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가 퍼블리싱 사업에 나선 이유는?[이코노Y]
2019년 선보인 크로스플레이 플랫폼 '퍼플', 통합 게임 플랫폼으로 확장
[이코노미스트 원태영 기자]엔씨소프트는 최근 온라인 게임 플랫폼 ‘퍼플’을 활용해 PC 게임 타이틀 배급 사업을 시작하고 퍼플을 통합 게임 플랫폼으로 확장하겠다고 밝혔다.
퍼플은 지난 2019년 엔씨가 개발한 크로스플레이(Cross-play) 플랫폼이다. 이번 사업 확장으로 다양한 글로벌 파트너사의 PC 타이틀도 즐길 수 있는 통합 게임 플랫폼으로 재탄생한다.
퍼플의 첫 PC 게임 배급 파트너는 ‘소니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SIE)다. 국내 이용자들은 ▲‘호라이즌 포비든 웨스트’를 비롯해 ▲’마블스 스파이더맨 리마스터’ ▲‘마블스 스파이더맨 마일즈 모랄레스’ ▲’라쳇 앤 클랭크: 리프트 어파트’ 등 SIE의 대표작 PC 버전을 퍼플에서 즐길 수 있다.
지난 10일 ‘호라이즌 포비든 웨스트’를 시작으로 SIE 타이틀 4종이 퍼플 스토어에 매주 순차적으로 출시될 예정이며, 모두 한국에서만 플레이 가능하다.
이번 라인업은 2023년 11월 SIE와 글로벌 사업 협력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발표한 이후 양사의 첫번째 협업 결과물이다. 엔씨는 다양한 타이틀을 퍼플에서 즐길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추가 타이틀 라인업과 출시 일정은 추후 공개한다.
엔씨는 퍼플에 출시하는 SIE 게임 타이틀 4종의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이용자는 최대 40% 할인된 금액으로 신규 타이틀을 구매 및 플레이할 수 있다. 타이틀별 가격과 할인 프로모션 기간은 퍼플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다.
그렇다면 엔씨가 퍼플을 통해 퍼블리싱에 나서는 이유는 무엇일까. 기존 퍼플은 엔씨의 모바일게임들을 PC에서 즐길수 있게 마련한 플랫폼이었다. 가령 모바일게임인 ‘리니지M’을 퍼플을 활용해 PC에서 즐기는 방식이었다.
문제는 ‘리니지’ 지식재산권(IP)의 인기가 예전만 못하다는 점이다. 특히 국내 10대와 20대에게 리니지는 올드한 게임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아울러 틱톡, 유튜브 쇼츠 등 숏폼 플랫폼의 폭발적인 성장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많은 시간을 투입해야하는 MMORPG에 대한 인기 역시 크게 떨어진 상황이다. PC 혹은 모바일 MMORPG가 주류인 엔씨 입장에서는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했을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엔씨는 최근 외부 투자를 통해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단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엔씨는 스웨덴 소재 신생 게임 개발사 ‘문 로버 게임즈’에 초기 투자를 진행했다. 총 투자 금액은 350만 달러(한화 약 48억 원)다. 문 로버 게임즈는 2022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설립된 게임 개발 스튜디오다. 창립 멤버는 전원 EA DICE 출신의 슈팅 게임 베테랑으로, ‘배틀필드’ 시리즈, ‘파 크라이’, ‘톰 클랜시의 더 디비전’ 등 전 세계적으로 큰 흥행을 거둔 유명 FPS 게임 제작에 참여했다. 현재 PC·콘솔 기반의 새로운 IP로 협동 FPS 장르 신작 ‘프로젝트 올더스’를 개발 중이다.
엔씨는 ‘빅게임스튜디오’에도 370억원 규모의 지분 및 판권 투자를 진행했다. 엔씨는 이번 투자를 통해 빅게임이 출시할 서브컬처 장르 신작 '브레이커스: 언락 더 월드’의 글로벌 퍼블리싱 판권과 빅게임 지분을 확보했다. 양사는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장기적 파트너십을 맺고 게임 개발과 기술 및 사업 분야에서 긴밀한 협력을 추진한다.
빅게임은 최재영 대표를 주축으로 2020년에 설립한 게임 개발사다. 서브 컬쳐 장르 게임에 대한 전문성과 수준 높은 애니메이션 스타일 RPG 개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2023년 인기 애니메이션 IP ‘블랙 클로버’를 원작으로 제작한 RPG ‘블랙클로버 모바일: The Opening of Fate’를 글로벌 시장에 출시, 개발력과 게임성을 인정받은 바 있다. 현재는 애니메이션 RPG ‘브레이커스’를 자체 개발 중이다.
게임업계에서는 향후 엔씨가 투자한 게임들을 퍼플을 통해 퍼블리싱할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퍼플을 통해 인기 PC 게임들을 퍼블리싱하면서 자체 개발한 게임과 투자를 통해 확보한 게임들을 한꺼번에 선보이는 전략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며 “최근엔 플랫폼을 통해 게임들을 묶어 소개하는 방식이 자주 쓰이고 있다. 게임사 입장에서는 특정 게임을 통해 유입된 유저들에게 자연스럽게 자신들의 다른 게임을 소개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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