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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미스·마르크스·케인스는 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가 [새로 나온 책]

울리케 헤르만의 ‘경제학 천재들의 자본주의 워크숍’
경제학 천재들의 삶·사상 통한 자본주의의 특징과 대안 고찰

저자 울리케 헤르만 /404쪽/1만9800원

[이코노미스트 이승훈 기자] 2008년, 미국발 세계 금융 위기는 주류 경제학자들의 오류를 만천하에 드러낸 결정적인 계기였다. 그들은 막대한 피해를 가져온 경제 위기를 제대로 예측하지 못했고, 그에 적절히 대처하지도 못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오늘날의 신고전주의 혹은 신자유주의 경제학자 들은 철저히 수학적인 모델에 입각한 이론을 내세웠고, 현실과 동떨어진 그들의 이론이 경제학계와 사회를 지배하고 있다. 그들은 국가가 개입하지 않더라도 시장이 언제나 ‘효율’적으로, ‘균형’을 금세 되찾는 방식으로 작동한다고 보면서 자유시장과 자유무역을 주창해왔다. 그들의 경제학 이론에서는 산업화, 투기, 대출 등 자본주의의 핵심 구성 요소들이 빠져 있고 화폐, 통화, 이윤 같은 요소들도 부차적인 문제로 여겨진다.

독일의 유력 일간지에서 20여 년간 일해온 경제 전문 기자이자 2016 케인스 소사이어티상 및 2019 오토 브레너 언론상 수상자인 저자 울리케 헤르만은 주류 경제학자들이 최근 금융 위기의 공범이라고 지적한다. 또 주류 경제학이 사회과학보다는 그들만의 독단적인 진리를 주장하는 ‘종교’에 가깝다고 비판한다.

더 나아가, 호황과 불황을 오가는 자본주의 체제 아래에서 앞으로도 반복될 경제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그 대안으로서 스미스, 마르크스, 케인스의 경제학으로 되돌아가 그들의 이론을 다시 배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스미스, 마르크스, 케인스 세 사람은 경제학사에서 강력한 영향을 미친 만큼 많은 이들의 오해를 사기도 했다.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이라는 표현으로 유명한 스미스는 개인이 이기심에 따라 자유롭게 이익을 추구하는 ‘자유시장’을 열렬히 옹호한 급진적 자유주의자라고 간주된다. 그러나 <국부론>에서 ‘보이지 않는 손’이라는 표현은 딱 한 번 언급될 뿐이며, 사실 스미스는 오늘날의 신자유주의자들과 달리 ‘시장’을 그렇게 중요시하지 않았다. 그는 “부자의 특권에 맞서 싸운 사회 개혁가”로서 부유한 지주와 상인에 맞설 의도에서 경쟁과 자유시장을 두둔한 것이다.

마르크스의 경우, 영국 경제학자 데이비드 리카도가 앞서 주장한 노동 가치론에 계급에 대한 관점을 더한 것뿐이라는 평가를 종종 받는다. 물론 그가 리카도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기는 했지만, 기존 경제학자들을 뛰어넘은 점들이 분명히 존재한다. 마르크스는 “자본주의의 역학을 정확하게 기술한 최초의 사람”이며 “기술의 중요성을 가장 먼저 이해한 사람”이었다.

케인스는 흔히 ‘위기 이론’의 대표자라고 불리며 경제 위기만 주로 연구한 것처럼 인식되곤 한다. 오늘날 많은 보수주의자는 그를 '위기 경제학자'라고 부르면서 경제의 핵심 영역에서는 기여한 바가 없다고 여긴다. 하지만 그는 임금, 임플레이션, 이자, 통화, 세계무역 등 경제 전반에 막강한 영향력을 미쳤다. 특히 “금융시장을 중심에 놓고 분석한 최초의 경제학자”로서 그는 시장이 왜 자동으로 균형을 되찾지 않는지, 실업이 왜 자주 발생하는지를 설명하면서 이에 대한 정치적인 해법을 제시했고 무분별한 외환 투기를 종식할 수 있는 통화 체제의 규범적인 모델을 선보였다. 

저자 김애란 /240쪽/1만4400원

△이중 하나는 거짓말
한국문학의 결정적 순간을 만들어온 김애란의 신작 장편소설 <이중 하나는 거짓말>은 고등학교 2학년인 세 아이가 몇 가지 우연한 계기를 통해 서로를 의식하기 시작한 후 서서히 가까워지며 잊을 수 없는 시기를 통과해나가는 이야기이다. 소설에서 주요하게 다뤄지는 시간대는 두 달 남짓한 짧은 방학이지만, 우리는 세 아이의 시점을 오가면서 서서히 진실이 밝혀지는 독특한 구성을 통해 현재에 다다르게 된다.


저자 정우철/180쪽/1만9800원 
△화가가 사랑한 밤
이 책은 밤을 주제로 불후의 명작을 남긴 거장 16인의 삶과 101점의 작품을 전한다. 스타 도슨트 정우철의 섬세한 해설로 만나보는 거장들의 작품은 보는 이에게 깊은 울림과 위로를 준다. ‘장 프랑수아 밀레’는 소박한 농민의 일상을 마무리하는 아름다운 밤 풍경을 찾아냈고, ‘빈센트 반 고흐’는 생의 마지막 불꽃을 지펴 별이 빛나는 밤하늘을 담아냈다. 

저자 박찬욱 /160쪽/3만4200원

△어떻게 헤어질 결심을
박찬욱은 영화 <헤어질 결심>을 만들기로 결심한 순간부터 배우들과 미팅하고 영화를 만들어 가는 여러 순간을 사진의 형태로 기록했다. 사진집은 제목 그대로의 내용, 즉 영화 감독 박찬욱이 어떤 과정을 거쳐 <헤어질 결심>을 만들게 되었는지를 알려 준다. 그래서 이 책에는 영화 제작 현장 사진은 물론, 영화 바깥에서 사진가 박찬욱이 홀로 발견한 사물들이 함께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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