는 대구시의 주장을 비판하는 입장문을 내놓기도 했다.

한편 대구시의회의 이만규 의장은 이날 통합 논의가 사실상 무산된 것과 관련 "합의 기간을 9월로 연장하든, 장기과제로 남기든 상충된 이해관계 조율이 우선"이라면서 "시·도가 이견을 좁힐 수 있도록 시의회도 함께 나서겠다"며 중재 역할을 맡을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겼다.

이번 대구경북 행정통합은 지난 5월 17일 홍준표 시장이 제안하고 이철우 도지사가 화답하면서 전격 추진됐다. 초기에는 시장과 도지사의 공감대 형성으로 빠르게 진행됐다. 지난 6월 4일에는 홍준표 시장과 이철우 도지사, 이상민 행안부 장관, 우동기 지방시대위원장 등이 회동을 가진데 이어, 정부도 특별재정 등 전폭 지원을 약속했다.

이후 양측은 3개월 여간 통합논의를 이어왔지만, 시군 권한과 통합청사 문제 등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대구시는 대구와 안동, 포항 등 3곳에 통합특별시 청사를 설치하는 방안을 제시한 반면, 경북도는 현행대로 대구와 안동에만 두는 방안을 고수했다. 또한, 대구시는 시군 사무권한을 대구경북특별시로 집중하자고 제안했지만, 경북도는 시군에 더 많은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고 맞섰다.

통합논의가 지지부진해지자 대구시는 8월 26일 최종안을 제시하고, 경북도에 8월 28일까지 수용여부를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경북도가 양측간 이견을 9월 말까지 조율하자고 역제안하자, 홍준표 시장은 27일 SNS로 통합논의 무산을 선언했다.

한편, 대구참여연대는 28일 성명을 통해 "시도민은 물론 시도의회 논의도 없이 추진된 행정통합 무산은 예견된 일이었다. 홍준표 시장은 공식 사과하고 시의회는 행정력 낭비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밝혔다. 

홍성철 기자 thor0108@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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