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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미분양 주는데 ‘악성’ 미분양은 늘었다…지방이 80%

집값 양극화, 수도권만 오르며 쏠림현상 가속
최근 서울 부동산 시장도 숨고르기

지난 9월 8일 남산에서 바라본 서초구 일대 아파트 모습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이병희 기자] 준공한 뒤에도 팔리지 않은 이른바 ‘악성 미분양’ 주택 수가 13개월 연속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을 중심으로 집값이 오르면서 전국 미분양 주택 수가 줄고 있지만, 지방 부동산 시장 침체 분위기를 반전시키지는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국토교통부가 30일 발표한 ‘8월 주택통계’를 보면 지난달 전국 미분양 주택은 6만7550가구를 기록했다. 7월보다 5.9%(4272가구) 줄어든 수준이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부동산시장 분위기가 살아나면서 수도권 미분양 주택은 한 달 새 9.8%(1373가구) 줄었다. 지방은 5.0%(2899가구)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오히려 증가했다. 8월 기준 1만6461가구로, 7월보다 2.6%(423가구) 늘었다. 13개월 연속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2020년 9월 악성 미분양 주택 수가 1만6883가구를 기록한 이후 최대치다.

눈여겨볼 점은 악성 미분양 주택 수 변화가 서울과 지방에서 반대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수도권 악성 미분양은 2821가구로 한 달 전보다 2.7% 줄었지만, 지방에서는 이를 상쇄하는 것 이상으로 더 늘었다는 의미다. 전라남도의 경우 악성 미분양이 2549가구로 가장 많았고, 경남과 경기 지역이 각각 1730가구로 조사됐다. 국토부 조사에 따르면 7월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의 약 80%,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의 82%가 지방에 쏠려 있다.

원인은 전국 주택 가격 동향을 보면 짐작할 수 있다. KB부동산이 9월 29일 발표한 ‘9월 주택가격 동향’을 보면 전국 주택 매매가격은 전월 대비 0.16%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은 전 달보다 0.49%, 경기와 인천은 각각 0.27%, 0.16% 상승했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의 주택 매매가격 상승률은 0.34%였다. 반면 수도권을 제외한 다른 지역의 상황은 좋지 않았다. 5개 광역시를 포함한 기타 지방의 경우 0.02% 하락했다. 부동산 시장 활황인 수도권에서는 추후 가격 상승을 기대하며 악성 미분양 주택에도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가격이 하락하는 지방에서는 부동산 시장 침체로 거래가 되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서울을 포함한 전국 부동산 시장이 숨 고르기에 들어간 만큼 ‘서울은 예외’라는 섣부른 판단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국토교통부가 30일 발표한 ‘8월 주택통계’를 보면, 지난달 서울 주택 매매거래량(신고일 기준)은 1만992건으로 집계됐다. 월 거래량이 1만 건을 넘은 것은 이례적인 일로 평가되지만, 7월(1만2783가구) 거래량보다는 14% 줄어든 수준이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매매량은 3만2776건으로 전월보다 13.0%, 지방 거래량은 2만7872건으로 9.0%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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