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관세 90일 유예...한시름 놓은 삼양식품, 향후 대책은

미국, 한국 상호관세 90일 유예...기본 관세만 부과
삼양, 관세 대응 태스크포스팀 가동...대응책 마련 중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 [사진 삼양식품]
[이코노미스트 이지완 기자] 불닭 시리즈 수출로 급성장한 삼양식품이 한시름 놓게 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호관세를 발효한 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 석 달 간 유예하겠다고 마음을 바꿔서다. 이번 조치로 시간은 벌었지만 삼양식품의 상호관세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 회사의 운명은 차기 정부의 손에 달렸다.

삼양식품은 미국 법인 등을 중심으로 관세 대응 태스크포스팀(TFT)을 운영 중이다. 트럼프 정부가 한국에 상호관세 25%를 적용하겠다고 밝힌 이후 현재까지 TFT를 유지하고 있다.

당장은 한시름 놓은 삼양식품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국가별 상호관세를 90일 간 유예하고, 10%의 기본 관세만 부과하겠다고 밝히면서다. 미국의 국가별 상호관세가 발효된 지 13시간여 만의 일이다.

식품 업계에서는 수출 중심 기업인 삼양식품이 이번 상호관세로 가장 큰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회사는 불닭볶음면 등 주력 제품을 국내 공장에서 생산해 해외로 수출 중이다. 지난해 삼양식품의 해외 매출은 1조원을 넘어섰다. 이 가운데 미주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8%에 달한다. 삼양식품의 미주 매출 비중은 중국 다음으로 높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수출 품목 다변화와 미국 내 유통망 확대 및 물류 효율화 그리고 원가 절감 등 내부적으로 할 수 있는 모든 경영 자원을 총동원해 대응책 마련 중”이라고 설명했다.

상호관세 대응책의 일환으로 미국 내 제품 가격을 인상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이 관계자는 “현지 제품 가격 인상 등은 아직 내부적으로 검토한 바 없다”고 말했다.

삼양식품 입장에서는 상호관세로 인한 부담을 희석하기 위해 미주 물량을 줄이기도 어렵다. 지금도 공급 물량이 현지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서다. 불닭볶음면의 인기가 지속되는 상황임에도 삼양식품은 미국 현지 수요의 70~80% 정도만 공급하고 있다. 생산 시설의 한계 탓이다.

결국 개인 기업의 노력과 함께 범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병행돼야 한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정부와의 무역협상 가능성을 언급한 상태다. 그는 최근 백악관에서 진행된 행정명령 서명 행사에서 한국 방위비 분담을 거론하며 “무역과 관계가 없지만 일부로 하겠다”고 말했다. 사실상 한국에 대한 상호관세와 방위비 분담을 놓고 저울질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상호관세 유예 조치에 따라 삼양식품 등 국내 식품사들은 한시름 놓게 됐다”며 “그러나 아직 상호관세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더욱이 예측 불가능한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행보를 볼 때 어떤 변수가 발생할지 가늠하기 어렵다”며 “상호관세 유예 기간인 90일에는 6월 3일 조기대선이 포함돼 있다. 결국 새정부 출범 후 협상력, 노력 등에 기업들의 운명이 달렸다”고 덧붙였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반입 금지’ 몰랐다가 낭패 …日 여행 필수템 ‘이브’ 못 들여온다

2“벚꽃 위로 눈 날리고”…전국 강풍특보에 날씨 혼돈

3“또 꺼졌다” 부산 도시철도 공사장 인근 ‘싱크홀 공포’

4 국힘 윤상현, 대권 도전 결심…이번주 출마 선언 전망

5“남자친구 있어요?” 더본코리아 ‘술자리 면접’ 논란에…고용부 나서

6KB국민은행, KAI와 1조원 규모 상생협력 MOU 체결

7의대 쓸어담고 美 명문대도 휩쓴 고등학교, 어디?

8트럼프, 반도체 관세 ‘밀당’…“14일에 말하겠다”

9 유승민, 대선경선 불참키로…“국민의힘, 변화의 길 거부”

실시간 뉴스

1‘반입 금지’ 몰랐다가 낭패 …日 여행 필수템 ‘이브’ 못 들여온다

2“벚꽃 위로 눈 날리고”…전국 강풍특보에 날씨 혼돈

3“또 꺼졌다” 부산 도시철도 공사장 인근 ‘싱크홀 공포’

4 국힘 윤상현, 대권 도전 결심…이번주 출마 선언 전망

5“남자친구 있어요?” 더본코리아 ‘술자리 면접’ 논란에…고용부 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